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상담센터가 만난 사람들
기적을 부르는 생명의   희망버스를 탑시다 



“기적을 부르는 생명의 희망버스를 탑시다.”

희망버스를 탔습니다. 서울 시청광장 옆 아주 작은 재능노동자들의 투쟁텐트에서 영도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까지 웃음과 기대를 담뿍 담고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식들은 절망이었습니다. 용역깡패들의 패악과 그것을 방관 조장하는 경찰들이 희망버스의 길을 차단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수백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회사가 정리해고를 하니 말입니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정리해고의 미친 칼날을 휘둘렀습니다. 그것을 차마 두 눈 뜨고 볼 수 없어 23년 전에 해고당한 여성이, 김진숙 그 엄숙한 사람이, 수십 년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는 50줄의 사내들의 그들이 일궈온 가족들의 일상을 지키기 위해 벌써 160일 넘게 허공에 매달려 울고 있습니다.

그 울음에 끌린 이들이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안내로 희망버스를 짓고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달려 간 것입니다.
부산에 도착하니 맨 처음 맞는 것은 역시나 경찰이었습니다. 처음 약속한 영도다리도 아니고 봉래시장으로 옮겼지만 경찰이 친 벽은 그대로였습니다. 행진을 하고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 정문으로 가니 경찰이 용역깡패가 구사대가 담장이 용접된 컨테이너가 희망버스로 내온 희망 길을 막고 있었습니다.
그냥 깔깔깔 놀자고, 허공중에 울고 있는 김진숙님이 울음이 아니라 웃음을 나누자고 아이 손잡고 소풍가는 마음으로 온 가족이, 머리 허연 노인들이 아픈 허리 두드리며 간 길인데 도대체 어쩌란 것인지.
속으로 빌었습니다. 명색이 유물론자인 내가 속절없이 “하늘님 하늘님 밧줄 좀 내려 주세요.” “하늘님 하늘님 우리 아이가 김진숙 이모 만나 활짝 웃으며 눈물 흘릴 수 있도록 재크와 콩나무의 그 콩알 하나 내려 주세요.” 순식간에 유물론자를 유신론자로 만드는 저 절망의 바리게이트를 보며 이미 자정도 넘은 시간에 기적을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밧줄은 물론 내려오지 않았고, 콩알도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인도로 올라가 높은 담벼락에 절망하고 있을 때 녹슬고 시멘트 범벅인 철근 사다리가 불쑥 내려왔습니다.
오랜 날 우리 노동자들의 발판으로 땀을 받아먹었을 낡고 늙은 사다리들이 턱턱 내려왔습니다. 그 사다리를 타고 수염허연 노인네들 올라가고 반바지 처녀가 올라가고, 4~5세 아이가 올라가고 올라가서 별이 되고 달이 되고 그들 전체가 빛이 되었습니다.
그만 훌쩍 절망의 벽을 넘어버렸습니다. 기적이 일어 난 것입니다. 하늘도 그 어떤 신도 주지 않는 기적이 노동자들의 땀 찬 사다리가 그 사다리를 타고 시대의 절망을 넘는 남녀노소 아무것도 아닌 이들의 발품 연대가 기적을 만든 것입니다.
그 순간의 감동과 희열은 이런 글로는 0.00001%도 담아 낼 수 없습니다.
2차 희망버스가 출발합니다. 희망버스는 단 한 번의 운행으로 우리 세상 희망을 만드는 구르는 눈덩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두 번째 출발을 합니다. 7월 9일입니다. 절망을 넘어 없는 길을 그 희망 길을 만들어 가는 행복한 버스를 타는 귀한 경험을 원하는 분들은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cafe.daum.net/happylaborworld)’를 방문해서 참가신청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문재훈 소장
서울남부노동상담센터
무료상담문의 02-859-0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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