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투표했다

장애인 투표활동보조 현장을 가다

투표가 한창인 4월 11일 휄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차량으로 쉴새 없이 금천구를 누비는 사람들을 만났다.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나 노인들은 투표하러 가기가 쉽지 않다. 몸도 불편하고 교통편도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 ‘장애인 투표활동 보조인 지원’이 실시되고 있다. 금천구 선거관리위원회도 지원제도를 알리는 것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오후 3시경에 만난 활동보조인은 ‘금천 그린 장애인 자립 생활센터’ 이완범 소장이다. 그 외 이정학, 김영섭씨도 함께 도와주고 있었다.

아침부터 식사시간 40분을 빼고는 빠듯하게 돌아다녔지만 8명의 신청자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했다.이완범 소장은 “거동이 불편하신 분이라서 비장애인들처럼 빨리빨리 하기가 어렵다. 한분에 1시간을 잡아야 한다. 도착하면 바로 승차하는 것이 아니라 외출준비 하는 것부터 함께 도와줘야 한다. 방금 전에 갔던 80대 노인분은 2층에 살고 계시다보니 2명의 건장한 사람들이 이분을 1층까지 모셔 오니라 진땀을 뺐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이 장애인 투표활동보조인 지원을 하기 시작한 것은 5년 전부터다. 당시 장애인 등 편의시설 조사 차원으로 투표소들을 확인했었다. 그 결과 장애인들의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는 것을 발견했다. 심지어 2층에 투표소를 설치하고 장애인이 오면 들거나, 업어서 데리고 들어가는 발상을 하곤 했다. “아무리 중증 장애인이라고 해도 업혀서 투표장에 들어가는 것은 싫어한다. 그런 도움들은 장애인도 원하지 않는다. 누구나 편하게 투표할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때 요구한 것이 투표장을 1층에 설치해 줄 것이었으나 여건상 잘되지 않았다. 그래서 장애인 단체들이 우선적으로 시작해보다 하다보니 이제는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조금씩 도와주게 됐다.

함께 보조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정학씨는 “올리고, 일으키는 것도 힘들다. 자기 몸을 잘

가눌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잘못해서 안전사고라도 날수도 있어 더 부담이 됐다”고 이야기 했다.

또 다른 보조인 김영섭씨는 “해보니까 장애인분들의 표정이 보인다. 투표를 하고싶은데 못하는 것과 하기 싫어서 안하는 것은 대번에 다르다. 우리가 가면 포기하고 있던 표정이 대번에 바뀐다. “나도 투표했어”,“나도 이 사람 찍었다”등으로 대화에 참여할 수 있어 좋다고이야기 하기 한다"고 밝혔다.

이완범 소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와 지원을 요구했다. “차량1대에 3명이 움직인다. 가산동부터 시흥5동까지 전 구간을 누비고 있다. 지원 요청 전화를 받는 사람도 있어야하고 여성의 손길이 필요하다. 인력에 대한 추가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하다 못해 오전과 오후에 교대할수 있는 사람은 있어야 하는데 선거관리위원회의 적극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서운하다”고 답했다. 덧붙여 "투표소의 2cm의 작은 턱도 장애인들에게 넘기 힘든 벽이 된다. 전동스쿠터가 넘지 못하는 곳도 많다. 투표소를 만들때 그런 점을 꼭 감안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원을 신청한 장애인을 태우러 가고 있다>

<투표보조인과 함께 탑동초등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 들어서고 있다.>  

 

<시흥4동 신흥초등학교에 설치된 투표소 입구 계단. 휄체어 장애인들이 접근할수 있는 경사로 등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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