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구 고시원 등 주택이외 거처에 9,106가구 산다
전국 36만가구 중 41%가 고시원, 금천구만 3600가구 이를 듯
종로구 국일고시원 사고 이후 화재안전점검이 대책의 전부
주거복지에 대한 종합적 대책 필요
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11월9일 종로구 국일고시원 화재사고가 발생하고 열악한 주거복지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집걱정없는세상·안전사회시민연대 등 15개 시민단체는 14일 기자회견을 갖고 "사람이 살 수 없는 반지하·고시원·옥탑방에 사람을 살게 한 것이 참사의 근본적인 문제다. 가장 가난하고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을 고시원에 살게 한 것은 바로 국회와 국가"라고 주장했다.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금천구에는 95,331 가구가 있고 이 중 단독주택,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 주택을 제외한 비주거용 건물 내에 1,694가구, 주택이외의 거처에 9,106가구가 살고 있다.
'비주거용 건물 내 주택'이라함은 상가, 학원 등 영업을 목적으로 지은 집 비거주용 건물에 사람이 살되, 그 거주 부분이 주택의 요건(방, 부엌, 독립된 출입구)을 갖추고 있는 경우를 말하며 금천구에는 1,694가구이며 이 중 1,058가구는 1인 가구다
'주택이외의 거처'는 고시원을 비롯해 오피스텔, 호텔·여관 등 숙박업소의 객실, 기숙사 및 특수사회시설, 판잣집, 비닐하우스, 쪽방 등이다. 관내 9,106가구의 중 1인가구는 7,317가구, 2세대가구는 793가구다.
국토교통부가 화재사건 전인 10월24일 발표한 '주택 이외의 거처-주거실태조사 주요결과'에 따르면 전국 주택 이외의 거처에는 369,501가구가 살고 있으며 이 중 고시원과 고시텔에 151,553가구 41%가 거주하고 있다는 것을 바탕으로 추론하면 금천구에는 약 3천6백가구가 고시원이나 고시텔에 살고 있다.
실태조사에서는 고시원과 고시텔에는 미혼인 1인가구의 청년층 위주가 많이 살며 2년 이내 단기 거주형태를 띄고 있으며 숙박업소에는 미혼 및 중장년 1인 남성위주가 많았다고 밝혔다. 고시원은 평균 임대료가 33.4만원, 이용자들의 소득 평균 180만원이었으며 숙박시설의 경우 임대료가 30.6만원에 이용자 평균소득은 134만원이었다.
조사결과 주거복지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이 있는 것을 몰라서’와‘자격기준이 안될 것 같아서'로 나타났다. 가장 필요한 주거복지프로그램으로는 공공임대주택이 15.2%, 필요한 주거복지 프로그램이 없다는 응답이 47.3%로 답해 공공임대주택 정책 외의 지원프로그램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금천주거복지센터에서는 아동이 있는 빈곤가구나 주거급여, 긴급 주거지원 등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다.(상담 855-4522)
화재사건 이후 정부와 금천구 어떤 조치들이 있을까?
서울시는 지난 11월 14일 겨울철 종합대책 ‘2018년 겨울철 종합대책… 화재 예방에 총력’의 대책을 발표하고 고시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내년2월까지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시는 ‘화재와 안전취약시설을 점검하며, 주요 점검사항은 화재경보기, 스프링클러 등 화재관련시설 설치여부 및 작동상태, 건축물 균열 등 상태점검 및 구조적 안전성 판단에 따른 보수보강’을 진행하겠다고 했고, 집행은 구로소방서가 한다. 화재안전시설에 대한 점검은 구로소방서가 지속적으로 진행해왔고 이번 조치로 인해 한번 더 확인하게 된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불안정한 주거의 문제를 지적했지만 대책은 화재예방정책이다.
금천구는 어떤 처방이 있을까? 취재과정에서 구는 주택이외의 거처에 대한 정보나 대책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금천구의 사회복지과는 주거급여만을 관리하고 건축과와 주택과는 건물만 관리한다. 도시안전과에도 이 사고로 나온 대책은 없어보였다. 관내 ‘주택이외의 거처’의 분포가 어떤지, 살고 있는 사람들의 규모가 어떤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장기적 대책으로 어떤 고민을 하는가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해당 부서에서는 유성훈 구청장도 업무지시를 통해 화재 안전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고, 화재관련 시설에 대한 점검 권한은 소방서에 있기에 이중으로 일할 필요도 없다고 하지만 화재안전‘시설’과 ‘건물’이 아닌 사람의 대책이 아쉽다 .
소방서측은 180개의 고시원이 있다고 밝혔다 .
이성호 기자
'금천구 뉴스 > 사회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트남 사람들도 매운 음식 잘 먹어요” - 외국인 주민 김장담그기 행사 참여 소감 인터뷰 (0) | 2018.11.21 |
---|---|
‘처리업무’가 되는 죽음 - 무연고 사망자 장례 현장 (0) | 2018.11.19 |
“긴장하지 말고, 하던 대로만 잘해주세요” 2019 수능 금천고 앞 응원 현장 (0) | 2018.11.15 |
“내년 겨울쯤에...” 박원순 시장 한 달 금천살이 미뤄져 (0) | 2018.11.13 |
11일 독산동 롯데캐슬 앞 6중추돌사고, 50명 부상 (0) | 2018.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