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자활근로자를 대상으로 ‘희망의인문학’ 강의 진행. 반응 뜨거워.
보신탕 집 할아버지와 개 윤순이
내가 사는 집 앞 보신탕 집엔 |
선생님이 시 낭송을 마치자 뜨거운 박수와 함께 한바탕 웃음이 터져나온다.
“제가 개라면 뛰쳐나갈텐데요.”
“그래도 그 개가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도 조마조마하지 않을까요?”
“할아버지가 아프니까 지키는 거지.”
“문제는 보신탕 집 개라는 것이...”
그 한마디에 모두들 다시 웃음보가 터졌다.
이곳은 금천구청 9층 기획상황실. 금천구 취약계층인 자활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희망의 인문학’ 강의 현장이다.
이 강의는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인문학 강의로, 금천구는 성공회대학교와 연결되어 올 4월부터 일주일에 1회씩 진행하고 있다. 1학기 때에는 철학과 역사를 공부했고, 2학기인 지금은 문학과 박물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 선 시는 문학 강의를 듣고 한 참가자가 지은 시이다. 이 날 강의에서는 이 시 뿐 아니라 일상의 절절함과 위트가 묻어나오는 시들이 속속들이 터져 나와 선생님과 학생들의 뜨거운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금천구청 사회복지과 장승돈 주무관은 “강의 때 문학 설명을 듣고 시를 제출하고 낭송했다. 학력이 낮은 이 분들이 시를 쓰실 수 있을 지 내심 걱정했는데, 어렸을 때 얘기며 시로 풀어내시는걸 보고 깜짝 놀랐다.” 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날 오전에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구석기 시대부터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듣고 보고 왔다는 수강생 김금옥 씨는 “우리가 일이나 하고 생활하는 게 바빠 언제 문화를 접해보겠느냐? 이런 기회를 통해 살아가면서 내 위치가 어디인지 생각해보게 되고 내 자신이 핫바리에서 귀빈으로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며 만족감을 표현하였다.
수강생 사옥순 씨는 “와서 좋은 얘기도 듣고 내가 다시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며 “내년에는 성공회대학교에서 한다는데 될 수 있으면 지금처럼 구청에서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남문시장을 소재로 ‘시장의 아침’이라는 시를 지은 나대선 씨도 등단해도 되겠다는 동료들의 격려에 “이런 강의가 아니었으면 내가 어디서 시를 지을 생각이나 했겠느냐?”며 인문학 강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번 강의는 11월 15일에 2학기를 마친다.
인문학을 통해 정체성과 새로운 삶을 발견하는 이들의 행운이 금천구 전역에 번져나기를 기대한다.
김수진 기자
금천구 자활근로에 참가하는 구민들이 인문학 강의를 듣고 직접 지은 시를 감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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