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탐방]금천예술공장

              -3년의 시간은 서로 젖어드는 시간

예술공장은 지역을 예술적으로 조망하고 

사회적 가치를 찾아내는 곳

2009년 10월, 금천구 독산1동 제조업이 몰려 있는 곳에 금천예술공장의 개관식이 열렸다. 당시 예술‘공장’이라는 단어와 함께 로봇모형의 조형물이 뇌리에 기억되었지만 직접 가볼 일이 많지 않았다. 그렇게 3년이 지나 2012년 8월이 됐다. 

주변에 금천예술공장이 있는 것을 아는 분이 많은데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얼마 되지 않는 기자생활 동안 금천예술공장에서 보내주는 팜플렛이나 안내책자, 전시소개 등을 많이 봤지만 이해하기 어려웠다.  

간단하게 예술공장에 대해 설명해달라는 말에 김희영 매니저는 “국내외 예술가들이 모여서 작업하는 공간이며, 시민들에게는 참여할 수 있고 열려있는 공간”이라고 간단하게 설명한다.


금천예술공장은 서울 문화재단 창작공간사업소 8곳 중 하나로 가장 규모가 크고 내용적으로 탄탄하다. 창작공간사업소의 기획은 1차적으로 일반적인 예술가의 창작지원이 목표다. 여기에 지역으로 들어가 섬처럼 분리되었던 다른 창작지원소의 문제를 보완해서 지역재생과 주민에 대한 기여가 목표로 추가되었다. 그에 맞게 주민이 누릴 수 있도록 기본 설계가 되었다. 예술가들이 와도 개인작업과 함께 사회참여, 주민, 지역과 함께 할 수 있는 작업을 요청하고, 그런 사람을 뽑기도 한다. 현재 금천구 주민들의 영화제작 모임인 ‘금천미세스’가 4기 입주 작가로 들어선 것도 이런 배경이다. 

이런 고민들은 실제 다양한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김희영 매니저는 “실제 가리봉 쪽방촌 투어 프로그램을 만든 이수영 작가, 시흥동 무지개 아파트의 35가족과 사진작업을 함께 한 정연두 작가 등은 현대미술 정상의 작가들이면서 지역과 함께 한 작품들을 많이 했다.”며 “단순히 교육프로그램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을 예술적으로 조망하고 사회적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지난 과정을 설명했다.

이 뿐만 아니라 인근의 금형회사에 벽화작업을 함께하기도 했다. 이 과정을 관내 고등학생들과 함께 4주간의 워크샵을 진행한 후 벽화를 그렸다. 또한 ‘예술가와 1박2일’을 열어 서울시내 고등학생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열기도 했다.


김 매니저는 금천예술공장이 진행하고 있는 지역과 함께, 주민과 함께 만들어 가는 커뮤니티 아트가 현대 미술의 큰 흐름이라고 곁들였다. “이런 미술계의 흐름은 예술의 관계, 소비자와 창작자의 관계를 재조정하고 있다. 때문에 문화 정책 쪽은 변화되고 있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 즉, 어떤 특정한 목표․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 작가를 선발하는 경향성을 강화시키고 있다. 순수예술 창작지원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은 예술공간에 없는 성격을 예술공장이 갖고 있는 것이다.”


주민들의 만족도는?

김희영 팀장은 “일단 오시는 분들 자체가 의욕적인데다가 만족도가 높아 한 번 오셨던 분들은 꾸준하게 다시 찾는다. 하지만 예술가들이 자기 작업과 참여자들의 요구의 절충점을 찾는 것이 어렵다. 예술가들은 본인이 작업을 하니까 같이 협의해서 해나가는데 생산되는 퀄리티가 창의적이고 높다.”며 “일반적으로 학부형이나 선생님들은 입주 작가들이 갖고 있는 고등교육의 내용과 현대미술의 잠재성 등에 많은 부분을 바란다. 서로의 요구가 다르니 조심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3년의 시간

점심시간이 되면 인근의 공장 노동자들은 예술공장에 오신다. 커피도 마시고 나무그늘에서 쉬기도 한다. 예술공장은 이런 기능을 중요하게 보고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예술공장의 목적과 주민들의 목적 절충이 사업을 하면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3년의 시간은 지역과 예술공장이 서로 젖어들듯이 가까워지는 과정이었다. 


금천예술공장은 올해 지난 6월 28일 제3기 입주작가 오픈 스튜디오와 기획전시 ‘지속되는 예술, 불가능한 공동체’를 진행했다. 오픈 스튜디오가 어떤 의미일까? 

김 매니저는 두가지를 꼽았다. 우선, 예술작업공간은 주민들에게 닫혀있다. 이를 보여준다는 것은 봉사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예술가의 공간은 매니저들도 접근이 어렵다. 일반인들이 와서 볼 수 있는 것은 소중한 기회다. 미술관에는 작품만 있지만 여기는 작가와의 관계도 있다는 것이 큰 차이다. 


마지막 사소한 질문으로 ‘공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이유를 물었다. “설계당시 해외사례 중 영국의 군수․제철공장을 개조한 공간을 사용하며 factory (공장)라는 이름을 사용한 예를 인용한 것과 실제 이 공간이 공장을 이노베이션(기술혁신)시켜 만들었고, 이 근처 제조업단지의 지역적 정체성을 고스란히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의미에서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17일 2012 금천예술공장 4기 입주작가 최종 합격자가 공지됐다. 국내 11개팀과 해외 21개팀이 최종 선발됐다. 이들과 함께 2013년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길지 기대하며 금천예술공장 바람을 전한다. “동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잃지 마시라”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사진 : 금천예술공장 창고동  옥상에 설치된 로봇]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