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안보고 옷 좀 갈아 입고 싶어요”
“난 점심에 국물에 밥 먹었음 좋겠는데...”
금천.구로 디지털 밸리내에 있는 의료기기 업체 생산직에서 근무하는 김OO(45),최OO(50)씨의 얘기다.
15여년 전부터 금천.구로 공단에는 낡은 공장들이 사라지고, 고층빌딩들이 순식간에 꽉 채워갔다.
공단이 디지털 밸리로 탈바꿈하며 흔히 볼수 있었던 작업복차림의 여공들의 모습도 사라졌다.
매일 아침마다 디지털 밸리로 출근하는 말끔한 차림새의 수많은 인파속에 중년의 여성노동자들도 꽤 많이 보인다.
그들은 지식산업센타(아파트형공장)에 다니는 생산직 노동자들이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그 안에서 노동자들은 인권이 무시당하는 현장속에 있다.
중동지역에 의료 기기를 수출하는 모기업은 탈의실이라 해봤자 밖에서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고,남·녀 같이 쓰는곳이라 누가 지나가나 눈치를 보며 재빨리 옷을 갈아입어야한다.
10년넘게 근무한 김모씨는 “어느날인가 옷갈아 입다가 옆건물에서 담배 피우러 나온 남자들과 눈 마주친적도 있어요.얼마나 민망하고 챙피하던지.....”
또, 하루종일 먼지나고 납땜하는 생산현장에서 신문지를 깔고 각자 싸온 도시락을 먹어야한다.근무한지 4년 조금 넘은 최모씨는 “힘들게 일하고 국물도 없이 밥 먹을려니 뻑뻑해서 목으로 넘기기도 힘들죠, 그래도 오후에 일할려면 먹어야해요” 억지로 먹는다고 한다.
이마저도 중역들이 현장에와서 욕지거리라도 하는날이면 도시락은커녕 눈칫것 알아서 점심을 해결해야한다.
연 매출 1000억이 넘는 이 회사는 주5일제에 일주일 두 번 의무잔업, 한달월급은 식대포함해서 100만원 남짓이다.
그나마 이들은 사원이라 매달 25일에 월급이 나오지만 알바생들은
월말까지급여를 회사결제를 기다리다 다음달 중순에 준다고 한다.
김모(32)씨는 추석때 차례비라도 벌라고 9월초부터2주간 알바 했는데 10월둘째주나 되서야 받을수있었다.회사에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원래부터 이렇게 왔다는 대답만 들을수있었다.“처음 알바할땐 건물도 좋아보이고 해서 생산직이라해도 깔끔하고 조건도 좋을줄알았는데,오히려 전에 다니던 낡은 건물의 공장이 훨씬 좋았네요.”
생산직 사원들에겐 장갑도없이 맨손으로 납땜에,박스를 접고,포장하는 일등으로 손에는 상처가 떠난날이 없다.
발전과 시대의 흐름으로 낡고 지저분한 공장들은 사라졌지만,지식산업 센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생활은 70년대로 역주행 하고있다.
김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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