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중, 직접 재배한 배추로 김장담가 따뜻한 나눔 펼쳐

 

지난 11월 13일 세일중학교 학교 텃밭에서 학생들이 배추를 수확하고 있다.

“와아~ 꼭 주말농장에 온 것 같아” “선생님 이거 뽑으면 돼요?” 학교 운동장 한 귀퉁이 세평 남짓한 조그만 텃밭에 웬일로 아이들의 탄성과 질문들로 시끌벅적하다. 속이 꽉 차고 큼직한 배추만 수확해야 한다는 윤병구 선생님의 지령에 김장 배추 수확에 나선 아이들뿐 아니라 학부모, 교장, 교감 선생님까지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11월 13일 ~ 14일 이틀에 걸쳐 세일중학교 학부모회는 학교의 유휴공간에 텃밭을 조성하여 직접 재배·수확한 무공해 배추 200여 포기로 김장하여 관내 홀몸노인 및 치매 및 장애 어르신들에게 전달했다.


세일중학교 학부모회 오애리 총무에 따르면 “남부교육지원청 학부모 지원사업으로 김장담그기 사업을 기획하였는데,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와 다르게 직접 배추를 심어서 그걸로 김장하자는 윤 선생님의 제안으로 우리가 직접 재배한 배추로 김장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 오 총무는 “솔직히 그동안 친정이나 시댁에서 담가 주신 김치만 먹어봤지, 김장을 직접 담가 본 적이 없어 걱정을 많이 했다.”며 “배추가 잘 안 돼야 우리가 힘든 일을 안 할 텐데…라는 마음이 한편 있었는데 기대를 저버리고 배추가 아주 잘 되었다.”고 살짝 귀띔했지만, 환하게 하하 웃으며 말하는 표정에서 풍작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날카로운 식칼을 들고 매서운 눈빛으로 속이 찬 배추를 골라 배추 수확을 열심히 하는 최경윤(3학년) 학생은 학교가 아니라 주말농장에 온 것만 같다. 최 양은 “색다른 경험인 것 같아요. 고구마나 그런 건 체험학습을 통해 많이 캐 봤는데, 배추 수확은 처음이에요.”라며 “특히 엄마랑 같이하니까 더 좋다.”고 덧붙였다. 또 오늘 수확한 배추를 드시게 될 어르신들에게 “우리가 열심히 가꾸고 수확한 배추로 만든 김치니까 맛있게 드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아이들과 함께 수확한 배추를 다듬던 학부모회 손기님 회장은 시골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라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손 회장은 “직접 배추 뽑아 본 것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해 보니 참 새롭다.”며 “조금 힘들었지만, 뿌듯함이 더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덧붙여 “특히 윤 선생님께서 배추 키우시느라고 고생 많으셨다.”고 공을 돌렸다.


윤 선생이 학교 자투리땅에 텃밭을 일군지 어느덧 3년이 되었다. 윤 선생은 “올해 농사 3년 차인데 올해부터 땅이 좋아졌다.”며 “작년까지는 배추가 작았는데 올해는 김치를 담글 만큼 배추가 크게 자랐다.”며 “내년엔 더 좋아지겠죠?”라고 말하며 허허 웃었다.

김진태 교장은 “모든 학생이 참여할 수는 없지만, 친구들과 선생님 학부모가 함께 작물을 재배하는 모습을 보고, 그 작물이 커 가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이다.”며 “특히 우리 학교는 도움반 학생이 있는데 체험학습으로 파종하고, 김도 매고, 수확한 채소로 비빔밥을 해 먹는 등 시골학교 같은 향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농산물에 대한 소중함과 농사짓는 것의 어려움을 아이들이 몸소 체득하고, 느낄 수 있다.”며,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됐을 때 오늘이 옛 추억으로 떠오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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