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울 수록 가까워지는 중국인
남문시장 상인 중국어 배우기 한창
“쓰지제위(제철 생선입니다)”
“신센더(신선합니다)”
남문시장 상인들이 때아닌 중국어 삼매경에 빠졌다.
남문시장을 찾는 고객 50% 이상이 중국인이거나 교포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상인들은 의사 소통 차원 뿐만 아니라 중국인의 문화, 습성까지 알고 싶어졌다. 그래서 뜻을 모아 지난 6월 초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에 ‘꿈다방’에 모여 중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강사는 한국에서 5년 째 살고 있으며, 사계절할인마트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송 민(33, 여)씨다.
처음에는 10여명이 공부했는데, 지금은 평균 4~5명 정도 나온다.
강사의 발음을 따라하며, 단어와 문장을 외운다. 평소 궁금했던 중국 지리와 사람들에 대한 질문도 빠지지 않는다.
“길림성은 얼마나 넓은가요?”, “중국에도 개인 소유의 가게가 있나요?” 등 궁금한 것도 많다.
배우는 시간이 늘어날 수록 점점 중국인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되고, 친밀감이 생겼다.
상인들은 자신이 겪은 경험담도 얘기한다.
예를 들어 ‘중국인은 생선을 썰어 주면 싫어 한다.’ 또는, ‘속옷가게에서 점원이 옷을 추천하면 불쾌해 한다’, ‘중국인은 물건을 고를 때 점원이 참견하지 않는 것을 좋아한다’ 와 같은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일반적인 중국인의 기호에 대한 얘기를 서로 주고 받는다.
시장에서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조모(가명)씨는 “서툴지만 중국어로 한마디씩 하면 반가워한다. 손님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어서 좋다”며 “상술을 떠나 사람들과 친밀감 형성에 도움이 된다”며 개근상을 타겠다고 한다.
체계적으로 가르쳐본 경험이 없는 송 씨지만, 공부시간에 상인들과 나누는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진정성이 묻어났다. 송 씨는 “가르치는 것을 전문적으로 해 본 것이 아니라서 어렵지만 재미있다. 서로에 대해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하는 표정이 수줍어 보이면서도 무척 진지하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을 또는 자신과 생각이 다른 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다가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래서 더더욱 남문시장 상인들의 이런 노력이 아름다워 보이고, 의미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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