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6일 가산종합사회복지관 식당. 

중국어와 베트남어, 한국어가 난무한 가운데 요리가 한창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산종합사회복지관 내 금천외국인근로자센터(이하 외국인지원센터)가 개최하고 있는 ‘외국인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퓨전요리교실’이다. 포털 ‘다음’의 파워블로그 ‘행복한 요리사’가 진행을 맡고 있다. 

본 기자도 요리를 배울 욕심 반, 외국인을 만나볼 욕심 반으로 함께 참여했다. 10시가 시작시간이지만, 전부터 재료 다듬는 소리가 한창이다.  메뉴는 토마토 스터프트와 쭈삼불고기!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의 음식조리방법을 알게 하고, 한국사람은 요리도 배우고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해가면서 서로가 알아가자는 취지다.

기자가 함께한 팀은 베트남에서 온 결혼이민자로 한국에 온지 1년남짓 됐고 뱃 속에 쌍둥이를 임신하고 있었다. 어눌한 한국말의 대화 속에서 베트남에서 온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 외국인지원센터에 주2회씩 나와서 친구를 만나고 한국어를 배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 만들어진 쭈삼불고기가 맵다고 물에 씻어 먹고, 후식으로 나온 마늘빵을 베어먹고는 “빵도 매워”라고 외치는 모습에 친근함과 함께 음식문화의 차이를 느꼈다.


<외국인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퓨전요리교실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외국인=

금천구 인구는 24만명이다. 이 수치에는 금천구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은 빠져있다. 물론 귀화해서 주민번호를 부여받은 외국인은 포함되어 있다. 서울통계표에 따르면 2012년 금천구 외국인은 17,446명이다. 전체 인구의 8%에 육박하는 수치다. 금천구 초등학교 교사들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5%를 자치하고 있다. 교실 한 반에 2~3명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식당이나 상점 곳곳에서 다양한 외국인을 볼 수 있다.  


한국살이

=김희정 외국인센터 담당 사회복지사는 어려움으로 내국인의 ‘인식’을 꼽았다. 김희정 복지사는 “문제만 터지면 조선족, 중국 사람을 말하지만 중국분도 노력을 많이 한다. 자율방범대 대원으로 활동하면서 내국인만큼 열심히 노력하는데 잘 모르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또한 다문화와 외국인에 대한 차별화된 정책의 부재도 지적했다. “외국인 문제를 이야기 하면 다문화로 포함해서 이야기하지만 금천구 외국인 중 80%에 해당하는 중국동포는 대부분 동포끼리 결혼해서 다문화가정이 아니다. 다문화 가정은 부부 중 한명이 한국사람이어야 지원이 가능하다. 이 차이에 따른 정책은 없다.”

이 말을 듣고 가산동 주변을 살펴봤다. 금천구의 외국인 중 35%인 5,000여명이 가산동에 거주하지만 그에 맞는 ‘공존’의 정책은 보기 어렵다. 가산동, 독산동에 버스정류장을 돌아봐도 영어표기가 함께 병기하는 노선안내도는 없다. 일부 기관만 표기하고 있다. 정작 외국인들에게 중요할 법한 금천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의 안내표지도 없는 실정이다.  

또한, 외국인은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정보를 얻을 통로가 없다. 귀화하지 않는 한 외국인의 주소이전 등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업무다. 삶터인 동사무소에 갈 일도, 구청에 갈 일도 특별이 없다. 금천구에 살면서 쓰레기는 어떻게 배출하는지, 무엇을 해야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를 알려줄 만한 곳이 없다.


공존=

김희정 외국인센터 담당 사회복지사는 “지원센터의 중요성은 공존이라는 것에서 나온다. 이제 ‘외국인’으로 특화하기보다는 이웃이고 주민이라는 사고가 중요하다”며 공존과 통합을 강조했다.  

때문에 외국인센터는 외국인에 대한 홍보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도 센터를 홍보하는 것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결국에는 주민들이 이웃으로 서로 연계를 해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한국사회에 살아갈 수 있는 포용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2년 설떡국 나눔행사.  외국인센터는 동네 할머니들을 모시고 함께 만두를 빗고있다>

외국인센터=

공존과 상호통합을 위해 외국인센터는 한국어교실 뿐만 아니라 태권도, 요리, 축구교실, 합창단 활동에서 외국인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내고 있다. 김 복지사는 “태권도의 경우 지역후원으로 외국인 시범단을 구상 중이다. 처음에는 서로 이질적인 존재였던 중국아이들과 한국아이들이 이제는 같이 어울리고 있는 모습도 보여진다. 서로 가르켜 주고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융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천구는 서울시 자치구중 4번째로 외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동네다. 외국인이 금천구 마을공동체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에 논란의 여지는 없는 만큼 금천외국인근로자센터가 ‘공존’과 ‘통합’의 한축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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