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현 사회복무요원 병무청장 상 표창




김석현 사회복무요원이  2016년 모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무청장 표창을 지난 6월29일 받았다.  또 김석현 

군이 복무하고 있는 주간보호센터 볕바라기도 우수복무기관으로 표창을 받았다.  올해 9월 제대를 앞둔 김 군은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서스름없이 온갓 굳은 일을 도맡아 왔다고 볕바라기 신혜옥 원장은 칭찬을 했다. 



이성호 기자

 

 

해 하나 심자

해 하나 심자

우리들의 가장 낮은 자리에

뜨겁게 떠오를 해 하나 심자


 -백창우 님 '우리들의 가장 어두운 자리에'중


 


새천년이 시작되던 그 해에, 장애인과 함께하던사회복지사 3명이 의기투합하여, '가장 낮은 자리에 뜨겁게 떠오를 해 하나'심었다.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때 어린아이였던 아이들은 숫자상으로 성인이 되었고, 그 때 자원봉사활동을 하던 대학생(한양대학교 손말사랑동아리)들은 사회인이 되었다.


어른이 된 아이들은 바깥세상을 들여다보고 선생님과 함께 세상속으로 꽤 자주 외출하여 질서를 배우고 돌아온다.  사회인이 된 자원봉사대학생들은 후원으로 돕고, 또 그 후배들이 명맥을 이어가며 선배들의 빈 자리를 채운다.


볕바라기장애인 주간보호센터는  시흥동 금빛공원 주변 동네에 새 둥지를 틀었다. 전에 있던 곳에 안전상의 문제가 있어 부모님들의 후원을 받아, 이사가지 않아도 되는 2층짜리 단독주택을 구입한 것이다. 마당에 있는 목련나무에 반했다는 신혜옥 공동대표는 바로 앞에 고물상이 있어 그 소리에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가 묻히니 이웃에게 소음으로 폐를 끼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그 한마디 속에서 그동안 동네에서 겪었을 남모를 시름과 새 이웃에 대한 배려가 느껴졌다.




'볕바라기'의 뜻은 '양지에서 볕을 쬐다'라는 뜻의 순우리말 고어이다. 이 말에서 느껴지는 한가함,  여유로움, 풍요로움이 좋아서 정했다고 한다. 장애인이라고 불우하게 살 필요는 없다. 장애인비장애인으로 나누지 않고 오로지 사람 하나로만 이해되고 싶은 것이 신대표의 깊은 소망이다.


그래서 그녀는 이 센터를 운영하며 '사람사랑'의 철학을 강조한다. 중증지적,발달 장애인이 대부분인데, 이들은 감각장애인(청각,시각 등)과 달리 겉보기에 장애인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이 사회에서 받는 상처는 누구보다 깊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사회생활이 되지 않는 이유를 일일이 해명하고 배려를 부탁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들은 장애인이 아니라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사는 사람이기를 원한다.


이웃들의 편견없는 시선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그래서 일주일 프로그램 대부분이 바깥에서 이루어진다. 매 주 월요일마다  구로구에 위치한 까페에 가서 직접 차를 사서 마시고 손바느질을 배운 지가 일년이 되어간다. 배드민턴도 하고, 체육공원이나 안양천에가서 인라인스케이트와 자전거도 탄다. 은행나무도서관에가면 조용히 해야 한다는 것도 이제는 안다. 이렇게 아이들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하고 싶은 것이다. 고맙게도 아이들은 그런 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따라주었다.


특히 목요일마다 금빛휘트니스 헬쓰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아이들을 배려해주는 이웃이 누구보다 고맙다.


아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같이 운동하는 지역주민들도 있는데, 시끄러운 아이들을 참아주고, 선뜻 공간을 내주니 지역에서 함께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처음 휘트니스에 오는 회원들은 의아해하지만 계속 아이들을 봐왔던 회원분들이 '원래 오는거다'라며 아이들이 마음껏 운동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원해주니 아이들이 비슷하게 모방도 하고, 체력도 좋아졌으며, 무엇보다 운동 후 샤워를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단다. 센터 주위에서 아이들소리가 시끄러울텐데도 이사온 후 한 번도 이웃분들이 쓴 소리 한마디 한 적이 없다는 것도 감사한일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까지 솔선해서 동네청소도 하고 눈이오면 눈치우고, 길위의 얼음을 깨는 노하우(?)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길건너편 꽃집에서는 한달에 두 번 오셔서 꽃꽂이를 가르쳐주시는데 아이들의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또 스스로 천연비누를 만드는데, 얼마전에는 대량 주문을 받아 비누를 만들었고 솜씨도 수준급이다.


이 많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것은 자원봉사자와 후원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손말사랑처럼 10년동안 생사고락을 함께한 분들도 있고 지역에서 뜻을 함께 하시는 분도 있어 신대표는 함께하는 이들이 있으니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지속해 나갈 힘을 얻는다고 한다.


 마침 이미용자원봉사활동을 하고 돌아가는 자원봉사자 김영미(가산동)씨를 만나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중증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없어 적응하는 데 어려웠으나 지금은 생활이 되었다며 마음이 편하다고 한다. 또 자신의 전문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니 자신에게도 더없이 좋다고 했다.



앞으로 볕바라기주간보호센터가 구상중인 프로젝트는 3년 후 거주시설로 전환하는 것이다. 지금은 아이들이 낮시간동안 지내고 밤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형태인데, 아이들이 점점 자라나고, 부모님들은 나이들어가면서 집을 떠나 독립(이들에게 독립이란 가정에서 떨어져 살 수 있는 것을 말한다)할 필요가 생긴 것이다. 그래서 평일은 이곳에서 지내고 주말에만 집으로 가는 형태의 거주시설전환을 위한 로드맵을 세워 부모님들과 몇 가지 안을 놓고 준비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사람답게 살아가려는 이들의 작지만 커다란 몸짓에 함께하는 지역주민으로서 미안한 마음과 파이팅을 보낸다.


그리고 앞으로 이들의 삶의 여정에, 있는그대로 함께해주는 이웃들이 점점 많아지기를 마음으로 빌어본다.



김수진,남현숙 공동취재
금천마을신문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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