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청소용역 노동자 산재 도 넘었다



적재함에서 떨어지고 유리에 베이고, 1년에 3명 중 1명 다쳐

살인적 노동강도에도 생활임금 87%수준



2017년 7월 적재함 수저 중 칼에 베어 허벅지 절개한 박 모씨, 12월 적재함 문을 닫으며 미끄러져 인대 파열된 김 모씨, 같은 달 수거품 집하도중 넘어져 무릎 골절된 최 모씨, 2018년에도 산재는 이어진다. 4월 수거품 

적재작업중 발가락 골절한 이 모 씨, 5월 적재함 문 닫으며 미끄러져 뒷꿈치 뼈 골절된 강 모씨, 6월 적재함에서 떨어져 인대 파열 및 뒤꿈치 양족 벼 골절된 문 모씨                            



2017년6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금천구 곳곳은 누비며 주민들이 내놓은 쓰레기를 수거해가는 청소용역업체 환경미화노동자들의 산재내용이다. 같은 기간 산재처리는 하지 않았지만 회사에서 보상처리(공상) 된 것도 19건이나 된다. 자잘하게 다치고 베여 스스로 병원을 찾아 치료한 것은 포함도 되지 않는다. 뒤꿈치를 골절이 많은 것은 적재함에서 떨어지면서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충격이 뒤꿈치와 무릅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금천구의 일반쓰레기, 재활용쓰레기, 음식물쓰레기는 총 권역별로 나눠 4개의 청소용역에서 처리한다. 4개 업체의 노동자를 다 합쳐도 80명 안 팍인데 1년 동안 근무 중 다친 사람이 26명이다. 산재율 32%다. 1년간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가운데 3명 중 1명이 다친다. 이게 2018년 10월 서울시 금천구 청소용역업체 환경미화노동자들의 현실이다.


“사고 이후에는 30%정도는 장애로 인해 복귀도 못한다. 한 달에 2.5건의 산재가 발생하고 있고 큰 사고는 대부분 재활용수거차량에서 떨어지는 것이다. 우선 노동 강도를 낮춰야한다.  사고는 새벽 2시~3시에 가장 많은 나고 있는데 책임져야할 구청이 이것도 알지 못하고 있다.”

백수현 서울일반노동조합 환경분과 조직위원장의 말이다. 노동조합의 잦은 산재와 사고를 막으려면 우선 인력보충과 장비를 요구하고 있다.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며 이유는 ‘인력 부족’이다. 2.5톤 쓰레기차가 운영될 때 운전기사1명과 뒤에서 쓰레기를 담는 사람 2명, 총 3명이 일을 해야 무리가 없고 위험상황에 대처할 수 있으나   많은 청소차량들이 2인1조로 운영된다. 

재활용 쓰레기차는 2.5톤 차량이 하루에 4~5번 정도 돈다. 주말이 끝난 월요일에는 8~9번을 돈다. 2인1조로 2.5톤 차량을 가득 채우는 과정을 4번 한다는 것인데 하룻밤에 혼자서 10톤의 쓰레기를 트럭에 싣는다는 것이다. 평균 6번이라고 하면 15톤이다.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의 쓰레기를 큰 길까지 끌고 오는 작업까지 포함하면 실제 작업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인력충원에 금천구의 주거형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주택이 빌라로 바뀌면 그에 따라 쓰레기 양도 늘어나며, 독산1동의 경우 1년에 3~4천세대가 늘어나면서 그 양도 급격히 증가했는데 그 상황에 맞는 투자가 되지 않는 것이다. 채용규모를 결정하는 구청의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쓰레기차 뒤에 매달려서 작업해야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11월 전라도 광주광역시 에서만 두 명의 환경미화원이 작업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시설 개선데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는  '한국형 청소차'를 보급한다고 금천구에서는 내년에나 4개 업체에 1대씩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반쓰레기도 100리터 봉투도 산재의 원인이 된다. 100리터에 원단이나 무거운 것을 넣으면 혼자 들 수 없거나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이다. 때문에 민주노총 일반노조는 쓰레기봉투사이즈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깨진 유리난 병을 아무 표시 없이 그냥 버리면 밟으면서 베이거나 상처를 입는 경우도 태반이기 때문이다. 유리는 비재활용 자루를 사서 버려야하지만 대부분 일반쓰레기나 재활용쓰레기에 담아서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릴 때 투명한 비닐봉투에 담아 내용물을 볼수 있게 해주는 것도 사고예방에 도움이된다.


올해 5월22일 EBS '빡치미-산재 공화국, 대한민국'에소도 금천구의 환경미화원의 근무를 직접 체험하가면서 그 위험성을 알리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변화는 없다. 

지난 10월15일부터 17일까지 금천구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금천구청에서 집회를 가졌다. 17일이 임단협의 마지막 날이었고 18일 파업출정식을 예정했었지만 26일까지 협상기간을 연장에 합의하고 협상중이다. 

노동조합은 내년에는 금천구 생활임금 100%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는 87%수준이다. 생활임금제’란 근로자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주거비, 교육비, 물가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저임금보다 다소 높은 수준의 소득을 보장하는 임금체계로 금천구는 2015년10월 생활임금조례를 제정하고 2016년부터 시행해 왔지만 시설관리공단이나 직접고용 노동자들에게만 적용하고 있다. 2019년 금천구 생활임금은 시급9,934원으로 최저임금 8,350원보다 많지만 서울시를 제외한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생활임금이 아닌 시중노임단가의 적용을 받고 있어 상대적인 박탈감도 크다. 2018년 시중노임단가 건설분야 보통인부는 일당 118,130원으로 시간 당 14,766원이다. 


백수현 위원장은 “2016년 생활임금이 시행되면서 3년안에 생활임금 100%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올해가 3년째다. 내년 임금에서 금천구는 현재 87%보다도 낮게 제시하고 있다. 2012년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고용노동부가 공동으로 내린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도 청소용역업체와 계약할 때 인건비를 시중노임단가를 적용할 것을 명시하고 있음에도 구청이 이를 어기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민주노총 일반노조는 청소용역업체를 위탁이 아닌 직접 고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백 위원장은 “민주노총에서 조사를 했다. 전국 지자체 청소 민간위탁을 전부 직접고용으로 하면 위탁할 때보다 5000억이 절약된다. 지자체에서 직원임금도, 청소차량도 다 지원된다. 청소차량 구입도 비용은 구청이 내는데 6년이 지나면 업체의 소유가 된다. 직접고용하면 총소노동자 처우도 개선하고 예산도 절약되는데 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


휴게공간도 문제다. 백 위원장은 “일하고 나서 샤워할 데가 없다. 4개 업체 중 한곳은 씻을 곳이 없어 음식물쓰레기 처리할대 물이튀기면 그 작업복을 걸어놓고 그 밑에서 그냥 쉰다.  다른 곳은 샤워실과 사무공간이 분리가 되지 않아 공개샤워를 해야하고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는다.”고 청소노동자의 열악함을 호소했다.

도시가 유지되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사람들이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그들의 수고와 어려움을 외면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