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서는 「금천in이 만난 금천人」으로 금천in 청소년 기자단 최현수 학생기자를 소개하고자 한다.

작년 10월 금천in에도 청소년 기자단이 생겼다. 지난해 독산고 김홍섭 교장의 요청으로 이성호 편집장이 독산고 신문반과 독서반 학생들에게 지역언론에 대한 강의를 한 것이 인연이 되어 독산고 신문반 학생 중 6명이 금천in 청소년 기자단이 되었다.
청소년 기자단 창단 후 4회에 걸쳐 저널리즘과, 뉴스취재, 인터뷰 방법 등 기사를 쓰기위한 기본적인 강좌를 열었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바쁜 대한민국 고등학생들의 시험기간, 겨울방학, 캠프 등으로 금천in 첫 청소년 기자단 운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 둘, 그만두는 친구들이 나왔고, 결국은 최현수 학생 혼자만 남았다. 혼자 나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도, 매번 아이템 회의에 나올 때마나 의욕 충만하고, 밝은 현수를 보면서 오히려 그 에너지를 전해 받는 것 같았다.
「금천in이 만난 금천人」으로 현수를 선정하고 새삼 현수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가족이야기
현수네 가족은 할머니와 부모님, 여동생 이렇게 다섯 명이다. 시흥동 은행나무 인근에서 살고,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살았다고 한다. 인터뷰에서 현수는 “엄마랑 저랑 손발이 정말 잘 맞아요.” 라는 말에서 이 친구가 얼마나 가족의 사랑 속에서 행복하게 성장 했는지 짐작이 갔다.
“아빠는 무뚝뚝해요.” 현수의 아버지 휴대전화에 저장된 아들의 전화번호 이름에는 ‘아들’이나 기타 애칭이 아닌 그냥 ‘최현수’로 저장이 돼 있다고 한다. “아빠 휴대전화 속 전화번호 목록에는 모두 이름으로 돼 있어요. 이름 아닌 사람은 엄마(할머니)뿐이에요.” 옛날에는 이런 아버지가 싫었다고. “예전에는 공부도 많이 시키고 무서웠는데, 요즘엔 아빠가 좋아졌어요. 요즘에는 ‘너 알아서 해라’ 그러고… 포기한건가?”라며 고개를 갸우뚱 하는 현수의 표정이 귀엽다.

꿈에 대해서
올해 고3이 된 현수의 최대 고민은 진로문제이다. “꿈이요? 두 개 중에 하나에요.”라며 “기자의 꿈을 계속 가져갈지, 보건대를 목표로 할지에서 요즘엔 보건대 쪽으로 기울고 있어요.” 지난 1월 초 방과 후 수업에서 영어선생님이 보건대 얘기를 해 주셨다고 한다. 취업이 잘 되고, 보건대는 자격증도 나오니까 자격증 나오는 직업이 괜찮다며 보건대 가서 후회는 안한다고. “당시에는 흘려들었는데 집에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부모님께도 얘기 해보니 괜찮은 것 같다고 말하셨어요.”라고 말하며, “지금 성적으로 확실하게 기자가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데 보건대는 취업이 괜찮을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청소년 기자단을 하면서
길지 않은 청소년 기자단 활동이었지만, 청소년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현수는“첫 취재가 우리학교 매점 아저씨였어요. 기자로서 인터뷰 하러 왔다고 하니까 이름이나 나이 등 개인적 이야기까지 다 해주시고, 내가 질문하는 것 다 얘기해주셔서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라며 “취재할 때 아니면 이런 것 물을 일도, 물어도 대답도 안 해 주셨을 것 아니에요.”라고 덧붙여 말했다.
지난 44호 신문에서 현수는 여고생을 대상으로 밸런타인데이 설문조사를 하여 기사를 썼다.“처음 설문지를 만들어 출력하고, 말은 할 수 있다고 했지만 사실은 자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막상 아이들 만나 설문지를 돌리니까 다 해주더라고요. 여러 명이 나눠서 같이 한 게 아니라 내 의지로 혼자 다 한 거잖아요. 40장의 설문지를 받고 매우 뿌듯했어요.”라고 말하며, “기사가 딱 나왔을 때, 이런 느낌이구나. 내가 쓴 게 나오니까 신기하고, 자랑할 것도 생기고, 사람들 대하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어요.”라고 말하는 현수가 반짝반짝 빛나 보였다.

고3인데…
“이거 계속 해도 돼요? 임기가 있거나 한 것 아니었어요?”오히려 깜짝 놀라며 반문한다. “특별한 사유(시험기간 등)가 아닌 한 청소년 기자단 활동은 계속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계속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아직까지 기자는 제 꿈으로 남아 있어요. 다른 진로와 관련한 대학을 가도 가능한 계속 하고 싶어요.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고 났을 때의 쾌감과 같은 것을 제 기사가 신문에 실릴 때 느낀다”고.
현수에게 물었다. ‘너에게 금천in 청소년 기자란?’ “꿈을 위한 지름길”이라고 말하며 “기자라는 꿈을 더 일찍 와 닿게 해 주었잖아요.”라고 덧붙였다. ‘그럼 너에게 기자란?’이라고 다시 묻자 “그냥 제가 되고 싶은 꿈인데…”라고 단순하지만 질문자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하는 답이 돌아왔다.

어쩌면 조금은 현실과의 타협으로 보건대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꿈을 놓지 않는 현수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인터뷰였다. 꿈은 꿈을 꾸는 사람에게만 이루어진다. 현수가 꿈을 계속 꾸는 한 그 꿈(사실 꿈이 자주 바뀌는 아이지만, 꿈이 자주 바뀌어도 되는 나이가 아닌가)은 언젠가는 꼭 이루어 질 것이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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