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프레시젼 분회, 금천구청 앞에서 촛불집회 열어





12일 오후 5, 해질녘 한기가 들이닥치는 가운데 50대의 중년 여성 노동자들이 금천구청 앞에서 촛불을 들고 나섰다. 독산동에 위치한 신영프레시젼의 노동조합원들이 집회를 연 것이다. 지난 12, 신창석 회장은 순자산 700억인 신영프레시젼을 청산하겠다고 발표했고 같은 달 31일까지 노동조합을 제외한 모든 직원에게 통상해고를 단행했다. 이에 20년 넘도록 최저임금과 상여금을 받으며 하루 12시간, 휴일도 없이 일하던 노동자들은 거리에 나앉게 되었다.


신영프레시젼 노동조합 이순영 부분회장은 소란스럽게 해서 죄송하다.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노동자였고 월급만 따박 따박 들어오면 신경 안 썼다. 그런데 힘들 때 어려울 때 (같이) 살자고 했던 사람들이 2,3년부터 구조조정이라고 명예퇴직, 희망퇴직 얼마 줄 테니 협장보자 이런 식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에게 땀의 대가로 번 돈을 골프장에 퍼붓고 쌀 퍼주고 향우회가서 퍼다 줬다. 청와대, 노동청, 국회 그 동안 안 가본 곳이 없다. 뱃지 단 분들이 앞에서는 노력해야지요, 하는데 순진한 노동자들에게 배신 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배신은 회장으로부터 충분히 많이 당했다. 금천구에서 일어나는 이런 여성노동자들에게 행하는 횡포를 해결해 주십사하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남부지회 서다윗 지회장은 그나마 우리는 투쟁이라도 하고 억울함이라도 호소하고 있지만, 노조조차 없으면 찍소리도 못하고 잘려 나갔을 것이다. 구로디지털단지에서는 이런 식으로 수천 명이 일자리에서 잘려나가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 챙기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지자체도 나서서 말도 안 되는 회사 청산이 없게 나서야 되는 것 아닌가? 일자리 만드는데 (회사들에게) 당신들이 이러면 안 된다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되는 게 지자체 아닌가? 그래야 일자리 대통령을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냐구청장이 오후 2시에 주민과의 대화를 하겠다는데 2시에 누가 대화할 수 있나? 일 때려 치고 와서면 가능하다. 일 다니는 노동자 태반이 금천구 주민들이다. 당연히 이들을 위해 구청장이 발 벗고 나서서 뛰어다녀야 할 것이다.우리가 당선시킨 사람이기 때문에 그 역할을 하는 게 구청장의 책무이기 때문이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금천구 내 기업들의 횡포는 신영 프레시젼만이 아니다. 가산동에서 현대자동차 내부의 시트를 제작해온 성진CS는 현재 폐업한 상태다. 이 날 참석한 성진CS 노동조합 장순영 분회장은 폐업 물량이 없어서라면 받아들이겠는데 우리가 생산하는 현대차는 2018년도 22조 영업이익이 났다. 우리의 문제는 갑질하는 재벌의 문제다. 재벌이 개혁되어야 우리도 우리의 일자리도 돌아갈 수 있다. 일자리를 되찾는 게 노동자의 권리고 우리는 현장으로 돌아가고 싶다. 원만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구청이 힘을 실어 달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지난 131, 금천구는 일자리창출을 위한 민·관 협력체계로서 일자리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아무리 고용이 된다고 해도 수많은 기업에서 정리해고가 지속해서 발생하면 결국 실업자 수는 점점 늘어날 뿐이다. 특히 같은 회사에서 장기간 일해 온 중년 여성 노동자들은 재취업 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해고를 통해 주민들이 실업을 당하지 않도록 관내 기업에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구청 차원의 대책도 필요해 보인다.


한편, 신영프레시젼 노동조합에서는 해결될 때까지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촛불집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새솜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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