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성 호우로 호암산에서 밀려나온 빗물이 시흥3동의 주택가를 덮쳐 4-50 여 채의 가구가 무너지거나 토사로 뒤덮이고 길이 내려앉는 사태가 벌어졌다.
수재민에 의하면 7월 27일 오전 8시 경에 금산초등학교 인근 시흥3동 산6번지 일대 가옥들이 갑작스레 밀려든 물폭탄을 맞고 위에서부터 차례로 쓰러졌다.
호암산에서 덮친 빗물은 집안을 순식간에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불과 2-3초 만에 벌어진 일이다. 물이 밀려들어 집안에 있던 주민들은 창문 방범창을 뚫고 탈출했다. 그 빗물은 창문을 뚫고 쏟아져나와 아래집을 덮쳤다.

이 사고로 인명피해도 있었다. 빗물에 떠내려가는 아이를 구하려던 엄마가 떨어지는 나무를 맞고 허리를 다쳐 희명병원에 입원중이고, 집안에서 변을 당한 어르신이 다리에 열상을 입어 수술을 받았다. 그 외에도 많은 주민들이 병원치료중이다.

아버님이 다리에 열상을 입었고 조카가 창문을 깨고 탈출했다는 한 주민은 "큰 피해를 입었는데, 공무원들이 몇 명 나와보지도 않고 피해에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며 "복구에 필요한 마대자루도 부족하고 대피소인 금산초등학교에는 구호물품도 대책도 없이 공무원들이 팔짱만 끼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경찰관, 공익근무요원, 지역봉사자 들이 집안에 쌓인 토사들을 걷어내고 있었고, 포크레인이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퍼내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금산초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는 부녀회, 통친회 등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있고, 저녁이 다 되어서야 생수 등이 도착하였다.

대피소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집안에 흙이 한가득이다. 물힘이 어찌나 센 지 김치냉장고가 쳐박혀있더라. 아침에 밥먹다가 창문으로 탈출했다. 아들이 뒤에서 밀고, 밖에서 이웃이 당겨줘서 겨우 살았지 혼자였으면 물에 휩쓸려갈 뻔 했다."며 "차라리 죽었으면 이런꼴을 안 보았을텐데.."며 말끝을 흐렸다.
"아직 실감이 안난다"는 한 주민은 "이런일은 26년만에 처음이다. 옷가지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나왔다. 입고 있는 옷도 이웃이 줘서 입은 거다. 집에 가봤는데, 건질 게 하나도 없었다. "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민들에 의하면, 폭우로 인해 산에서 나무, 돌,낙엽이 쓸려내려와 배수구를  물이 범람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만선 의원은 "작년 태풍곤파스로 인해 쓰러졌던 나무들이 이번 비로 인해 쓸려 내려오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전하였다.

이성호, 김수진 기자




빗물로 인해 무너진 가옥. 호암산에서 내려온 빗물이 집안을 온통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내려앉은 길에 쌓인 흙을 포크레인으로 건져내고 있다. 동네주민들이 나와 복구에 힘을 모으고 있다.

산에서 계속 밀려드는 빗물을 포크레인이 퍼내고 있다. 산에서 밀려든 토사와 나무때문에 배수관이 막혀 물이 범람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시대피소인 금산초등학교 로비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이재민들. 통친회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금산초등학교 4층에 마련된 임시대피소

저녁식사가 끝나서야 생수와 라면이 도착하였다. 다른 구호물품은 보이지 않는다.

당시 상황을 얘기하고 있는 수재민들. 옷가지 하나도 챙기지 못하고 겨우 몸만 빠져 나왔다.

대피소에서 만난 주민

집안으로 밀려든 흙을 삽으로 퍼내고 있는 지역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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