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문화역사포럼 마을탐방 기고

 

한참 더웠던 여름, 8월에 금천문화역사포럼에서하는 구석구석동네 탐방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초등3학년 아이를 키우며 1학기에 있던 우리고장 알기 사회과 숙제를 하며 아쉬움이 많았던 터라 기쁜 마음에 참가 했다. 아이와 우리고장 알기 숙제를 하며 화도 나고, 내가 이 동네 계속 살아야 하나 그런 맘도 생겼었다.
이유인즉 구청홈페이지도 네이버도 별 도움이 안 되었던 것이다. 짤막한 성의 없는 설명들은 문화유적과 위인들에 대해 충분한 이해전달이 되지 않는 그냥 문자였다. 스토리가 없는 문자.
아이에게도 자랑스레 여기는 이래서 우리의 자랑이고 이분들은 이러이러해서 정말 훌륭한 분들이란 설명이 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구석구석동네 탐방은 답답한 맘을 해결해주는 단비 같았다. 날씨는 더웠지만 눈으로 보고 전문선생님들의 설명을 들으며 호압사, 한우물, 석구상, 구로공단 노동자생활체험관, 순흥안씨 묘, 녹동서원과 단군전 터 등을 3차에 걸쳐 탐방이 이루어졌었다. 초, 중, 고 학생들과 어르신들로 한 회에 50여명이 모여 탐방을 함께 했다.
진심으로 귀중한 시간이었다. 과거에서 현재로 잇는 우리고장의 몰랐던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과거 시흥현의 중심지였고 정조대왕이 화성으로 가다 머무르셨던 시흥행궁과 관아터가 있었던 관악, 영등포, 구로, 경기도 시흥시를 아우르는 금천현의 가장 중심지였던 것도 알게 되었다.

 


순흥안씨묘가 단순히 오랜된 개인의 묘지가 아닌 600년 전 분묘를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며 태조대왕이 자신의 묘자리를 양보 할 만큼 조선의 개국 공신으로서의 업적과 묘의 규모 문인석, 사당 등 조선시대를 만날 수 있는 귀중한 곳 이었다.
일일이 다 글로 설명 할 수 없지만 탐방 내내 "아.. 그랬구나"를 연발 할 수밖에 없는 내가 보였다. 구석구석동네 탐방을 하며 첨으로 내가 살고 있는 금천이 참 괜찮은 마을이란 것을 올 여름 더위만큼 강렬하게 나에게 그려졌다.
함께 했던 엄마들과 아이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구로공단 노동자생활체험관 쪽방체험을 하며 쪽방에 누워 그 시대의 많은 이야기들을 아이들과 나눴다.

 

 


그러고 보니 우리 금천은 이야기가 참 많은 동네였는데 왜 그 이야기들을 인터넷에서도 구청 홈페이지에서도 알 수 없었던 걸일까?
그럴 수밖에 없는 많은 사정들이 있었겠지만 지난일이고 이젠 그 이야기들이 마을사람들에게 많이 많이 알려 졌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이 참 괜찮은 곳이고 멋진 곳이란 것을 알려 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중에 나의 고향은 이러한 곳 이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고향을 만들어 주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
앞으로도 계속 지속적인 구석구석동네탐방이 이뤄져야 하며 더 많이 사람들이 참여할 기회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아무런 대가 없이 이런 훌륭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신 금천문화역사포럼과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해 드리고 싶다.


이희경 독산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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