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준비로 들뜬 1월 29일, 최고운 시나리오 작가가 요절했다. 같은 집 세입자에게 남긴 쪽지에 많은 네티즌들이 안타까워 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있다.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 것도 못 먹어서, 남은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집 문 좀 두드려 주세요.”(고 최고운 작가의 쪽지)
  문화 예술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 소수를 제외하고는 일정한 수입 없이 궁핍하게 살고 있다. 문화사회적 기업 자바르떼는 일자리가 없는 예술가들에게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서비스 수혜자들에게는 문화예술 활동으로 자존감을 심어 줌으로써 생활에 활력을 주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2004년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가 문화예술교육을 펼치면서 문화예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신나는 문화학교가 계기가 되었다. 서울 안산 인천 지역의 공부방, 실업단체, 주민들에게 음악, 연극, 문학, 영상 만화, 미술, 풍물등 다양한 장르의 강좌를 진행한 신나는 문화학교의 성과를 통해 2007년 12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 1월 27일 자바르떼 공연단이 남문시장에서 설맞이 행사를 진행하면서 버나돌리기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이성호 기자>

어떻게 금천구로 이사를 오게 되었나?
  자바르떼는 현재 독산4동 주민자치센터에 입주해 있다. 좁은 사무실에 7명이 일하고 있다. 인천, 안산에 지부가 있고 이곳에는 본부와 서울지부가 일하고 있다. 자바르떼를 이끌고 있는 이은진 대표는 작은 체구에 깐깐하다. 그칠 줄 모르는 언변으로 상대방을 친근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마포에 사무실이 있었는데, 새로운 거점이 필요해 사무실을 구하고 있었다. 작년 11월 성공회대에서 사회적기업 페스티벌 준비하고 지자체 포럼에 패널로 나가서 발표할 때 금천구청장과 구의원 지자체 담당자를 만났는데 그때 금천구에서 제안이 있었다.”

“자바르떼는 문화예술을 통해 생활문화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안을 받고 동료들이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시간도 촉박하고, 금천을 낯설어 하고 사회적 기반도 취약하고... 동료들이 한번 모범을 한번 만들어 보자고, 이곳이로 오면 지나쳐 가는 곳이 아니라 올인 한다는 마음으로 왔다. 13명이 함께 일하는데 10년 20년을 내다 보고 지역에 함께할거다. 지역의 시민단체 모임인 금천교육네트워크에 참여해서 함께 일할 것이다.”

올해 계획이 있다면 ?
 작년 말 대형마트에서 통큰 피자와 통큰 치킨으로 많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매출이 떨어지고 급기야는 통닭의 원가논쟁까지 벌어졌었다. 골목시장 상권이 무너지고 전통시장의 매출이 떨어져 지역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얼마전에 구청과 함께 문화관광부에 독산동 남문시장 주변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로 전통시장을 활성화 하는 사업, 문전성시 사업’을 제출했는데 채택이 되었다. 3월 말경이면 문전성시 프로그램이 본격화 될 것이다. 시장에서 공동체 관계형성 프로그램을 통해 상인이 자기 힘들을 키워 낼 수 있도록 하고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상인들의 문화 역량을 강화해 기존과는 다른 느낌으로 시장에 오시는 분을 대함으로써 주민들의 인식도 바꾸고 지역주민과 함께 동아리 활동과 공연을 해서 지역에 시장이 왜 필요한지 생각도 나누고 아이들 프로그램도 함께 해서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을 기획하고 있다. 그를 통해 협동조합을 만들고 조합원의 출자로 2012년에는 마을형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운영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3월쯤이면 한팀은 남문시장 근처에 사무실을 내서 문전성시 프로그램을 하고 다른 팀은 독산동 군부대 이전터에 2년동안 문화존이 설치될텐데 그곳으로 들어가서 문화예술 교육활동을 할 것이다”

박미경 자바르떼 서울지부장도 함께 인터뷰 했다.
“금천구에 와서 독산3,4동 지역아동센터 5곳에서 1일 캠프를 했다. 그때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 ‘죽음’에 대한 그림이 많았다. 스토리북을 만들었는데 여러차례 주인공이 죽으면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 나가냐고 했는데 그때 많이 놀랐다. 공부만이 아닌 다른 삶에 대해 아이들에 알려주고 문화 예술 교육을 통해 문화적인 욕구와 성취감을 심어주고 그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도 키워주고 그 작업을 통해 다른 아이들의 생각도 읽게 해주고 싶었는데  캠프 한번으로는 무리였다. 노인이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시는 분들의 인식이 바뀌었으다. 정서적 치유나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후 노인, 지역아동센터, 이주여성들과 함께하는 신나는 문화학교를 기획하고 있는데, 많은 프로그램을 지역에서 했으면 좋겠다“

힘든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
“한국에서 문화 예술은 찬밥 신세다. 대형스타 이외에는 살수 없다. 몇몇 소수를 제외하고 예술을 하는 환경이 아니다. 30대 넘고 결혼하면 문화예술을 떠난다. 문화를 향유할 줄 아는 주체들이 풍부해야 문화 예술가가 활동할 수 있다. 소녀시대만 좋아하면 안 되고 문화가 다양해지고 보는 문화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렇지 못하다. 문화에 대한 편견이 바뀌었으면 좋겠다.”
올해로 자바르떼가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된지 3년째이다. 내년 부터는 더 이상의 인건비 지원이 없다. 자바르떼는 문화예술공연과 각종 행사 기획 연출 대행, 캠프프로그램 제작 및 위탁등을 통해 수익을 낸다. 안산과 인천의 지부를 독립해서 자립성을 높이고, 서울에서 역할을 높힌다면 내년에도 충분히 수익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이은진 대표는 자신한다.

금천마을신문 최석희 기자
21kdl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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