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4동 에너지 자립 마을만들기

전등 대신 촛불을 켜다

전등이 모두 꺼진 후 촛불이 하나 둘 켜지면서 어둠을 밝혔다.

‘에너지의 날’인 8월 22일 저녁 저탄소 에너지 마을 만들기를 하고 있는 시흥4동 주민센터 앞마당에서 ‘환경정의’ 주최로 ‘제3회 에코파티(Eco-Party)’가 열렸다.

6월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열리고 있는데 이날도 아이들과 부모를 비롯한 주민 40여명이 모여 에너지 절약 파티를 즐겼다. 강구덕 구의원도 참석해 에너지 절약의 목소리를 더했다.

넓지 않은 주민센터 앞마당에는 자전거 패달을 돌려 전기를 만드는 체험장과 에너지 절약실천 가정 현황 그래프, 친환경 자연바람을 만드는 부채 판매대 등이 자리잡았다. 또한 에너지 골든벨 게임을 위한 영상막이 세워져 있었다.

그 중 자전거 패달 체험장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아이들은 자전거 패달을 밟아 발생한 전기로 빙수 기계를 돌려 팥빙수를 만들었다.

열심히 패달을 밟아 얼음을 갈아서 팥빙수를 만든 나영석(12)군은 “이렇게 에너지 만들기가 힘든 줄 몰랐다. 에너지를 아껴써야겠다”며 직접 만든 팥빙수를 먹으며 즐거워했다.

골든벨 게임은 아이들 부문과 엄마아빠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평소에 무심하게 지나쳤던 에너지 관련 문제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아이들 부문에서 골든벨을 울린 김도혜(13)양은 “찍신이다. 대부분 찍어서 정답을 맞혔다”며 웃더니 “우승해서 기쁘다. 마지막까지 경쟁한 2학년 후배에게 미안하다.”고 소감을 전하며 좋아했다.

엄마아빠 부문에서 우승한 한미영(41)씨는 “전기를 아끼자는 취지가 좋아서 나왔는데 선물까지 받아서 행복하다”며 우승 상품인 잡곡을 들어보였다. 덧붙여 한씨는 “시흥4동은 정이 많은 동네다. 전기를 아껴서 자연친화적인 동네로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골든벨 게임이 끝난 후 전등을 소등한 채 촛불을 켜놓고 마당에 둘러앉아 에너지 이야기를 나눈 2부 행사 때 8월이 생일인 아이와 어른이 주민들의 축하를 받으며 떡을 나누었다.

‘환경정의’ 정우정 활동가는 “하반기에는 주민들 대상으로 에너지 학교를 열 계획이며, 내년에는 재생에너지 건물을 만들 예정이다.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지만 더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면 좋겠다”며 동네 곳곳으로 확산되기를 바랐다.

실생활과 뗄 수 없는 것이 에너지다. 특히, 도시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미래를 위해 에너지 절약은 선택이 아닌 반드시 해야하는 과제다.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저탄소 에너지 마을을 만들기 위한 시흥4동 주민과 ‘환경정의’ 활동가들의 노력이 소중하며, 더 많은 사람과 동네로 확대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금천구 시흥4동(신흥초등학교 인근 지역)과 동작구 성대골(상도3,4동 일대)을 ‘*에너지 자립 시범마을’로 선정하여 현재의 50%수준까지 에너지 자립을 달성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에 따르면 “선정된 ‘에너지 자립 마을’은 최근 2년 대비 사용량의 50%까지 줄인다는 목표 아래, 에너지 자립단계를 1단계 불필요한 전기코드 뽑기, 겨울 내복 착용 등 최대한 아끼는 ‘절약 실천 활동’→ 2단계 단열개선․LED조명교체 등으로 새는 열과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에너지이용 효율화’→ 3단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로 진행하게 된다”고 한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 이인근 녹색에너지과장은 “시흥4동 주민들이 열심히 하고 있어서 선정이 됐는데, 이번 사업을 통해 현재 전국 가정․상업부문의 에너지 소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에 ‘도시형 에너지 자립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자립마을’이란

마을 단위 주민들의 자발적 절약․실천 활동을 벌여 에너지 자립도가 높은 마을공동체를 말한다.

 어린이가 자전거 패달을 돌려 발생한 전기로 빙수를 만들고 있다.

 전등을 소등한 채 촛불을 켠 참가자릉

에너지 골든벨을 하는 어린이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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