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다리’ 명칭 공식 지정

42년 전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전태일 열사의 분신장소를 ‘전태일다리’라고 공식적으로 부를 수 있게 됐다.

전태일재단은 11월 1일 오후 청계천6가 버들다리 전태일 열사 흉상 앞에서 ‘전태일다리 명명식’을 열었다.

전태일은 1960년대 후반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하면서 봉제공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알게 됐다.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투쟁했던 전태일은 1970년 11월 13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자신이 일하는 평화시장 앞에서 분신했다. 전태일에 관한 얘기는 도서《전태일 평전》이나 영화《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을 통해서도 많이 알려졌다.

청계천이 복원되자 전태일재단은 전태일의 분신 장소를 기념하고,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서울시에 ‘전태일다리’ 명칭 지정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전태일재단이 ‘전태일다리’ 이름 짓기 범국민캠페인 등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2012년 8월 서울시 지명위원회에서 버들다리와 ‘전태일다리’ 병행 표기를 결정했다.

‘전태일다리 명명식’에서 전태일재단 조헌정 이사장은 “역사적인 이 자리가 ‘전태일다리’로 불리게 돼 참으로 기쁘다”고 감회를 밝히며,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향해 하나 되는 소통의 다리가 되고, 그의 못다 한 ‘덩이’를 함께 굴리기를 다짐하는 연대의 다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박원순 시장은 축사에서 “전태일 열사의 호소가 사라진 얘기가 아니다. 열사의 정신을 이어받아야 할 일이 아직 많다”고 지적하며, “시 공무원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고 있다. 열사의 꿈을 현실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정의헌 부위원장과 한국노총 김동만 부위원장도 한 목소리로 “열사의 뜻을 가슴에 새겨 노동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명명식에는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 의원(민주통합당)과,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배은심 회장, 박원순 서울시장,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선후보,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후보,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10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특히, 대한문 앞에서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을 위해 23일째 단식 중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우 지부장이 참석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11월 1일 ‘전태일다리’ 명명식에서 “함께 살자”고 호소하는 쌍용자동차 김정우 지부장

최복열 기자

90by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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