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관계망 형성이 중요”

서울시 마을기업 김현미 인큐베이터에게 듣다

기업의 종류는 다양하다. 이윤 추구가 목적인 영리기업이 있는가 하면 사회서비스의 제공과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그리고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는 마을기업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에 마을기업 창업을 도와줄 10명의 인큐베이터를 선발한 데 이어, 올해도 15명의 인큐베이터를 추가로 선발해 25개 자치구에 한 명씩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2월 7일까지 인큐베이터 지원자를 모집 중이다.

그런데 마을기업과 인큐베이터에 대해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게 뭐지?”라는 질문에서부터 “우리 동네에도 마을기업이 있나?”, “인큐베이터가 무슨 일 하는 거야?”라는 질문까지 궁금증이 많을 것이다. 이제부터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주겠다.

1월 23일 저녁, 지난해 10월부터 ‘서울시 마을기업 인큐베이터’로 금천구와 구로구에서 동분서주하며, 맹활약하고 있는 김현미(46) 씨를 만났다.

Q. 마을기업이라는 말이 생소하다. 마을기업이란?

A. 지역 문제 해결과 지역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지역주민 5명 이상이 참여해 만든 경제조직이다. 마을기업의 생산, 소비, 수익 등 모든 순환이 마을 안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기여하는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을기업은 요즘 유행하는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된다. 만약, 기존의 주식회사가 마을기업이 되고 싶다면 주식회사 형태를 협동조합으로 전환해야 한다.

Q. 마을기업 인큐베이터란 무엇인가? 인큐베이터의 역할이 마을기업의 성공적 창업과 안정적 운영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하는데 자세히 설명하면?

A. 마을기업 인큐베이터란 마을기업을 지원하고, 성장시키는 사람을 일컫는다. 서울시 마을기업을 씨앗기부터 준비 단계에 따라 지원 절차를 상담, 안내하고, 지역의 자원들을 연결해주기도 하며, 잘 커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서울시 마을기업에만 한정하지 않고 마을 모임이나 단체들의 물적·인적 자원들을 서로서로 연결하기도 하고, 필요한 정보도 전달해주며, 동네 좋은 소문도 자꾸 내주고 이런저런 일을 하기도 한다. 마을공동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여러 일을 도모한다.

Q. 지난해 10월부터 금천 · 구로 담당 인큐베이터로 활동 중인데 그동안 어떤 일을 했나?

A. 제가 담당하고 있는 금천, 구로 지역의 마을 네트워크나 지역 자원의 현황을 파악했으며, 마을 모임들이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듣고, 그에 맞는 정책을 안내했다. 다시 말해 서울시 마을기업에 대한 홍보를 주로 했다. 서울시 마을기업이 뚝딱 금방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시 마을기업이 많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울시 마을기업이나 사회적 기업에서 생산되는 물건 또는 서비스를 소비해줄 소비자가 많아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즉, 누군가 협동조합으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1구좌라도 출자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Q. 금천구의 마을기업 현황은 어떤가?

A. 서울시 마을기업은 “우리가 우리 지역의 어떤 문제를 이렇게 해결하려고 한다”는 스토리(이야기)를 써서 플랫폼(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에 등록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된다. 금천구는 이렇게 ‘스토리 등록’을 한 모임이나 기업이 다섯 개 정도 된다. 교육나눔협동조합, 우리마을미디어조합 준비모임, 금천공동육아협동조합 준비모임, 은행나무 전통(재래)시장 활성화를 고민하는 주민, 팝콩 등이 있다. 이외에도 스토리에는 등록하지 않았지만 마을가꾸기 사업에 참여한 단체나 비영리단체 또는 동호회 모임에서 지속 가능한 기업 모델을 고민하는 곳도 여러 군데 있다.

Q. 서울시 마을기업이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지원을 받게 되나?

A. 마을기업 창업 과정에서 준비 정도에 맞추어 단계별 지원을 하는데 자세하게 설명하면

1. 서울특별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http://seoulmaeul.org) ‘서울시 마을(공동체)기업 스토리’에 등록(이 과정은 마을기업이 하는 것).

2. 서울시 마을기업 필수교육 지원 ☞ 서울시 마을기업의 철학, 서울시 마을기업의 개념과 운영원리, 서울시 정책과 지원 절차 안내.

3. 지역조사 비용 지원 ☞ 지역 문제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문제 해결의지가 있는 지역주민과의 관계망 구축과정에서 조사계획서 제출하면 심사하여 지역조사 비용 100만원 이내 지원.

4. 의제 선정 진행 지원 ☞ 마을의 필요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의제에 동의하는 주민을 모아 미션그룹을 형성하고 해결 방안 도출과정에서 의제 선정 계획서 제출하면 심사하여 의제 선정 진행 비용 100만원 이내 지원.

5. 팀 워크숍 지원 ☞ 마을기업 주체가 작성한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마을멘토’ 및 ‘경영멘토’ 와 함께 하는 집단 워크숍 지원.

6. 공간 임대보증금 지원 ☞ 이용자가 취약계층 또는, 서비스 비용을 지급할 수 없는 경우이거나 국가가 제공해야 할 서비스를 민간이 제공하는 경우에는 심사하여 1억원 이내 지원. 창업 1년 후 매출 1%를 지역기금 출자하고, 공간 임대보증금은 5년 이내 상환하여야 함.

참고로 덧붙이면, 서울시 마을기업이 필수적으로 꼭 진행해야 할 과정은 1. 스토리등록 2. 필수교육 5. 팀 워크숍이다. 인큐베이터로서 권하고 싶은 것은, 1~5번까지 모든 단계를 진행하여 단체 또는 기업의 성장에 도움이 되고 마을의 관계망이 확장되기를 바란다. 마을의 관계망은 기업에 조합원 또는 책임 있는 소비자가 되어줄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서울시 마을기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A. 자기가 지역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지역 문제가 과연 지역 주민도 같이 느끼는 문제인지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자기는 좋아서 하는 일인데, 주민은 별로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과 주민이 필요로 하는 일이 일치해야 한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