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청년을 만나다, 지역공간을 말하다_NO.8

PLAY GROUND 공방




"동네에 이런 게 있네. 나도 해볼까?”

 출퇴근길에 이렇게 불쑥 만나는 공간이 많아지면, 무료한 일상이 조금은 즐거워지겠죠? 프라모델의 모든 것을 담은 이곳, 플레이그라운드처럼. 8번째로 소개할 금천/구로 지역 청년들을 위한 공간은 프라 모델 등 손으로 조립하는 것을 좋아하는 청년들의 놀이터와 같은 곳, 플레이그라운드입니다.  

 

안녕하세요, 플레이그라운드를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 

플레이 그라운드는 프라모델, 피규어 등을 좋아하고, 취미생활로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2016년 7월에 문을 열었어요. 필요한 재료들을 구매할 수도 있고, 다양한 기구들을 활용해 조립과 도색까지 모든 것들을 할 수 있어요. 회원으로 등록하면 개인용 작업 책상도 사용하는 등 보다 편하게 이용할 수 있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누구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와서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이자, 서로 같은 관심사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 나누는 공간이에요. ‘플레이그라운드’라는 이름처럼 편한 놀이터와 같은 곳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박성수입니다. 이제는 청년의 끝자락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지요. 


플레이그라운드를 열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 

몸이 안 좋아져서 일을 그만두게 되었어요. 하지만 집에만 있기에는 답답해서 무언가를 해보자 싶어서, 제가 좋아하는 취미를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공방을 열게 되었죠.  어릴 적부터 건담 프라 모델(건프라) 등을 접했고 되게 좋아했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20살 이후에는 거의 못했던 것 같아요. 삶의 휴식기가 갑자기 찾아오게 된 게 계기가 되어, 오랫동안 손에 놓고 있었던 어릴 적 취미를 떠올리게 되었죠.  건프라나 피규어 등이 요즘은 대중들에게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소수 마니아들의 취미라는 특성이 강해서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을 찾기 어렵고, 다른 사람들에게 “나 이런 게 취미야.” 라고 편하게 이야기하기도 어려운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주로 혼자 하는 경우가 많죠.  그런 부분들이 좀 많이 아쉬워요. 누구나 편하게 접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하나의 취미로 자리 잡고 인정받았으면 좋겠거든요. 공방을 열게 된 데에는 제가 좋아하는 취미를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즐기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할 수 있죠.  그렇게 마음을 먹고 공방 자리를 찾다 보니, 여기, 금천구 시흥동까지 오게 되었어요. 크게 수입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이 아니라 임대료는 싸지만, 또 작업용 책상과 기계들을 들여놓으려니 넓은 공간이 필요했죠. 괜찮은 곳을 찾다보니, 지금의 이 지하공간을 얻게 되었죠.  아무래도 주차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대로에 있었으면 좋겠다 등등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지금 이 공간에서 사람들과 함께 모이고, 나눌 수 있으니, 지금만으로도 좋아요. 


플레이그라운드를 찾는 사람들이 궁금해요 :)

플레이그라운드는 누구나에게 열린 공간이지만, 회원으로 등록해서 이용할 수도 있어요. 월 회비를 일정 정도 내면 개인 작업용 책상을 쓸 수 있고,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자기가 편한 대로 공간을 이용할 수 있죠.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 이 공간을 운영하고 있어요.  총 17개의 회원석이 있는데, 지금은 만석이에요. 처음에 공방을 열 때만 해도 회원 모집이 어렵고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았는데, 2-3개월 만에 회원석이 꽉 찼어요. 공방 근처에 프라모델 등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아서 놀랄 정도였어요.

 회원들의 절반 이상은 프라모델 등을 처음 접하고, 이 공간을 통해 새롭게 시작한 분들이에요. 공방 근처를 오가다 간판을 우연히 보고, “우리 동네에 이런 게 있네. 나도 해볼까?”하고 놀러왔다가 흥미를 가지고 회원으로 등록한 경우가 많죠. 그래서 회원 대부분은 금천구나 인근에 살고 있는 20대-30대 청년들이에요.

 앞으로도 프라모델, 피규어, 랜드로이드, RC카나 무선헬리콥터 등등에 관심은 있지만 쉽사리 시작하기 어려운 분들이 많이 찾아오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런 경우가 많잖아요.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막상 무언가 새롭게 시작하기란 항상 어려우니까요.  플레이그라운드에서 그런 문턱을 쉽게, 편하게 넘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방지기와 회원들의 관계, 회원들 간의 관계가 되게 가깝고 좋아보여요 :)

공방마다 그곳만의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요. 독서실같은 공방일수도 있고, 동네 사랑방 같은 곳 일수도 있고. 현재까지 플레이그라운드는 후자에 가까운 거 같아요.처음 공방에 찾아오시면 제가 이것저것 알려드려요. 그렇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알려드리기보다는, 혼자서 하다보면 어려운 부분이 있으니까 그런 문턱을 부드럽게 넘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정도죠.하지만 2-3주 정도 공방을 오가며 다른 회원들과 관계가 형성되면, 제가 굳이 나서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회원들이 그런 역할을 해주시구요. 이런 분위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이런 문화가 계속 쭉 이어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바라는 점, 기대되는 점 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처럼 공방 간판만 보고 들어와도, 여기가 이름 그대로 놀이터 같은 곳이라고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공간, 편하게 놀면서 취미로 해보고 싶으면 언제든 해볼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어요. 다만 몇 가지 바람이 있다면 두 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아요.  공간 내부적으로는 큰 테이블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은 각자 혼자 앉을 수 있는 책상이 대부분이라, 사람들이 둘러 앉아 같이 이야기하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거든요.

 그리고 인근의 다른 공방들과도 교류를 하고 싶어요. 플레이그라운드와 같은 프라모델 공방이 신대방역이나 범계역,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몇 개 있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과 취미를 나눌 수 있고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으면 좋잖아요.

 

저는 앞으로 이 공간을 문 닫을 생각은 없어요.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요. 회원들의 회비로 공간운영에 필요한 비용도 충당하고 있고, 다만 저는 저의 시간을 좀 더 할애할 뿐이죠. 그래서 공방을 지속해나가는 건 처음 공방을 만든 제가 아니라 오히려 공방을 찾아주는 사람들, 특히 회원분들이라고 생각해요. 그분들이 이 공간에 애정을 가지고, 10년 20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 유지가 되겠죠.



무중력지대 G밸리 2016년 '청년활동기반조성 및 지원' 사업 일환으로, 청년이 편히 오갈 수 있는 혹은 다양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금천/구로 지역 내 매력적인 공간들, 그리고 그 공간을 직접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내는 기획 컨텐츠입니다. 무중력지대 G밸리가 기획/제작하며, 취재에는 예비사회적기업 도토리문화학교, 금천마을예술창작소 어울샘이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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