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남부지구협 서다윗 의장을 만나다

노동자의 권리는 노동자의 손으로!




세상에 넘쳐나는 불평등을 어찌 다 말로 하나하나 설명할 수 있을까? 감히 그 부조리들이 바뀔 거라고 상상이 가능하긴 할까? 금천에는 자신의 불평등에 맞서 싸움으로써 그 자체로 평등을 이뤄내는 사람들이 있어왔다. 기쁨과 절망과 좌절이 동시에 연타를 날리는 와중에서도 이들의 희망과 실천은 수십 년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왔다. 지금까지 그 어떤 ‘권리’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없다. 민주노총 남부지구협의회 이들의 이루지 못한 뜻과 그 희생을 기억하고 이어가며 현재의 투쟁에 함께 하고 있다. 올해 가산디지털단지역에서 열리는 제22회 서울 남부 “노동해방” 열사문화제를 맞아 서다윗 협의회 의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열사문화제 소개?

열사문화제는 열사 동지들이 살았던 시대에 치열하게 고민했었던 내용과 자세를 되새기면서 오늘 우리가 우리시대에 해야 될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결의를 다지는 자리이다. 86년 박영진가 열사 돌아가신 후부터 매년 진행되어 왔는데 당시는 묘비석에 노동자라고 새기는 것 자체만으로 커다란 의의가 있었던 시기다. 집회 자체가 금지되었던 군사독재 시절에는 행사 진행을 지켜내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았다. 이제는 (노동에 대한) 사회적 합법화가 이루어져서 그 자체로 공권력탄압을 받지는 않지만 열사정신을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한 투쟁이 여전히 우리가 견지해야할 자세임은 변함이 없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작년에는 박근혜정권을 몰아내고 새로운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컸다. 박근혜 퇴진 투쟁의 격한 감동이 있었고 새로운 세상 한번 만들어보자, 희망적인 전망을 중심으로 준비했다. 그러나 그렇게 들어선 문재인 정권이 1년이 지났는데 기대한 만큼의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이명박근혜 시절부터 쌓여온 노동 적폐가 여전히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 결국 노동적폐청산은 그 누구도 아닌 노동자들이 스스로 나서서 해야 할 일로 결의를 다지며 준비하고 있다.


가장 먼저 무엇을 해결해야 될까?

우선 떠오르는 건 재벌문제, 원하청 문제, 손쉬운 해고문제가 있다. (개악 논란이 된) 최저임금도 여러 문제가 얽혀있다. 단순히 금액인상이 아니라 저임금 상태를 유지해야 기업 이윤이 보장되는 경제시스템의 문제이다. 최저임금이 부의 재분배 과정의 문제로 같이 다뤄야 함에도 불구하고 금액만 올리고 할일 다했다는 식다. 이건 현 정권이 경제철학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정작 투자와 분배를 해야 할 재벌의 자본은 부동산에 투여되고 있다. 이런 부분에 전 방위적인 개혁을 만들어가야 되는데 지금까지의 정권의 행보는 지레 포기한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이 지역에는 여전히 전근대적 노동자에 대한 관점을 가지고 (직원을) 부려먹는 소모품으로만 생각하는 곳들도 있다. (회사가) 개개인이 주권을 가진 존재임을 부정하면 평화적인 노사관계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어떤 투쟁이 진행되고 있나?   

성진CS, 신영프레시젼, 금천수병원, 한남상운 이렇게 네 곳이 투쟁을 하고 있다. 한남상운을 제외하고는 최저임금을 받는 여성 노동자들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정리해고 혹은 부당해고를 당했다. 예를 들어 성진CS는 현대차, 기아차의 카시트를 만드는 4.5차 거의 맨 아래 하청인데 사측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상여금을 깎거나 무료로 제공되던 구내식당 식비를 지불하라고 요구하면서 인상액을 무마시키다시피 했다. 게다가 공휴일 무급화, 연차휴가 대체 사용을 강제로 서명을 받으면서 생산대수는 높이고 강도 세기는 더 심해졌다. 참다못해 노조 만들었더니 올해 1월에는 물량 없다면서 폐업선언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직원들을 주야 맞교대로 주중 70시간을 시킨 신영 프레시젼도 노조 결성 이후에는 뻔히 있는 일거리를 외주를 보내면서 정작 정규직은 해고시킨 게 지난 7월 9일이다. 금천수병원 역시 3년을 원장이 성희롱, 임금 차등지급, 노조원 표적 징계를 일삼더니 노조원 2명의 근로계약을 계약직으로 강제 변경시켜 지난 8월 해고했다. 한남상운은 기사들의 식사시간, 휴식시간도 없이 가장 기본적인 인권 보장도 못 받으며 일하고 있고. 


왜 노동자들이 차별에 시달릴까?

현대차 정몽구 회장은 경영노동으로 배당을 900억을 가져간다는데, 같이 현대차 만들고 있는 성진CS 직원은 20년 가까이 최저임금 받아온 직장에서조차도 늘 해고위협에 시달린다. 고용 불안은 당장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노동자들을 이런 식으로 분할 관리하는 시스템은 전체 사회를 모두 분절하고 차별을 구조화시킨다. 


앞으로 준비하는 사업은?

미조직 노동자 권리찾기 사업을 더욱 활발하게 진행을 해야겠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이 직접 나서서 지역사회와 노동자가 더 자주 만나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일터와 삶터의 경계를 넘어 함께 할 수 있는 걸 찾아보고 싶다. 그러려면 노동시간 단축도 필요하고 그렇게 늘어난 공동체와의 시간에는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인지, 단지 자본의 소비문화로 빠지는 게 아니라 건강한 공동체 문화를 만들기 위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다.



 박새솜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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