타고 싶은 자전거,보관 잘 안 돼 맘고생! 거치대 태부족




자전거 인구 1300만 시대다. 이제 걷기 시작하는 아이는 물론이요, 학생, 주부, 회사원 등등 거의 전 연령대가 자전거를 애용하기에 집에 자전거 한 두 대 없는 집이 없을 정도이니 실상은 그 이상일 수 도 있다. 더욱이 모든 것이 첨단화, 고성능화되는 세상이라 두 다리 힘에만 의존했던 자전거가 전기의 힘을 빌려 전동휠, 전기자전거 등으로 새롭게 등장하니 더 편히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됐다. 


금천구에 사는 K씨도 일명 ‘자족’, 자전거 이용족이다. 그는 차로 20여분 걸리는 출, 퇴근길을 자전거로 다니니 차가 막혀 지각할 걱정이 없다. 쉬는 날 많은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면 자전거의 바구니를 이용해 가볍게 장을 보니 무거운 짐으로 손목이 고생할 일도 없다. 아이들의 기분전환을 위해 가끔 뒷좌석에 태우고 동네 한 바퀴 운동 삼아 도니 아이들과 즐거운 추억도 쌓고 건강도 챙긴다. 

자전거에 대한 만족도가 큰 그 이지만 매일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불편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먼저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되는 자전거 관련 교통법규 때문에 가능한 도로나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고자 해도 고속으로 달리는 차와 대등하게 도로를 달리려니 안전모만으로는 안전이 안심이 안 된다. 그렇다고 부족한 자전거 전용도로를 찾아다니려니 길어진 동선이 만만치 않다. 좁은 땅 위에 새로 자전거만을 위한 도로를 만들기가 얼마나 힘들까 싶어 알아서 차량이 많지 않은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던가,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도보 위 행인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지만 조심스레 도보 운행을 한다. 어쨌든 불편한 도로 사정을 감수 하더라도 일단 자전거를 타면 걷는 것보단 경제적, 시간적 이득이니 K씨는 자전거 타기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 

그런 K씨에게 가장 큰 불편함으로 다가 오는 문제는 바로 자전거를 타고 난 후다. 도대체가 자전거를 맘 놓고 주차할 거치대가 아예 없거나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겨우 공간을 찾아 주차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주차공간이 아니라서 늘 도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대부분 아파트에 마련된 자전거 거치장에 버려진 폐자전거들까지 합세해 만원상태다.<사진 참조> 물론 아파트에서도 주기적으로 폐자전거와 실제 사용하는 자전거를 구분해 관리한다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거치장로 자전거 주차는 늘 어렵기만 하다. 다행히도 2010년 이후 지은 아파트의 경우 개정된 ‘자전거 활성화법 시행령’에 따라 주차장 면적의 5%를 자전거 거치장으로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아 그 전에 지은 아파트에 이런 의무 조항이 없고 오히려 주차면을 늘리기 위해 그 나마 있던 거치대를 치우는 사례가 많다. 다가구·다세대 가구의 경우는 그 불편함이 더 크다. 거치대 자체가 외부에 없기 때문에 집에서 떨어진 곳에 자전거를 주차하거나 아니면 도난의 위험에 노출 된 채 집 앞에 방치할 수밖에 없다. 일부 고가의 자전거 소유자의 경우 도난을 막고자 공동으로 이용하는 복도·계단등에 자전거를 놓기도 하지만, 엄연히 위법이다. 소방법에 따르면 화재 때 대피로로 이용하는 복도·계단에 자전거 등을 쌓아 놓으면 최대 200만 원까지 벌금을 내야 한다.

일부 이용자는 고육지책으로 비용을 들여 가정용 거치대를 마련해 집 안에 자전거를 보관하지만, 매번 집에서 자전거를 꺼내고 보관 하는 것이 번거롭다.


자전거 거치대 부족에 따른 자전거 도난사건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를 막고자 정부에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자전거법)’을 일부 개정하여 ‘자전거 등록제’를 올해부터 실시하고 있다. 이는 자전거에도 자동차 번호판처럼 고유의 식별번호가 스티커 형식으로 부착하는 것으로 자전거 등록 후 분실될 경우 거주지 이외의 지역에서 회수되더라도 소유자가 되돌려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등록스티커를 떼어버리면 그만이기에 이마저도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으며 금천구는 아직 시행을 하고 있지 않다. 도난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한 필요한 정책이자만, 그 전에 먼저 안전하게 자전거를 보관 할 수 있는 거치대가 많이 있다면 도난의 위험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점차 자전거를 이용하기 좋은 계절이 왔다. 레져나 교통수단으로서 높아져만 가는 자전거의 수요에 걸 맞는 환경이 수반되길 바래본다.  


김혜희

gcinnews@gmail.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