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커뮤니티센터 26일자로 위탁종료 직영 전환, 민간위탁 유지해야

 

금천구청 옆의 우리동네커뮤니티센터의 위탁운영이 3월 26일자로 종료되고 직영전환에 들어갔다.  우리동네커뮤니티센터는 2017년 3월 27일부터 2020년 3월 26일까지 건강한농부 사회적협동조합에서 위탁 운영해오다 올해 2월 직영전환을 결정했다. 


금천구는 올해부터 4,5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 공간매니저 근로자 1명을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주민쉼터 및 열린 책방, 지역주민의 편안한 휴식 공간, 각종 주민 프로그램 운영 및 대관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활동들은 대부분 이전에도 진행되던 것이라 굳이 직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그동안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이하 '건농')에 위탁하면서 금천구는 공간운영비와 상근비 등을 책정하지 않는 ‘0원 위탁’으로 진행했다. 건농은 커뮤니티센터의 문을 열고 닫는 기본적 관리부터, 각종 프로그램과 매주 화요일 개최했던 도농교류 장터(화들장)까지 모두 서울시나 중앙부처의 공모사업을 통해 끌어온 재원으로 운영해왔다. 2019년 한 해 동안 센터는 726회의 프로그램과 모임을 진행됐다.


금천구가 직영전환 후 작년 수준의 활동을 하려면 관리자 인건비 4500만원에다 각종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추가적 재원이 투자되어야 한다. 결국 같은 공간을 운영하는데 작년까지 ‘0’원이 소요됐다면 올해부터는 기본 4500만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구 재정의 입장으로 보면 마이너스다.  또한 지난 2월 직영전환 결정 회의인 금천구마을공동체위원회 회의도 서면으로 진행하면서 회의자료에  '민원현황'을 '의견수렴'이라고 제목을 바꿔치기 해 위원들이 오해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기도 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지난 2019년 하반기에 있었던 금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민간위탁 공모에 공무원 개입 관련해 비판한 것으로 인해 ‘미운털’이 박힌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


또한, 이 계기로 지역에서는 구청이나 시의 공유공간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 동안 서울시와 중앙부처들은 주민이나 공동체들이  모임과 배움, 실천, 봉사 등을 자유롭게 이어갈 수 있는 공간적 배경으로 ‘공유공간’를 만들어왔고 가능한 민간단체에 위탁해 운영할 것을 지향해 왔다.  서울시가 자치구의 마을공동체지원센터의 운영에 있어 직영운영보다 민간위탁운영에 더 많은 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비슷한 이치다.  

위탁 받은 단체들은 그 단체의 특성을 기반으로 마을 주민들의 요구를 분석해 마을공동체나 주민들의 활동이 최대한 보장되는 방향으로 공간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직영전환의 경우 그런 의지와 활동이 가능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소위 공간의 ‘행정스럽다’는, 규정대로 운영됨을 이야기한다.  공간의 특성을 살리기보다는 단순 공간과 이용자 관리, 대관이 주요 관리업무로 기계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구청이 관리하는 공간은 대부분 ‘행정스럽게’ 유지되는 경향이 있고 대표적인 것이 구청1층의 평생학습관이다.  ‘공유공간’이라고 하면 누구나 주인임을 강조하지만 뒤집어보면 그 누구도 주인이 아니라는 것과도 연결된다. 구청의 직영전환이 반갑지 않은 이유도 그렇다. 민간이 주도로 공간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자신의 공동체적 취지와 주민의 요구를 아우르며 지역사회의 역량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빼앗기 때문이며, 공유공간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건강한농부 사회적협동조합은 26일자로 위탁운영을 마친다고 밝히며 “그 동안 커뮤니티센터를 이용해주신 주민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더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고 더 멋진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공간으로 커뮤니티센터가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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