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이전에 중반부까지 읽다가 몰입하기 힘들어 포기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한 번에 읽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두 번째 읽고 나니 몰입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이 책의 핵심 이야기이자 오늘날 어른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이라 생각된다.

떠돌이 모모가 원형극장에 머물며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고, 또 그들에게 위안을 주는 존재가 되어 가는 과정이 참 인상적이었다. 진정으로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고, 말을 함으로써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느낄 수 있다는 점에 공감을 한다.

누구나 살면서 힘든 순간들을 겪게 되는데, 힘들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나면 후련해지고 힘든 부분을 누군가가 이해해 주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안을 받게 된다.

나에게 모모는 누굴까? 나도 누군가에게 모모가 돼주고 있는가를 생각해 봤다.

모모는 가만히 앉아서 따뜻한 관심을 갖고 온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모모가 거기 살면서부터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모모는 그냥 거기 앉아서 같이 어울려 놀았을 뿐이다.”

청소부 베포, 관광안내원 기기와 우정을 나누는 장면에서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사람들이 떠올랐다. 아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고, 어울려 신나게 놀고, 함께 책을 읽는다.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보면 어느새 일상의 선입견은 사라지고, 우정이 쌓여간다는 점에서 모모와 도서관 사람들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회색 신사들이 등장한 이후부터는 철학적인 내용이 많이 나오는데, 그때부터 책이 어렵게 느껴졌다. 이발사 푸지 씨는 자기인생을 실패작이라 생각하며 다른 인생을 살고 싶어 한다. 그때 회색신사가 다가와 시간을 아끼며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손님에게 들이는 시간을 단축하고 어머니를 양로원으로 보내며 애완동물을 팔아버리라는 등.....

 

대도시에는 푸지 씨와 같은 일을 겪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아무도 자신의 삶이 점점 빈곤해지고, 획일화되고, 차가워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사람들은 시간을 아끼면 아낄수록 가진 것이 점점 줄어들었다.”

 

도시가 변하고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사람들의 삶의 패턴도 함께 변해간다는 것을 말하는 부분으로 느껴졌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더 윤택한 삶을 살기 위해 지금까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까지 바꾸는 것이 좋기만 할까!’하고 꼬집는 것 같기도 했다. 우리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지키고 살아야할 것들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어른들의 삶이 바빠지면서 아이들은 장난감, 트랜지스터 라디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요즘 아이들 삶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이나 휴대폰이 생각난다.

시간 저축은행에서 나온 회색신사 영업사원의 정체를 알아낸 모모는 아이들과 함께 피켓 등을 준비하여 어른들을 초대하지만 실패로 끝난다. 모모는 카시오페이아를 따라 시간의 근원지를 찾아간다. 그곳에서 만난 호라 박사로 인해 자신만의 아름답고 위대한 시간을 보게 된 모모는 그것을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보낸 하루가 현실에서는 1년이 지났고 그 1년 동안 기기를 비롯해 모모를 아는 사람들은 회색신사들의 작전에 휘말려 여유 없고 힘든 생활에 젖어 살아가고 있었다. 사람들의 시간을 되찾아 주기 위해 모모는 시간도둑들의 소굴로 들어가 유리컵에 갇혀있는 시간들을 풀려나게 만든다.

 

처음에는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라 빠져들지 못했지만, 다시 보니 시간도둑이야말로 현대인의 삶의 정곡을 찌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는 도중에, 그리고 다 읽고 난 이후에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 물음 몇 가지가 있다.

나만의 시간을 갖고 살고 있는가?”

내게 주어진 시간을 도둑맞은 때는 언제라고 생각되는가?”

내가 가진 시간을 행복하게 써 본적이 언제였나?”

나의 욕심 때문에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진실한 것들을 외면해버린 적은 없었는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가?”

 

은행나무어린이 도서관 양기순

 

이순원의 <나무>는 할아버지 밤나무가 손자 밤나무와 부엌 뒤 마당가에 나란히 서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이야기다. 백 살 남짓 살아온 할아버지는 이제 여덟 살이 되어 꽃을 피우고 씨앗열매를 만들 수 있게 된 손자를 보며 이제 자신이 떠날 때임을 안다.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며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시나무인 자신이 어떻게 집안에 심겼는지, 아들이 어쩌다 죽었는지. 그리고 나무를 심은 사람과 어떻게 친구가 되었는지. 또 철없고 멋모르는 고집쟁이 손자를 혼내고 타이르기도 하며 앞으로 나무로 살아가는 법을 유언처럼 알려준다.
   손자가 처음 맺은 열매를 잃고 아픔을 겪을 때 "애야, 첫해의 꽃으로 열매 맺는 나무는 없다. 그건 나무가 아니라 한 해를 살다 가는 풀들의 세상에나 있는 일이란다." 라고 위로해준다.

또 눈 속에 파묻혀 두려워하는 손자에게 너는 나무의 일생 중 가장 가볍고 탄력이 좋을 때이니 걱정 말라고, 너는 스스로 싹을 틔운 강한 나무라고 격려해 준다. 눈 속에 꽃을 피우는 매화나무가 잘난 척 한다고 흉을 보자 눈과 추위가 나무를 얼마나 단련시키는지 아냐고. 시련이 없으면 열매도 없다고 준엄하게 꾸짖는다.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나무로 사는 법은 이 것 뿐이 아니다. 언제 어떻게 잎을 준비하고 꽃을 준비하고 열매를 준비하는지, 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비바람과 추위같은 시련을 어떻게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보면 어느덧 읽는 이도 손자가 되어 자신의 말과 행동을 돌아보게 된다. 고집과 독선만 키우는 사람들에게 할아버지는 살살 타이르신다. 

 "이제 너는 여덟 살이다. 아직 어리다해도 일생의 첫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해야 할 나이가 된 게야. 그런 만큼 세상 보는 눈도 전보다 더 깊고 따뜻해야지."  이제 막 자라는 청소년이나 성숙하지 못한 부모세대나 모두 깊게 새겨들을 일일 게다 .



학교에 간 사자
 필리파 피어스 글 /논장

8편의 짧은 이야기가 들어 있는 이 책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마구마구 펼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책 속에서 무엇이든 자를 수 있는 가위와, 무엇이든 붙일 수 있는 풀과 학교가기 싫어하는 소녀와 학교에 가서 소녀를 괴롭히는 아이를 무섭게 겁을 주는 사자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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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발 자전거 배우기
고대영 글.김영진 그림 길벗어린이
이기고 싶어하는 마음과 두발자전거 같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운 마음까지. 아이들의 심리묘사가 잘 표현 되어있다. 든든히 뒤를 잡아주는 아빠의 멋진 모습도 미소짓게 한다. 주말엔 가족과 함께 자전거 타러 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은행이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책을 읽고 올린 글입니다. 


동네사람들과 함께 책읽기  책읽는 어른 '함박웃음' 13기 신입회원 모집
4월 11(월)에 기본 교육 첫강이 실시됩니다.
책을 읽고 나누고 싶은 분 누구나 참여 할수 있습니다. 참여 신청은 은행나무 도서관으로 해주세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892-7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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