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 혁신학교가 지정된지 한 학기를 마치고 이제 2학기를 시작했다. 서울형 혁신학교로 지정된 한울중학교를 찾았다. 김태빈 교장은 올해 3월 1일 한울중학교로 부임했다.  김 교장은 전임교장과 교사들이 세운 ‘혁신학교 운영 계획서’를 고치지 않고 그대로 이어서 혁신학교 실험을 하고 있다.

한울중은 다양한 체험활동과 자치활동을 한다. 독서력을 높이기 위해서 3월에는 북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전교생이 대형 서점에 가서 책을 직접 골라 사고, 비용은 학교에서 부담하고, 구입한 책은 서로 돌려읽는 행사를 개최했다. 또한 한울인은 졸업 전에 10대 협력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관악산 정상에서 사진 찍고 제출하고, 3년간 권장도서를 100권 읽고, 50km 도보 체험을 하고, 여행 등을 다녀와야 한다.

학생회 자치활동도 말로만 하는것이 아니라 예산을 배정하고 학생 임원 수련회 등을 통해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그래서 혁신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학생들은 수업이 모둠형태로 진행되고 무엇보다도 자치활동 시간이 늘어나고, 동아리 활동에 지원금도 나와서 좋다고 한다. 무엇보다 목요일에 5교시 수업 하는 것을 제일 좋아 한다. 학생들은 일찍 귀가 해서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도록 하고, 그 시간에 교사들은 공개수업을 통해 수업혁신을 위한 활동을 한다. 

  종업식과 개학식도 색 다르다. 보통은 교장, 교사들의 ‘말씀’ 위주로 딱딱한 행사이기 십상인데 한울중은 학생들이 직접 한 학기 생활을 UCC로 만들어서 상영하고, 학생과 교사, 교장의 짧막한 영상자료를 상영하는 것으로 종업식을 대신 했다. 8월 22일 개학에는 모든 교사들이 사탕과 초코렛을 준비해서 학생들을 맞이하고 청소를 하는 것으로 한 학기를 시작 했다.

학생,학부모,교사 모두 행복한 학교
입시위주의 경쟁교육, 비정상적인 공교육을 개혁하는 대안으로 제시 된 것이 서울형 혁신학교다. 경기도 혁신학교는 많은 사례가 있지만 서울형 혁신학교는 아직 없다.서울형 혁신학교를 한마디로 말하면 무엇일까 ?
 남경운 혁신부장은 ‘학생들이 즐겁게 학교와서 잘 배우고, 부모도 믿고 맡길 수 있고 교사도 아이들 가르치면서 행복하고 지역과 소통하면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학교’라고 한다. 김태빈 교장은 ‘‘혁신학교는 중점학교 처럼 몇가지 눈에 띄는 것을 실천하는게 아니다. 교사, 학생 학부모의 자발성을 끌어 내고, 학생들과 동떨어진 행사는 없애고 바람직 하지 않았던 학교를 정상화 하는’ 것이라 강조 했다.

교장, 민주적 리더쉽 중요
혁신학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남경운 혁신부장은 첫째가 학교의 민주적인 운영이고 두 번째가 수업개선이란다.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하면, 선생님들도 자발적으로 수업을 개선할 수 있다고. 그러나 그간 권위주의 질서에서 교사들도 민주적으로 훈련이 돼있지 않아 무척 힘들었단다.
“회의도 길어지고, 교사들 사이에서 의견 조율이 안돼 무척 힘들었는데 교장선생님이 어느 편도 들지 않고, 잘 조율해서 큰 힘이 되었다”며 교장의 민주적 리더쉽을 강조한다. 두 번째는 수업개선이다. 학생들은 의욕만 앞선다고 교사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 교사들도 공개수업을 통해 수업을 개선한다고 하는데 서투르고 힘들었지만, 한 학기를 보내고 평가결과는 희망적이다”

혁신학교, 교사들이 밤늦게 까지 일하지 않나?

혁신학교에 대한 우려와 소문이 있다. 교사들이 회의하고, 수업준비 하느라 늦게까지 일한다는 것도 그 중 하나다. 늦게까지 일하지 않냐는 기자 질문에 김태빈 교장은 펄쩍 뛴다.
“평교사들은 보통 4시30분에 퇴근한다. 남아서 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혁신학교 준비할 때, 새로운 것을 준비해야 하니까 늦게까지 일했지만, 학기가 시작이 되면서부터 정상적으로 출퇴근 하고 있다. 보통 부장 교사들이 학기 초에 행사를 준비하느라 좀 늦긴 한다.”
혁신학교는 교사들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보조원을 고용해서 업무를 분담 하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잡무를 줄이고 전시성 행사를 정리해서 업무 과부하는 없다고 한다. 한울중학교 1학기 점검 설문에 응답한 교사 24명 중 20명이 업무가 오히려 줄었다고 응답했다.

혁신학교중 일부가 과거처럼 전시성 행사를 하는 등의 우려가 있지만, 한울중학교는 교장, 교사가 모두 공교육을 정상화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제 혁신학교 첫해의 한학기가 지나고 2학기를 맞이하는 만큼 2학기에는 좀더 수업개선에 힘을 쓰고, 1학기에 소홀히 했던 한울인 도전 10대 협력과제도 하고, 수업도 학부모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모쪼록 한울중이 배움과 돌봄이 있는 서울형 혁신학교의 모범을 만드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2학기 개학식 날, 선생님들이 초콜릿을 나눠주고있다.>

최석희 기자
21kdlp@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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