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7일 오전11시 시흥4동 주민센터 맞은편에 위치한 동네부엌 ‘활짝’.
이 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반찬나눔을 하기 전날부터 정신없이 바쁘다. 나눔하기 전날에 시장을 보고 열무 5박스, 얼갈이 5박스, 총 40kg의 야채를 다듬었다. 봉사하는 날 아침 일찍부터 양념을 만들고 야채를 데치고 버무린다. 오늘은 얼갈이 배추무침이다. 버무린 야채를 1가구당 1팩씩 총 120팩을 포장했다.
‘코로나19 극복! 홀몸어르신 영양공급프로젝트’로 총 4군데의 단체가 함께 봉사하고 있다. 오늘은 3회차로 독산3동과 독산2동에 계신 120여명의 홀몸어르신들 찾아뵙는다. 살구여성회에서는 견과류멸치볶음을 준비하고 새바람봉사단에서는 짜장을,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얼갈이배추무침을 준비했다. 이렇게 각자의 단체에서 준비한 반찬은 오후 1시 독산3동 주민센터로 모였다. 이 곳에서 어르신들께 전달될 반찬 3가지를 수량만큼 담는 작업이 있었다. 오늘은 7명의 독산3동 통통나래단원들이 48가구에 반찬을 전달하게 된다. 어르신들께 배달될 멸치볶음과 얼갈이배추무침은 도착했는데 짜장이 오지 않는다. 20여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데 알고 보니 짜장 포장하는 팩을 압축하는 기계가 갑자기 고장나서 영등포까지 고치러 갔다왔다고 한다. 40여분 후 짜장까지 도착하자 봉사자들의 손이 더욱 분주해진다.
독산3동의 통통나래단을 보내고 반찬봉사를 하는 봉사자들은 절반의 반찬을 가지고 독산2동 주민센터로 이동한다. 독산2동에 도착하니 5명의 통통나래단원들이 기다리고 있다. 반찬 3가지를 각자 가져온 캐리어에 수량만큼 담고 60여명의 어르신들께 배달을 나갔다.
봉사자들은 3월13일부터 오늘까지 매주 1회 가산동, 독산1~3동과 새바람봉사단 지원대상 어르신 300여가구 이상에 반찬을 전달했다. 앞으로 4월 10일 이전까지 독산4동과 시흥1~5동의 어르신들께도 반찬나눔을 할 예정이다. 초반에는 참여단체의 기부로 이루어졌으나 현재는 뜻을 같이 하는 14개 단체에서 190만원, 개인 14명에서 88만원의 후원금으을 보내왔다. 예정대로 반찬나눔을 하려면 최소 62만원이 더 필요하다.
건강한농부 사회적협동조합 김선정 대표는 “코로나19로 어르신들의 식사가 걱정이 되어 우리는 긴급하게 나눔을 하게 됐다. 우리 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후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주민들이 지혜를 모아서 좋은 일들을 하고 그것들을 확산시킬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하게 됐다. 어르신들께 직접 배달해주시는 통통나래단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앞으로 더 많은 주민들이 함께 각자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서 나눔을 하면 좋겠다.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 재난기금이니까 구청에서도 그 기금을 반찬나눔에 쓸 수 있으면 좋겠고 부족한 기금은 기업에서 후원을 해주시면 고마울 것 같다. 집에 계신 어르신들이 다른 것보다도 반찬 나눔을 가장 좋아하신다고 하니까 이런 나눔이 계속 되면 좋겠다. 코로나19 확산 염려가 있으니 모여서 반찬을 만드는 봉사보다도 현재 금천구관내에서 반찬을 취급하는 소상공인들이 반찬을 만들고 각 동에 배부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좋다고 본다. 우리 주민들끼리 할 때는 적은 예산으로 하려니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했지만 구청에서 나서준다면 더 많은 재정으로 안정적으로 봉사할 수 있을 것 같다. 평소보다는 저렴하게 반찬을 제공하되 수익이 나게 해준다면 소상공인도 살리고 어르신들의 건강도 챙기는 좋은 사업이 될 것이다.”라고 활동소감을 전해왔다.
반찬나눔을 함께 한 살구여성회 박양희 회장님은 “제가 살고 있는 독산3동에 반찬 나눔을 하게 되어 오늘 더 감사한 마음입니다. 하루 반찬 나눔을 하는데 최소 60만원이 필요하다. 무슨 일을 하든 예산이 가장 중요한 문제다. 살구여성회에서 제공하는 멸치볶음에 들어가는 멸치값만 해도 한 번에 12만원이고, 견과류까지 하면 20만원 정도가 든다. 지금은 지역주민들의 후원금으로 지탱해왔지만 앞으로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주1회 2개의 동에 전달하면 금천구 관내 한 바퀴 도는데 5주가 걸린다. 어르신들이 반찬을 받고 나서 많이들 좋아하신다고 들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될수록 어르신들의 건강이 걱정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구청의 예산지원이고 두 번째로 필요한 부분은 동네의 공유부엌에서 반찬 만드는 것에 동참해주는 것이다.”라고 구청의 예산지원을 호소했다.
매회 반찬 나눔을 다니시면서 소식통 역할을 하고 계시는 민상호 선생님은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거리를 둔다는 것이 중산층에게는 ‘휴식’의 시간이지만 취약계층에게는 ‘사회적 고립’이라고들 한다. 코로나19로 움츠러든 마음을 민간에서 녹이기 시작했고 캠페인 형식의 나눔의 모델을 주민이 만들었으니 앞으로는 안정된 재정과 탄탄한 행정력으로 구청에서 앞장서서 하면 좋겠다. 구청에서 요청하면 나눔을 먼저 했던 주민들은 달려갈 것이다. 구청 어르신장애인과에 가서 반찬나눔에 필요한 예산지원을 요청을 드렸더니 용도에 맞는 재난기금이 없고 부서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지원할 수 없다고 했다. 구청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니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면 좋겠다. 구청이 주민들의 필요에 더욱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조혜진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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