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가 들려주는 책이야기
손도끼/ 게리 폴슨 저/ 사계절
부모님의 이혼으로 여름방학에 아빠에게 가다가 조종사의 심장마비로 브라이언은 무인도와 똑같이 아무도 없는 캐나다 삼림 속에 불시착하면서 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비행기를 타기 전 엄마는 브라이언에게 손도끼를 선물하는데 받을 땐 무미건조하게, 아니 오히려 창피하다고 생각 하는 듯 했지만 그 손도끼가 브라이언에겐 없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생명줄이 되었습니다.
브라이언의 나이는 이제 13살, 이 책의 작가 게리폴슨도 14세 때부터 세상이라는 정글 속에서 먹기 위해, 살기 위해 열심히 세상을 배워나갔습니다. 어쩌면 게리폴슨 자신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브라이언은 두 달 가까이 아무것도 없이 생활하다가 호수에 빠진 비행기에 있는 생존가방을 꺼내오지만 오히려 그 가방속의 물건들을 보며 혼란스러워 합니다. 생존가방을 찾아 비상송신기를 누르게 되고 아주 허무하게 구출이 됩니다.
정말 구출 장면은 허무했는데 브라이언은 구출이 될 때 두 달 동안 한 번도 신경 쓴 적이 없었던 자기 자신의 외향을 생각하며 창피해 합니다. 구출되어서 기쁜 것이 아니라 창피한 것이 먼저였다니.... 좀 씁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의 작가는 어쩌면 이리도 인간의 심리를 딱 꼬집어 잘 써놓았는지 마지막 부분에서
브라이언이 살아서 돌아오자, ‘브라이언의 부모님은 놀라움과 기쁨에 휩싸인 채 진짜로 다시 부부가 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나자 모든 상황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라고 마무리를 했는데 우리의 모습을 그려 놓은 것 같았습니다.
제 아들이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넘나들 때는 “유민아 제발 살아만 다오. 공부 못해도 좋고 엄마 말 안 들어도 좋아. 무조건 살아만 다오.” 했었는데 퇴원하고 열흘정도 지나니 “유민아, 다른 애들 따라가려면 학원이라도 좀 다닐까?” 하고, 아직 회복도 안 되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애를 붙들고 숙제 시키고 시험 본다고 하니 공부시키고.... 참 아무리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왜 그 때 병원에 있을 때 간절했던 기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고 지금 내 앞에 무엇이든 못하는 모습으로 있는 아들만 보이는지.... 아마도 브라이언의 부모도 브라이언이 돌아오기 전 저처럼 “살아서 돌아와만 다오. 그럼 우리 행복하게 알콩달콩 살아보자” 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현실은 외면할 수 없었겠죠.
개인적으로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통의 책들은 이렇게 큰일을 주인공이 겪었다면 주변의 인물들이 달라졌지만 이 책은 딱 일주일만 달라지고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갑니다. 참 현실적이라 마음에 듭니다.
무엇이든 원하기만 하면 눈앞에 대령이 되고 돈만 있으면 해결되었던 곳에서 멀어져 단지 먹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만들고, 살기위해서 먹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도 한번쯤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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