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사춘기 아이와 엄마의 '이해'에 대한 이야기이다. 직장일과 육아를 병행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엄마 버나뎃은 점점 지쳐가며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 하고, 어쩔 수 없이 아들 셋 중에 장남인 패트릭에게 동생들 돌보는 일과 집안일을 부탁하게 되고, 엄마의 잔소리를 귀찮아하는 12살 사춘기 패트릭은 힘들어 하게 된다.

   이 책은 엄마와 아들의 입장이 한장씩 교차되어 쓰여져 두 주인공의 상황과 맘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노트북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버나뎃은 휴식이 필요함을 느끼고 찾아간 죽은 어머니의 집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아침에 눈을 떠보니 돌아가신 어머니가 아침을 준비하고 계시고, 자신은 12살 어린시절로 돌아가 있음을 알게된다.

 당황함을 느끼지만 아이들이 궁금하여 아들 패트릭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다니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나도 어린시절로 돌아가 지금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학교에 같이 다니면 얼마나 재미있고 스릴 넘칠까 하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났다.

 한편, 엄마가 사라진 집에서는 엄마대신 모든 집안일을 하게 된 패트릭은 점점 지쳐가게 된다.  왠지 통쾌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대목이다. '엄마의 소중함을 가족들이 알게 되겠지'하는 대리만족감을 느꼈다.

힘들어 하고 있는 패트릭은 어느 날, 엄마에게서 이메일을 받는다. 엄마를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구스베리 나무와 5월 1일 전야의 불꽃을 이용해  영혼케이크를 만들어 먹는 것 등(이 방법은 아일랜드 전통의식이다.  버나뎃의 엄마는 아일랜드에서 이주해 온 사람이다.)의 이유로 엄마는 재료준비를 부탁한다.이해는 되지 않지만 엄마가 돌아올 수 있다는 하나의 희망으로 패트릭은 열심히 준비해 주고, 엄마는 결국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내용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엄마일까? 만약 내가 사라지면 우리 아이들은 어떤 생각과 행동들을 할까?..를 생각하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엉망인 집과 맨날 울면서 지낼 아이들의 모습이 상상되면서 그런 일이 생기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왠지 그럴거라는, 아이들이 간절히 나를 원할 것이라는 나 혼자 만의 위로를 해 보았다.

이 책의 내용은 엄마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된다.

버나뎃이 12살에서 현실로 돌아가게 될 때, 돌아가셨다 다시 돌아온 버나뎃의 엄마는 다시 사라지게 됨을 안 버나뎃은 갈등을 하게 된다.  그런 버나뎃을 안아주며 엄마가 하신 말씀은   "죽음이 딸과 엄마사이를 갈라 놓을 수 있을 것 같니?  네가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 속에 내가 있는거다" 왠지 찡하고 가슴 아픈 말이었다. 

나의 엄마도 이런 마음이었으리라...내가 아이들에게 온갖 사랑을 쏟듯이...

새삼 엄마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을 느끼며, 살아 계실때 한번이라도 더 찾아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주인공 패트릭의 갈등과 힘듦을 읽으면서, 요즘같이 할 일이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도 좀 더 많이 마음을 들여다 보고, 보듬어 주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박정남

* 은행나무도서관 책이야기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읽고 올린 글입니다. 

 

 

우리는 매년 양력 2월14일을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렛과 꽃을 선물하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발렌타인데이로 기억하고 상술인 것을 알면서도 축제처럼 그 날을 기념한다.
그러나 우리에게 2월14일은 또다른 의미로 기억되어야할 날이다.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 역에서 우리나라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독립의 의지를 밝혔던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기도 하다.

  김흥식 작가가 쓴 <안중근 재판정 참관기>는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체포된 뒤 1910년 2월 7일부터 2월 14일 마지막 사형선고를 받을 때까지의 일주일동안 있었던 재판정 모습을 재현한 책이다.
첫 번째 공판에서 여섯 번째 공판까지 재판정 안에서의 나눈 변론을 통해 우리는 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안중근은 천석꾼의 양반집 아들로 태어나 호의호식하며 주어진 삶에 안주할 수도 있었으나 을사늑약, 정

미 7조약 체결로 인하여 나라가 일제의 손아귀에 넘어가는 것을 지켜만 볼 수 없어 만주로 향한다.

  단지동맹을 통하여 독립의 의지를 더욱 굳건히 하고 연설 등을 통하여 사람들을 개몽하였으며 학교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이토 히로부미가 일본을 떠나 만주를 순시하기 위해 온다는 사실을 접한 안중근은 우덕순,조도선,유동하와 함께 거사를 준비하고 하얼빈역에서 그 뜻을 이루게 된다.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안중근 의사는 이토를 죽인 것은 한국의 의병 참모중장 자격으로 하얼빈역에서 독립전쟁을 일으켜 이토를 죽인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살인이 아님을 밝히고 전쟁포로로서 정당한 재판을 받도록 해 줄 것을 주장하였으나 재판장과 검사 그리고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일본인으로 구성된 재판의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라는 어머니의 편지를 받은 안중근 의사는 항소마저 포기하고 사형집행이 있는 그 날까지 뤼순 감옥에서 <안응칠역사>와 <동양평화론>을 집필하여 하얼빈 의거의 정당성을 밝히고자 하였다.

  1910년 2월 14일 사형선고를 받고 3월 26일 뤼순감옥에서 사형되었을 때의 그의 나이 서른 한 살, 원대한 야망을 가지고 그 꿈을 펼쳐야 할 꽃다운 나이에 자신의 목숨을 걸고 위기의 나라를 구하고자 한 그의 큰 뜻을 평범한 나로써는 도저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서 ‘오늘은 어제 죽은 이들이 그토록 바라던 내일이다’는 말을 떠올려 보며 오늘을 어떻게 살지 다시 생각해 본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유문주


수레바퀴아래서 /헤르만 헤세 지음 / 민음사

유명한 책이지요? 다시 읽으니,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들이 보였다. 부모의 입장에서 자기개발에 매진하며, 주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소년의 힘들고 위태위태하고 불안한 성장 모습이 내내 조마조마해보였다.  

 한편 주위 어른 중에 역할 모델이 있었나? 이끌어주는 이가 있었나? 계속 기억을 되살리며 읽었었지만  끝까지 없었다. (읽어 가면서 처음 읽듯이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내를 잃은 주인공의 아버지는 돈이 좀 있는 권위적이고 통속적인 아버지로 아들이 총명하다는 주목을 받고 주위의 칭찬을 받자 아들을 자신의 자랑으로 여긴다. 
신학교 입학의 가능성을 추천받은 소년은 즐거운 일상과 이별하고, 꽉 짜여진 하루의 일상에 맞추어 얼굴이 헬쑥하도록 공부에 열중하며, 자신이 주위의 친구들과 다르고 우월하다는 생각을 키워간다 

 어릴 때부터 예뻐해주던 구둣방 아저씨는 헬쑥해지는 소년을 걱정하며 햇볕도 보고 산책도 하는게 좋겠다며 걱정하지만 소년은 무시한다. 
 신학교에 입학한 소년은 다시 학업을 위해 필요한 공부에 매진하며 휴식을 잃어버린다. 입학 후에 생활은 소년들의 심한 장난기나 끼리끼리 모이고 속임이 난무하는 학교 생활에 지쳐가며, 학업에 흥미를 잃는다. 

우연히 친하게 된 친구는 신학교를 비판하고 우습게 여기며, 자퇴를 하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문학적 감성이 풍부한 소년은 신학공부에 뜻이 사라지고 학업은 더욱 게을리해, 학교에서 경고를 받고 병을 얻게되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몸이 회복된 소년은 낚시에 전념을 하던 중, 자식을 이해못하는 아버지는 소년을 기계공이 되도록하고, 거역하지 못하는 어린 소년은 자신의 그간 건방졌으미 부끄럽고, 삶의 방향을 잃은 소년은 친구들과 어울려 주말을 보낸 후 강물에 빠진채 발견된다. 

어린 소년이 어른들의 몰이해 속에 그의 성향을 제대로 이해받지도 못하고 무심한 어른들의 부추김대로, 자신의 성향도 모른채 총명하다는 이유로 자신에 맞지않는 부분을 선택했다가 몰락하는 모습이 많이 안타깝고 어른들의 책임이 무겁게 다가왔다. 
다시 한 번 아이들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한 책이었다. 전적으로 엄마의 시선으로 작품을 본 느낌이다.


초강력 아빠 팬티
타이- 마르크 르탄 글. 바루 그림
‘우리 아빠는 날마다 팬티만 입고 다닙니다. 아빠는 프로레슬링 선수거든요.’ 아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영웅 같은 아빠의 모습을 보다보면 따뜻한 웃음이 나오는 책이에요. 물질이 아니더라도 사랑할 수 있는 또 다른 어떤 것을 느껴보면 좋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기를 권합니다.  








배고픈 여우 콘라트
크리스티안 두다 글. 율리아 프리제그림 
엄마오리를 잡아먹으려다 얼떨결에 오리알에서 깨어난 아기오리의 아빠가 된 배고픈 여우 콘라트와 아기오리 로렌츠가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입니다. 배고픔을 참아가며 오리를 보살피는 콘라트를 보다 보면 가슴으로 아이를 낳는다는 어른들의 말이 생각나는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손도끼
 게리 폴슨 지음.  김민석 옮김
부모님의 이혼으로 양쪽 부모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살게 된 브라이언이 아빠에게 가던 중 경비행기가 깊은 숲 속에 불시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문명과 떨어진 곳에서 엄마한테 받은 손도끼를 가지고 원시생활을 하면서 성장해가는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책입니다.






*은행이는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의 책읽는 어른모임 ‘함박웃음’에서 함께 책을 읽고 올린 글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