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에 보장된 권리 무시하는 금천경찰서?

금천경찰서 최성영 서장 규탄 기자회견 열려

 

 

919일 오전 10시 금천경찰서 앞에서 지난 7월 부임한 금천경찰서 최성영 서장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금천구 내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로 이루어진 금천지역 민주와 인권을 지키는 사람들’(이하 금천민주인권사람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1인 시위를 탄압하고 이에 대한 항의를 묵살하는 금천경찰서와 최성영 서장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74일 주민 김동흥 씨를 경찰 4명이 달려들어 바닥에 꿇려 강제로 연행한 사건이다. 당시 김 씨는 서울교통네트웍에서 부당해고를 알리며 1인 시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 시위에 혐오 감정을 가진 한 행인이 다가와 김 씨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하며 경찰에 신고했고 김 씨의 아내를 성추행했다. 그러나 출동한 경찰은 정작 가해자인 행인에게는 신원만 파악했고 피해자인 김 씨를 강압적인 방법으로 체포해 논란을 샀다.

 

이후 금천민주인권사람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이 사건을 제소했고 금천경찰서는 인권위의 답변을 토대로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천민주인권사람들은 이런 무성의한 답변이야말로 경찰이 잘못한 일에 책임을 회피하며 구민을 기만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폭력연행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폭력경찰들에게 인권 감수성 교육을 받을 것을 넘어 최성영 서장의 사퇴와 대한민국 경찰 내부의 적폐 인물을 청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날 기자회견 발언자들은 먼저 김 씨를 강제 연행한 경찰의 행동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피해 당사자인 김동흥 씨는 “(시위 당일) 제 아내는 남편이 해고당해서 우리가족이 다 죽게 생겼다고 하소연하고 있었다. 그런데 행인이 빨갱이 소리를 하면서 아내를 추행하고 끌고 다녔다. 이에 피켓을 들고 항의하는데 정작 경찰은 나를 잡아갔다. 이는 헌법에 보장된 1인 시위에 대한 권리를 무참히 짓밟은 것이다. 경찰서장의 사과를 반드시 받아야 되겠다.”고 말했으며 인권운동 네트워크바람 활동가 명숙 씨는 우리나라는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87년 민주화이후 우수한 헌법을 갖게 됐다. 이 헌법에 따르면 집회·시위는 더 이상 허가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인권으로서 행정지원을 받아야하는 권리가 됐다. 김동흥 씨의 1인 시위를 방해한 행인에게 경찰은 이 시위가 헌법상 보장돼 있음을 안내했어야한다. 그랬어야 할 경찰이 도리어 불법폭력으로 진압해놓고 인권위 결과를 보겠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남성노인의 신원을 알 수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성추행을 고소해야하며 폭력진압한 경찰들을 인권위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경찰서 내부에서 자체 징계위를 구성하고 처벌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과거 최성영 서장의 행적도 도마에 올랐다. 20122013년 최 서장은 집회와 시위를 과잉진압해 위법 진압 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을 판결을 받은 적이 있다. 당시 남대문 경찰서 경비과장이었던 최 서장은 서울 대한문 앞 쌍용차 농성장에서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내세워 집회를 해산시키거나 참가자들을 불법적으로 체포했고 이에 법원은 국가와 최 서장이 원고들에게 2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듬해 최 서장은 승진했고 이후로도 충북경찰청 청문감사담당관, 2015년 충북 보은서장, 2016년 서울경찰청 제1기동대장, 2017년 경기 구리서장을 거쳐 201712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경찰인재개발원 운영지원과장 등 고공승진을 계속해 올해 7월 금천 경찰서장으로 부임했다. 이에 이승무 민중당 금천 지역위원장은 예전엔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라고 했으나 이제는 민중의 몽둥이나 마찬가지다. 남대문에서 하던 폭력진압은 금천구에서는 할 수 없으니 직함 떼고 다른 데 가서 하라.” 고 했고 공병권 정의당 금천구 지역위원장도 공권력은 정당하게 집행될 때 따를 수 있는 것인데 어떻게 1인시위하고 있는 사람을 범죄자 잡듯이 할 수 있나. 과잉체포는 불법이고 공권력을 행사한 사람은 책임져야한다. 최성영 서장이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질 때까지 계속 투쟁할 것이라며 최 서장에 대한 규탄 발언을 이어갔다.

 

현 정권을 비판하는 발언도 나왔다. 서다윗 민주노총 남부지구협 위원장은 이게 촛불이 꿈꾼 이후의 시대인지 그 이전 시대인지조차 모르겠다. 우리가 어떤 투쟁을 해야 이런 현실이 바뀔까 싶다. 시위하는 시민에 대해 또 다른 시민이 오해를 하더라도 경찰은 밥줄 끊긴 사람이니 이해하라고, 당연히 나서서 가르치고 안내했어야 하는데 도리어 시위하는 시민을 강제 체포를 했다. 경찰들이 최성영한테 이쁨 받으려고 했나 싶을 정도다. 법이 지켜지지 않는 이런 현실에 적폐가 되살아나고 민주주의는 다시 후퇴하고 있다.”며 나라 전반에 걸쳐 제대로 적폐가 청산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이후 금천민주인권사람들은 최성영 서장의 항의면담을 요청했다. 금천경찰서 측에서는 인권위 답변이 보통 두 달 후에 오고 7월에 제출한 사안은 9월중으로 올 테니 여전히 답변을 받은 이후에 면담을 진행하겠다고 밝혀 금천구 시민들과 추후 더욱 큰 갈등이 발생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박새솜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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