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마을극단이 창단됐다.
금천구마을예술창작소 ‘어울샘’은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마을극단 제 1기를 공개모집하고 13일 오디션을 통해 최종 14명을 선발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12일간 70여명이 마을극단에 지원했으며, 이중 50여명이 오디션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당초 10명을 뽑기로 했는데 14명으로 인원이 늘은 것에 대해서는 “진심을 다하는 분들이 많아 인원수도 늘게 됐다“고 전했다.


마을극단 심사 기준에 대해 심사를 맡았던 영화배우 장원영씨는 “연극은 앙상블이 중요하다. 남의 이야기에 귀 귀울여 줄 수 있고, 생각하는 방향성과 어울림이 있는 융화를 이룰 수 있는 분을 중점으로 뽑았다”고 밝혔다.


마을극단 프로젝트는 무대에서 연출되는 복합예술인 극예술을 매개로 주민들이 소통하도록 하고자 기획된 마을예술사업이다. 본 프로젝트를 위해 전진상사회복지관(시흥동)에서 4년 여간 방과 후 아이들에게 연극놀이지도 봉사를 하고있는 영화배우 장원영 씨와 연극배우 마정필 씨가 멘토로 나섰다. 이들은 연극놀이수업을 통한 감정표현법과 연극의 기본적인 것 등을 익힐 수 있도록 도울예정이다.


지난 21일 오후 7시 ‘어울샘’에서는 마을극단의 첫모임이 열렸다. 간호사, 회사원, 미용강사, 고등학생, 상담사, 성우지망생 등 다양한 남녀노소가 연극에 대한 꿈을 갖고 모였다. 장원영 씨는 마을극단 1기 단원들에게 “저는 금천구 시흥2동 판자촌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 공부도 정말 못했고, 너무 가난했고, 매일 혼나기만 해서 늘 주눅들어있었어요. 그런데 연극을 하면서 그런 날 발견했죠. ‘난 왜 이런 거야’ 그랬는데 해보니까 돼더라구요. 초등학교 때는 선생님들이 ‘니가 커서 뭐가 될래!’ 이랬는데 대학교 선생님들은 ‘해봐~ 해보고 나서 되는지 안 되는지 판단을 해야지 해보기도 전에 포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거야! 그리고 넌 여기까지 왔잖아’라고 자신감을 주셨어요. 연극이란건 저에게 아주 특별합니다. 그것을 여러분들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단원들과 첫 인사를 나눴다.


마을극단 1기 단원이 된 윤양균(40, 시흥3동)씨는 “무대에 서서 연극을 하게 된다면 그 모습을 가족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며 “사실 초등학교 4학년 딸 아이 때문에 극단에 도전하게 됐다”며 “아이가 좀 숫기가 없어서 용기를 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단원 중 최고 연장자인 유현숙(59, 시흥동)씨는 “마을극단에서 내제된 열정도 한번 품어보고 싶고, 보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다 재밌고, 즐겁게 마을도 좀 활기가 넘치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말했다.


마을극단은 내년 2월까지 매주 월요일마다 연극놀이를 진행하고, 이후 한 달 정도 기간을 잡고 매일 공연연습을 해서 발표회를 열 계획이다. 장원영 씨는 “마을극단이 1기, 2기, 3기… 등 1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나중에 저희가 없어도 뭉쳐서 이어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현숙 기자
kasizz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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