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놀이지도사와 할머니 놀이지도사
지난 11월 14일 독산4동 주민센터 1층 다목적실에서 '엄마 놀이지도사와 할머니 놀이지도사'워크숍에서 수강생 들이 실뜨기 놀이를 하며 즐거워 하고있다.
하하, 호호 웃음소리에 독산4동 주민센터가 들썩인다. 지난 14일 웃음의 진원지를 찾았다. 주민센터 1층에 있는 다목적실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책걸상을 뒤로 밀어 놓고, 맨바닥에 길게 매트를 펼쳐놓고 앉아 실뜨기하며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하하, 호호 박장대소를 하는 여인들이 그 웃음의 진원지였다.
여인들의 연령층도 다양했다. 적게는 30대 초반에서 60대를 훌쩍 넘긴 할머니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실뜨기며, 공기놀이며, 전래동요에 맞춰 율동을 하는 모습에서 세대 차이란 말이 무색했다.
산아래문화학교(김유선 대표)는 지난 11월 5일부터 28일까지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8회에 걸쳐 ‘하하호호 세대공감 놀이사업단(이하 놀이사업단)’지원사업인 ‘엄마 놀이지도사와 할머니 놀이지도사’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놀이사업단은 서울시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으로 지원을 받아 관내 엄마들과 할머니들 15명을 대상으로 한 놀이지도사 양성과정이다. 산아래문화학교 김유선 대표는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그램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거나, 엄마들, 아빠들, 할머니 등 특정 세대들만이 했던 개별 활동 프로그램이었다.”며, “그런데 이 활동은 여러 세대가 같이 교육을 받고, 또 그 사람들이 다른 대상자들과 활동을 나누며, 공감할 수 있는 사업이다.”라고 설명했다.
놀이사업단 맏언니 김홍신(65, 독산2동) 씨는 같은 교회 집사님의 권유로 세 사람이 함께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김 씨는 “우리가 배우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며 “실제로 교회 어르신들한테 여기서 배운 전래동요와 율동을 가르쳐 드렸는데, 무척 좋아하셨다.”고 전했다. 그리고 “다음 주 화요일에 또 교회 어르신들에게 오늘 배운 따끈따끈한 전통놀이를 가르쳐 드리기로 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요즘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는 장금순(60, 독산1동) 씨는 엄마 측에도 못 끼고, 경로당 가면 또 할머니 측에도 못 끼는 어정쩡한 젊은 할머니로서 어디에도 끼기 어려웠다. 장 씨는 “그런데 이걸 배움으로써 아이들 돌보는데 응용을 할 수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까 아이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몇몇 어르신들이 벌써 실습을 하고 계신다.”며 “처음 기획한 것 외에 활동을 더 하시는 것을 보며,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지역에서 더 많은 공동체 활동들을 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이 어르신들을 보며 느꼈다.”고 밝히며, 어르신들이 생각하시는 방향대로 그런 활동도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내년 봄에는 놀이사업단의 심화과정도 열릴 예정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현재는 전래놀이만 진행하고 있는데, 심화과정에는 창작놀이나 예술놀이, 미술놀이를 첨가해서 인원을 조금 더 확대할 예정”이라며, “지금처럼 같이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심화과정을 통해서 이분들이 모두 독립적으로 각자 자기가 사는 곳 또는 활동하는 곳에서 놀이지도사로서 활동을 펼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사로운 봄날, 놀이터에서 혹은 동네 공터에서 할머니, 엄마 선생님과 아이들이 모여 하하, 호호 웃으며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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