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기찬 시의원, 공교육 내 대안교육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 열어

류희복 금천체육회장, 위탁형 체육특성화고 제안

아이들은 승자독식의 무한경쟁 사회를 교실 안에서부터 경험한다. 선생님들의 관심은 공부 잘하고 착하고 말 잘 듣는 학생에게로 향한다.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모두의 관심에서 뒷전으로 밀려난다. 그러나 선생님들조차도 이 구조를 바꿀 수가 없다. 학원을 보낼 여력이 없는 학부모가 마지막으로 기대는 곳이 공교육이기 때문이다. 수 십 년간 학부모와 교사가 함께하는 교육의 공통 목적은 학생을 좋은 대학을 보내는 것 말고는 없었다.


그래서 대안학교가 어깨에 이고 있는 책임의 무게는 더욱 무거웠다. 이들은 학교를 견디지 못해 뛰쳐나온 아이들을 돌봐야했고, 이들에게 좋은 대학을 가기위한 교육의 기회까지 일반학교에 뒤지지 않도록 제공해야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대학보다 아이의 행복한 삶을 원하는 학부모에게 새로운 교육철학과 목표와 환경을 제시해야 했기 때문이다.


대안학교가 떠맡고 있던 교육 현실, 어디까지 왔을까? 12월 17일 화요일 오후2시 서울시의회 의원회관 2층 제2대회의실에서는 「공교육 내 대안교육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날 토론회에서는 대안교육의 역할과 정책 방향으로 ‘포용교육’을 주제로 발제하고 모색했다. 


토론회를 주관한 최기찬 의원(더불어민주당, 금천구제2선거구)은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에게도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이 돼야한다.”고 강조하며 인사말을 시작했다. 이어 서울시의회 박기열 부의장은 “대안학교가 서울시에 여러 군데가 있지만 상당히 방치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임대형 대안학교는 지원 기간이 끝나면 새로운 곳을 찾아서 동분서주해야하는 등 운영도 체계적이지 않고 안정되지 않은 상태로 운영되는 게 현실”이라며 “대안학교들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에 대안을 찾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장인홍 서울시의원은 “그 동안 학교 안은 교육청, 학교 밖은 서울시 책임지는 형태였는데 이제는 서울시와 교육청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상호 협력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전했으며 조희연 교육감 역시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라는 작품에 보면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서로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고 했다. 학교에서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은 각자의 이유가 있다. 

 

이들 각각에게는 맞춤형 교육이 필요하다. 이제는 모든 학생의 최고의 돌봄과 서비스를 받는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제도권 외부에 있는 교육까지 포함해서 상호 연결적이고 학생 입장에서 통합적인 시스템을 필요하다.”며 대안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날 토론회에서 발제와 토론을 맡은 대부분은 모두 제도권 교육에서 수 십 년간 재직하면서 관심을 두지 못했던 학교 안팎의 학생들에 대한 반성과 이들을 책임져온 대안학교 교사들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발제를 맡은 윤철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대안교실 들어오면 명예가 실추된다고 생각하는 교장선생님들이 많아서 우리 학교에는 대안교실 필요 없다고 손사래를 치기 일쑤다. 아이들도 학교가 해주는 게 없어서 나간다고 말한다. 그러나 인구감소를 일찍 경험한 나라들은 이주민의 자녀, 유학생의 자녀까지 내 아이처럼 잘 교육해서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 만들겠다는 철학이 교육에 포함돼있다. 핀란드는 이주민 자녀에게는 유치원에서 오갈 때마다 택시를 지원해준다고 한다. 

 

영미권에도 학교와 상호보완하면서 배울 수 있는 학교와 완전히 새로운 교육방향을 경험할 수 있는 교육 기관들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며 포용교육의 해외 사례를 소개한 후 “ 학교를 힘들어하는 청소년들을 맡아서 많은 민간기관들이 공적 재정 없이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학교에서 충분히 교육받지 못한 학생들은 저렴한 인건비로 진행되는 열악한 대안학교의 현실에서도 차별을 받는다. 마치 학교는 원청이고 민간은 하청이나 마찬가지인 구조다. 아이들이 교육기회에서 평등할 권리가 헌법에 규정돼있는데도 이들은 차별받고 있던 것”이라며 학생들의 교육 평등은 대안학교에 대한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성기 협성대학교 교수도 “대안학교의 학생들은 일반학생들보다 가르치기 어려운 학생들인데도 대안학교 선생님들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금액에 사업비만 지급받는다. 

 

위탁교육 시설이 안정화되도록 재정지원 확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다문화, 탈북학생 등 중도입국 청소년들은 교과 전문가들인 일반학교 선생님들이 감당이 어렵다. 대안학교 길잡이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1년 동안 돌봐줄 수 있는 파견 교육제도가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이희용 다애다문화학교 교장은 “왜 우리를 학교라고 부르지 않는가? 우리 학생들이 ‘기관 다녀오겠습니다’가 아니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하게 해달라.” 며 “학생들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대안 위탁교육기관 다닌다고 길게 말하지 말고 학생이 다니는 곳은 학교라고 부르게 해 달라.”고 행정자치기관의 업무시스템부터 대안학교 교사의 인건비에 이르기까지 대안학교가 차별당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토론의 마지막으로는 금천구에서 대안학교 준비하고 있는 서울시체육회 류희복 회장이 발언했다. 류 회장은 “금천구에서 15년 동안 체육 하는 아이들을 200명 가까이 정도 키워 다양한 분야에서 지도자와 전문인으로 보냈다.사람들은 손흥민이나 금메달리스트처럼 성공한 사례만 보고 그 뒤에 숨겨진, 체육계로 진로를 정했던 아이들을 보지 않는다. 운동을 선택한 이 아이들은 현역이든 그렇지 않든 학교에 수업을 따라가기가 어렵다. 학교 시스템으로 키울 수 없어. 위탁형 체육 특성화학교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 날 참석한 한 학부모는 “조금 느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다. 오늘은 대안학교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자리이지만 현재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에게는 지원이 당장 필요한 게 현실이다.”라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모두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되는 대안 교육 시스템이 하루라도 빨리 구축되는 게 시급해보인다.

박새솜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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