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책과 신문을 읽어야 하는 ‘진짜’ 이유

필자가 쓴 책들 중에는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이라는 책이 있다. 어렵다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 쓴 책인데, 10년 동안 틈틈이 인터넷으로 자본론 학습모임을 운영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담아 놓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을 보면 필자는 솔직히 약이 오른다. 필자가 10년을 개고생해서 써 놓은 내용을 하루 이틀 만에 이해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책 읽기라는 것은 사실 이런 것이다. 여러분은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이라는 책을 읽음으로써 필자의 10년 노하우를 하루 이틀 만에 쏙 빨아먹을 수 있다. 만약 여러분이 인류의 고전으로 불리는 명작들 100권을 읽는다면 여러분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훌륭한 고전들은 그 글을 쓴 천재의 평생의 노하우가 담겨 있다. 사람의 평균 수명을 60세로 잡고, 여러분이 읽는 고전을 쓴 천재의 인생을 대략 일반인의 세 배의 가치로 계산한다면, 60 곱하기 3은 180년이 나온다. 한 권에 180년의 노력이 들어있는 고전을 100권을 읽는다면 여러분의 인생은 180년 곱하기 100, 그러니까 1만8천년으로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 이것보다 더 수지맞는 장사가 또 있을까? 필자는 아직까지 이것보다 더 수지맞는 장사를 본 적이 없다.

한편 고전읽기만큼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갈 만큼 수지맞는 장사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신문’ 읽기다. 하나 사는데 천원도 하지 않는 그 종이뭉치가 뭐 그리 수지맞는 장사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한 달에 1만5천원만 내면 매일매일 집으로 배달되는 그 종이뭉치가 뭐 그리 중요하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신문이라는 것은 엄청난 것이다. 잘 알다시피 하루치 신문기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문사에 소속된 수백 명의 기자들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취재원을 찾아다니면서 정보를 캐고 다닌다. 이렇게 취합된 정보들은 간결하고 읽기 편한 기사로 정리되어 신문사의 편집부로 전송된다. 그리고 이 중요한 정보들은 노련한 편집기자들에 의해 지면에 최적의 방식으로 배치된다. 이 엄선된 고급 정보들이 매일매일 여러분의 집 앞으로 배달되는 것이다.

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수백 명의 전문직 기자들이 하루 종일 뛰어다니면서 모은 중요한 정보들을 한 눈에 읽고 있는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그 기사 내용 중 하나라도 직접 취재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려 한다면 여러분의 하루를 쓰는 것으로는 어림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여러분이 들고 있는 신문에는 수백 명의 뛰어난 기자들이 모은 고급 정보가 지면에 잘 정돈되어 제공되고 있다. 여러분이 신문을 읽는다는 것은 수백 명의 정보원을 거느리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필자는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여러분의 앞에 남은 긴 인생의 경로를 생각했을 때, 단순히 취업준비를 위해 영어단어 하나 더 외우고 상식문제를 하나 더 푸는 것보다는, 좋은 고전을 읽고 매일매일 신문을 읽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다.

임승수 (38세, 독산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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