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대표시인 - 허은숙의 문학산책




라디오금천의 마음의 양식을 담당하는 프로그램 ‘허은숙의 문학산책’은 우리동네 대표시인이란 수식어가 아주 잘 어울리는 은숙씨의 자작시를 매회 낭독하고 있다.

누구나 소녀시절엔 꿈을 꾼다. 설령 그 꿈이 현실에서는 이루지 못할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막연히 동경을 하게 되고 나름대로의 상상의 세계를 구축해간다. 미완의 꿈들은 수많은 책을 통해 완성된 후에 어느 정도 만족을 하면서 성숙한 것 같다는 은숙 씨 

은숙씨는 책을 읽으며 독후감쓰기나 편지쓰기를 좋아했고 결혼하고부터는 ‘시’에 접근하면서 가을이면 곳곳의  백일장대회, 전국주부 편지쓰기대회, 동서문학상 등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글 쓰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면서도 본인이 살아가는 유일한 버팀목이 되곤 한다. 

은숙씨는 우연히 라디오금천을 알게 되었고 문학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해보고 싶은 마음에 그동안 틈틈이 써 온 자작시와 유명시인의 시 한편 그리고 문화와 관련된 소식을 겸해서 알려주고 있다. 문학산책의 차분한 방송을 귀담아 듣는다면 멘트 하나하나가 다 시어로 이루어져서 벌써 많은 고정팬이 생겼다. 


은숙씨는 오랫동안 지역신문기자로 활동을 해왔다. 마당발처럼 여기저기 나다니는 것보다 살금살금 행사장을 찾고 인물들을 찾아내며, 알음알음 아는 사람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주부로 살아오며 시를 쓰고, 지역신문기자로,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것을 눈여겨본 구의회 의원 한 분이 ‘윤명숙의 사랑채’에 소개를 해서 게스트로 출연하게 되었고, 녹음을 마치고 나서 윤명숙 대표에게 ‘라디오 진행을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한 인연을 시작으로 방송을 시작했다.

방송을 할수 있다는 말을 듣고 그날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가슴이 떨렸던 기억을 전하면서 “매너리즘에 빠져 한참동안 글 쓰는 것에 게을러지고 있었고, 감성도 많이 메마르고 책을 읽는 일도 거의 없었죠. 그런데 라디오프로그램 대본을 준비하려면 하루 종일 노트북을 펼쳐놓고 뭔가를 써야만 했습니다. 단순한 글자의 조합이 아니라 글에 색깔을 칠하고 나만의 감성을 입혀야 했죠. 그래야만 한 편의 대본이 완성이 될 수 있죠. 한 편 분량의 대본을 쓰기 위해 다시금 글 속으로 나를 강제하는 일, 다시금 나를 화들짝 일으켜세우는 고통스러운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무엇인가에 몰두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며 라디오 프로그램을 하면서 변화된 점들을 얘기했다. 


그리고 언젠가 녹음을 다 마치고 나서 팟빵과 라디오금천 밴드에 녹음파일을 올리는데 전 회분 파일이 올라갔던 아찔한 에피스도도 있다. 당시 기술을 봐주고 있던 담당 피디가 부랴부랴 라디오 사무실로 다시 가서 상황을 수습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일로 꼽았다.

지난 25화에서는 게스트로 세 사람을 초청해 기타연주를 들려줬는데 스튜디오가 좁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막막했지만 그래도 무사히 진행이 되어서 다행이라면서 라디오금천이 지금의 장소를 벗어나 제대로 시스템이 갖춰진 근사한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하고 싶다는 것과 “스스로에게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방송을 진행해서 명품 DJ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라는 바람을  전했다.


열악한 스튜디오 환경과 주파수도 없고 다소 덜 알려진 팟캐스트 라디오를 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사람이 조종을 하지만 까딱 잘못하면 언제 어느 때 기계가 묘수를 부릴 수도 있는 일이죠. 잘못하면 다시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스스로가 완성도 높은 대본과 함께 매끄러운 진행을 한다면 그것처럼 멋진 일이 어디있을까요, 멋짐 뿜뿜...그게 제가 라디오를 하는 이유입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거나 혹은 잃어버리고 무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산소 같은 프로그램“허은숙의 문학산책” 

단순히 전달 기능이 아니라 내면의 숨죽이고 있던 감성을 일깨워 자신의 존재와 삶의 의미까지 깨닫게 해주는 인문학의 산책, ‘허은숙의 문학산책’ 

삶이 지치고 힘들 때, 누군가와 대화를 하고 싶을 때, 찻잔을 마주할 때, 계절의 변화와 함께 나이듦의 시절들이 속절없이 느껴질 때 ‘허은숙의 문학산책’이 속삭이듯 많은 위로를 해줄 것이다.



김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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