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노란우체통




“흑흑흑”

“훌쩍 훌쩍”

“으~아~앙”

밖에서 돌아오니 딸아이 방에서 처음엔 작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더니 점점 울음소리가 커지고 있었다. 그런데 딸아이 뿐만아니라 함께 있던 조카의 울음소리까지 같이 들린다.

‘이게 지금 무슨 일이야?’

‘방안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거지?’

무슨 일인가 싶어 뛰어들어갔더니 하나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통곡하고 있고 또 하나는 무릎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었다.

“왜 그래? 무슨 일이야?”

“왜 그러는데?”

“흑흑.....훌쩍훌쩍”

“엉엉엉”

두 아이 모두 계속 울기만 하고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며 ‘내가 없는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나?’

‘아님 둘이 싸웠나?’

혼자 별의별 생각을 다하며 아이들에게 계속 무슨 일인지 물었다.

그랬더니

“아...빠, 아...아..빠가 흑흑... 주...주..죽어...으~~~앙”

“주..죽어....펴...편...지.앙앙앙”

아이들은 울면서 뭐라고 말을 했는데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어 정말 답답하고 가슴은 두망망이질쳤다.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찰나 딸아이가 노란그림이 있는 얇은 책을 들어 올리며 더 큰소리로 울어댔다.

“너 지금 이 책 보고 운거야?”

둘 다 우느라 대답은 못하고 고개만 끄덕거린다.

<노란 우체통>그 책과의 만남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렵게 낳은 외동딸 솜이를 두고 아빠는 떠나야 된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건강하다 장담하던 솜이 아빠는 건강검진 결과에 씌어있는 대장암 판정을 믿지 못한다. 오진일거라 생각하며 이 병원, 저 병원 찾아다니지만 결과는 항상 그대로일 뿐! 그것도 말기. 딸아이에게 비밀로 하고 아빠는 딸과 함께 추억 만들기를 하려고 하지만 딸아이가 그 속을 알 리 없다. 아빠가 보내는 사랑한다는 문자, 지우지 말라고 아빠가 부탁하지만 솜이는 바로 지워버리고 어떻게든  딸과의 추억을 많이 남기려 노력하는 모습에 마음 한켠이 저려온다.

플룻을 하는 솜이가 독일로 연주회를 떠났을 때 아빠는 이 세상을 떠난다. 아빠는 솜이와 엄마를 위해 편지를 준비해 때가 되면 도착하게 하고 솜이는 그제서야 아빠의 깊은 사랑을 느낀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아빠를 떠나보내야 했던 솜이. 아픈 몸을 이끌고 가족들에게 편지를 준비했던 아빠! 아빠는 편지라는 선물을 자신이 죽은 후에도 계속 받아볼 수 있게 했지만 아빠가 죽어간다는 사실도 모른 채 아빠에게 투정만 부렸던 솜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슴이 더 아파지겠지. 

솜이가 커가는 과정을 생각하며 솜이에게 편지를 준비한 아빠는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야 했을까? 어쩌면 솜이에게도 아빠와 헤어질 준비 할 시간을 주는 것이 옳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얇은 저학년 문고지만 이 책을 어린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들도 함께 읽기를 권하고 싶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진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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