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여성복지상담소 

금천여성복지상담소 상담원들이 한 워크샵에서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 이두화 소장)

독산1동 주민자치센터 4층, 금천 장난감나라와 해오름작은도서관의 옆에 작은 문과 표지판이 있다.  이 작은 사무실이  '금천구여성복지상담소(이하 상담소)'다.


작지만 한달에 170여건 이상의 상담을 진행하는 곳이다. 2005년 개소한 이래 금천구를 넘어 서울 각지와 지방에서도 상담 문의가 넘쳐나 이제는 금천구 주민만 받기로 했다고 한다.


상담소는 2005년 이전부터 금천구청내 가정복지과(현 여성보육과) 사회복지사들이 구로공단 여성들의 지위향상 및 안전, 권리에 대하여 활동해왔던 것이 모태다. 그 후 산업단지의 침체의 시기와 맞물려 대상을 지역주민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상담소가 만들어졌다. 지금도 금천구청 여성보육과 소속이다.


이두화 상담소장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무료로 심리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일반 상담소에서는 1회 상담에 약1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인근 복지관과 각종 구립 센터에도 회당 몇만원의 상담비를 받는다. 무료라고 상담의 질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이두화 소장을 비롯해 직원들은 최소 8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05년 개소하면서 심리상담의 자격이 있는 분들을 모아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 


이옥희 상담사는 심리상담의 ‘임상’경력의 중요함을 이야기했다. “심리상담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다. 자격증이 있다고 바로 상담이 이뤄지지 않는다. 사람이 다르고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상담은 없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8년의 시간을 함께 하면서 임상을 쌓아갔다.”고 설명했다. “심리상담이라고 고민만 들어주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서 치유하는 것이 상담이다. 심리상담과 치료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개인의 마음의 상처로 가정이 파괴되기도 한다된다.”고 덧붙였다.


이두화 상담소장도 “상담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는 사람은 왜 상담소가 있어야 하느냐고 묻기도 한다. 이곳의 특징 중 하나가 상담에만 집중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다른 기관들은 상담보다 교육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다보니 관내 상담요청은 대부분 이곳에서 커버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2005년에 비해서 상담자가 약 2~3배 정도 늘었다. 경찰서나 학교에서도 상담의뢰가 많아졌다. ‘심리상담’에 대한 인식도 바뀌고 많은 사람이 찾는다.”고 설명하고, “처음에는 잘 될 것인지 반신반의했지만 상담의 질이 높아지니 없어서는 안될 부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8년의 시간 속에 4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계층이 상담을 받고 간다. 상담자 중에 4살 유아도 포함되어 있기도 하고 청소년들도 많다. 청소년들은 무슨 고민을 하고 있을까?


“청소년들의 주된 특징은 무기력증이다. 목적과 목표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아이의 문제는 바로 부모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감정조절이 안되고 분노가 조절되지 않는다. 이런 부분에서 심리적 안정을 찾도록 도와준다.”고 말했다.


상담소의 상담원들은 대부분 60세 전후인데 소통이 잘 되느냐의 질문에는 “문화적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내면의 소리를 끄집어 내는 것에는 시대적 격차가 없다. 오히려 오랜 임상의 경험 속에서 내면의 것을 잘 꺼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옥희 상담사는 “상담소에 찾아올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 50% 해결된 것이다. 상담소는 문제의 해결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좀 더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질 높은 생활을 하기 위해서 찾아오시라.”고 주민들에게 권했다.


이 소장도 “자기의 문제를 속에만 넣고 있으면 커 보인다. 밖으로 꺼내놓으면 크지 않다는 것을 알고 편안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이곳 상담소의 자원은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다. 이렇게 전문적인 사람들이 모여 자원봉사로 운영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상담소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에 대한 질문에 이 소장은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보니 상담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다. 예약자가 기다릴 곳이 없어 마을문고나 사무실 밖 복도에서 기다리게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놓았다.  덧붙여 “아주 가끔이지만 ‘내가 낸 세금으로 상담 받는다.’면서 함부로 말하는 엄마들을 볼 때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상담을 받은 아이가 커서 학교를 다니고, 밖에도 나오지 않던 아이가 스스로 지하철을 타러 나오는 모습 속에서 ‘생명을 살리는 상담’임을 느낀다는 상담사 선생님들로 금천구여성복지상담소가 더 많은 주민들에게 질 높은 삶을 선물 하기를 기대해본다.

아동,청소년,성인상담 및
방문프로그램 예약 02-854-1366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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