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방학 때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6명을 가르쳤다. 나는 학생들에게 고3학년들이 푸는 수능 4점짜리 중 주로 경우의 수나 수열과 관련된 문제를 풀게 했다. 학생들의 수리계산력이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되면 연산을 반복시키기보다는 수능 출제 문제 중 잘 설계된 문제 3~4문제를 풀고 차분하게 풀게 했다. 내가 선별했던 문제는 특별한 기술이 없이 체계적이고 끈기있는 사고력을 테스트하는 것이다. 결과는 모든 학생들이 비교적 무난히 모든 문제를 풀었고 수학에 대한 재미를 갖게 되었다.

이것은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오히려 수능 등 고등수학으로 갈수록 특별한 기술보다는 논리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들을 중시한다. 이런 문제들을 풀지 못하는 것은 학교나 학원, 과외 등이 눈앞의 성적 때문에 학생들로부터 사고하는 힘을 빼앗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보는 참고서를 보라. 대부분은 원리나 공식, 유형별 문제 풀이, 난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원리에 대한 설명은 적고 단계별.유형별로 끝도 없는 계산 문제들이 나열되어 있다. 학생에 따라서는 이런 문제집을 두 세권씩 푸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학교 진도는 빠르고 숙제는 많다. 당연히 학생들은 원리나 공식은 적당히 넘어가고 유형별 문제 풀이에서 진을 뺀다. 그리고 정작 생각을 요하는 문장식 문제나 난문에 들어가면 생각할 마음의 여유가 없다. 학생들은 문장식 문제나 사고력 문제가 나오면 지레 포기하는 버릇이 습성화되고 학부형들은 학생들이 푼 문제의 양만 보고 이를 묵인한다. 이런 과정이 초등 고학년에서 중학교 과정에서 3~4년 반복되면 아이들은 수학에 대한 흥미와 생각할 힘을 잃는다.

중요한 것은 과도한 스킬이 필요하지 않고 사고력만을 요하는 문제들을 세심하게 뽑고 많지 않는 분량을 충분히 생각하면서 풀게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문제들을 선별하는 안목인데 다행스럽게고 다행히도 수능, 모의고사 기출 문제 중 이런 문제들이 꽤 많다. 나는 경우의 수와 수열 문제 등을 권한다.(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시길)

아마도 당장의 학교 시험이 마음에 걸릴 듯 하다. 그러나 필자가 제시하는 방법이 보다 빠른 길이다. 대학수능 문제처럼 잘 설계된 문제들을 풀다 보면 학생들은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고 수학에 근원적 잠재력이 계발된다. 그리고 학교 수학교육의 흐름도 이런 방향으로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다.


민경우 원장

독산2동 교육공동체 [나눔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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