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지난 7월20일 도시텃밭조성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 금천구청  (오른쪽)인터뷰에 참여해 준 두산위브사람들 회원 (임정숙 , 유애란 총무, 유호진 가산두산위브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왼쪽부터))


가산동에 두산위브아파트가 있다. 이곳에 얼마 전부터 텃밭이 만들어지고 보도에는 예쁜 꽃화분이 놓이기 시작했다. 텃밭에는 방울토마토부터 상추, 가지 등이 가지런히 심겨져 있고 오가는 주민들이 흐뭇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이런 변화는 두산위브아파트 마을공동체 ‘두산위브사람들’의 활동에서 시작됐다.  ‘두산위브사람들’은 올해  두산위브아파트 내에서 서로 인사나누기와 텃밭 가꾸기, 꽃나무심기를 주요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시작은 다른 것이 없었다. 아파트에 살다보니까 세대 간의 단절이 나타나고, 층간소음 문제도 많이 발생하다보니 이런 것을 어떻게 줄일까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다.

유애란 총무와 임정숙 씨는 작년 마을공동체에 대한 교육을 꾸준하게 쫓아다녔다. 서울시에서부터 금천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까지 다양한 교육을 받았다. 그런 교육을 바탕으로 올해 금천구마을공동체 사업에 텃밭 가꾸기와 서울시 주민제안사업에에 꽃나무 심기를 신청해 지금 한창 진행 중이다.

임정숙 씨는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 아파트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활발한 공동체를 주민들이 똘똘 뭉쳐서 만들어가고 싶었다. 성북구의 장수마을을 탐방했을 때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유 총무는 “함께 교육을 받으면서 덜 미학적이지만 더 인간적인 것들이 좋았다. 골목의 평상에 할머니가 앉아 있음으로 해서 방범도 되고 아이들의 안전도 책임지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면서 교육받을 때를 떠올렸다.

그리고 유 총무는 “아이가 어렸을 때 서로 만나다가 아이가 크니까 만날 일이 줄어들었다. 이렇게 텃밭을 만드니 여기서 다 볼 수 있었다. 층간문제도 그렇고 세대간의 문제도 날카롭게 날이 서다가도 서로 알게 되고 인사를 하면 누그러진다.”고 활동 취지를 설명했다.

두산위브아파트는 공원을 외부에 개방하고 있다. 조경이 잘되어 있을 뿐만 이니라 주변 가산동에는 이렇다 할 공원이 없기 때문이다. 

임정숙 씨는 “점심시간에 되면 인근 직장인들이 커피한잔 들고 온다. 이렇게 아파트 내에 꽃화분과 텃밭을 만들어 놓으면 우선 주민들의 마음이 좋아지고 이 아파트를 찾는 다른 분들의 마음도 좋아진다.”고 자랑했다.

‘두산위브사람들’은 교육프로그램도 확대할 예정이다. 털실이나 아크릴실로 수세미를 만드는 강좌나 양성평등교육, 가정폭력 예방교육도 입주자대표회의와 함께 진행해 갈 것이다.

이 모든 과정에는 입대위의 지원이 없으면 하지 못할 일이라고 모두 입을 모았다.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면서 주민들의 변화도 만들어지고 있다. 예전에는 서로간의 소통이 원활치 않다가 공동체가 생기니까 문을 두드리는 사람도 나타났다. 아파트의 여러공간을 지역사회에 내놓고 열린 공간으로 만들어 가는 것도 그런 변화의 과정이다.

유 총무는 “아는 언니의 할머니에게 킥보드를 타고 ‘할머니’면서 달려가는 아이의 모습을 본다. 텃밭에 물을 줄 때도 자기 것만 주는 것이 아니라 옆집, 앞집의 것도 함께 준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 할머니는 항상 얼굴에 인상을 쓰고 다니셨는데 어느 날은 너무 밝게 나가시길래 좋은일 있냐고 물으니 텃밭에 물 주러 간다고 말했다.”고 변화를 소개했다.

남자들의 적극적인 모습도 큰 변화다. 동네일에는 잘 나서지 않는 아빠들이 텃밭을 하면서 지지대를 세우고, 퇴비를 주는 모습들이 보인다. 

두산위브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면서  두산위브사람들 회원인 유호진 회장은 “아파트에 없었던 것들이 만들어지니까 좋다. 회원들이 서로 뭉쳐서 아파트에서 무언가 하려하는 모습들 좋다. 조금 전에도 보니까 어린 아이들이 텃밭에 많이 왔었다.”고 흐믓해 했다.

인사나누기 캠페인도 이제 시작하고 있다. 이 사업은 얼마 전 세일중하교 아이들이 아파트에서 진행했던 캠페인이었다. 2년전에 한 선생님과 아이들이 서로 인사를 하자고 어깨띠와 요구르트를 나눠주고 청소를 했다. 그때 6~7명의 아이들이 돌아다니면서 많이 바뀌었다. 그런 것을 이어 갈 예정이다. 

앞으로의 바람을 묻는 기자의 말에 텃밭이 좀 늘었으면 좋겠다는 것과 함께 주민들이 좀 더 참여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임정숙 씨는 “아파트를 최대한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게시판에도 붙이고 플랑도 붙여 공지도 할 것이니까 많이 참여하길 바란다.”, 유 총무는 “입주민들의 관심이 중요한 것 같다. 자기 일이 아니라고 물러서지 말고 항상 오픈되어 있으니 수시로 전화하고 참여해줬으면 좋겠다. 아파트의 불편한 사항들도 지적만 하지 말고 함께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하자.”고 웃으며 말했다.

‘두산위브사람들’은 지난 7월20일  ‘도시텃밭 조성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두산 A·C지역 경로당 어르신, 마을공동체 두산위브사람들 30여 명이 참여해 구청에서 지원한 12개의 베드상자(1200mm×900mm)에 유럽산 상추, 콜라비, 양상추 등을 심었다. 여기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이웃과 나눌 예정이다. 또 조성된 텃밭은 지역의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들의 도시농업 체험 장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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