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금요일, 남문시장에도 불이

남문시장 야시장 축제 열려

늦가을로 접어든 불타는 금요일 저녁 남문시장에는 야시장 축제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남문시장은 11월 9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8, 90년대의 추억을 되살리며, “BACK TO THE 8090"이라는 주제로 야시장을 개장했다.

시장입구에는 상인들의 생활상을 담은 사진 전시를 했는데, 남문시장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시장을 지나면 각 종 체험마당 부스가 자리 잡았다. 와이어공예를 하고, 바리스타 체험을 하는 곳에도 남녀노소 불문하고 참가자가 많았으며, 꿈지락사업단에서 판매하는 솜사탕 부스 앞에는 아이들이 10m이상 줄을 서는 모습도 보였다. 옛날 시장 한 구석에서 돌렸던 돌림판이나 뽑기 등도 옛 추억을 떠오르게 했다. 80년대 교복을 입은 여학생은 사진기를 들고 다니며, 추억의 사진을 찍어줬다.

시장 중앙에서는 상인들로 구성된 시장가인, 시장기인, 남문밴드 등 공연팀이 흥겨운 공연들을 펼쳤다. 8, 90년대에 유행했던 폭탄가발을 뒤집어 쓴 DJ가 등장해 이목을 끌었으며, 옛 노래가 흘러나오자 사람들은 발장단을 맞추며 흥얼거렸다. 약 5개월여 동안 손발을 맞추며, 준비를 한 남문댄스팀의 발랄한 스윙댄스는 구경꾼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남문밴드도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을 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공연장 옆으로는 다양한 먹거리 장터가 펼쳐졌다.

국수, 족발, 순대, 닭강정 등 먹거리들의 착한(?)가격 때문인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줄을 섰다. 특히, 바삭바삭 튀긴 치킨은 옛날 시골 오일장에서 사먹었던 그 맛 그대로였다.

좁은 시장 골목은 말 그대로 불야성을 이뤘다.

시흥동에서 왔다는 김태이(40대 후반)씨는 “야시장이 열린다고 해서 나왔는데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다. 옛날 생각도 나고 재미있다”며 “다른 재래시장에서도 가끔 이런 행사를 하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야시장은 남문시장의 '문전성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신나는 문화학교 자바르떼'가 기획했다. 이날 야시장 개장을 위해 남문시장 120여개 점포 상인들이 가게 문을 닫고 참여했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이 골목 생계까지 위협하는 지금, 시장 상인들이 주민과 소통하고, 주민에게 활력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재래시장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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