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 브리핑 (2014.3.29~2014.4.13)

 

1. 어처구니 없는 일당 5억짜리 노역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이 24일 일당 5억원짜리 노역을 시작했다. 22일은 토요일, 23일은 일요일이라 노역을 하지 않았는데도 하루 5억원씩 10억원의 벌금을 탕감 받았다. 형법 제69 2항에는 벌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 ‘3년 이하의 범위 안에서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돼 있다. 일반서민의 경우 90% 이상의 노역 일당이 5만원으로 계산된다. 허 전 회장의 노역 가치는 일반인보다 1만 배나 크다. 이런 계산법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단 말인가? 누가 봐도 봐주기 판결이 명백하다. 1·2심 재판장은 모두 광주·전남 지역에서만 근무해온 향판이고 허 회장은 지역 유지다. 향판과 지역 기업인의 관계를 당연히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검찰도 일당 5억원 노역 판결에 힘을 보탰다. 검찰은 1심 선고를 앞두고 징역 5년과 벌금 1,016억원을 구형했다. 그런데 벌금형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재판부에 선고유예를 요청했다. 게다가 검찰은 항소, 상고마저 포기했다. 이 덕에일당 5억원최종 판결을 받게 된 것이다. '억울하면 출세하라' 라는 말이 결국 진리인 이 나라에서 도대체 미래에 대한 어떤 꿈을 꾸고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죄를 저질러도 크게 저질러야 한다는 교훈만이 남았다. 법원과 검찰은 국민에게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벌금형에 대한 명확한 개선책이 필요하다. 그것보다 누군가의 죄를 심판하는 자격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고민하기 바란다. 2014년의 대한민국의 법은 여전히 불평등하다.

 

2. 노란 봉투가 던지는 묵직한 의미

손해배상과 가압류 소송으로 고통받는 노동자와 그 가족의 긴급 생계·의료비 지원 등을 위해 아름다운재단이 진행하는 이른바노란봉투 캠페인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가 물어야 할 손배액인 47억원을 10만명이 나눠 내자는 취지로 한 주부가 47000원을 노란봉투에 담아 언론사에 보낸 일을 계기로 시작된 이 캠페인이 1·2차 목표액 94000만원 모금을 모두 달성했다고 한다. 가수 이효리씨, 노엄 촘스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 국내외 인사를 비롯해 시민 17757명이 참여해 이룬 성과다.

‘노란봉투는 사회적 연대의 힘을 느끼게 한다는 점과 불합리한 현실에 대한 분노의 반영이다.

손배·가압류는 법으로 보장된 노동조합 활동을 사실상 옥죄는 치졸한 무기다. 현재 민주노총 산하 조직과 조합원에게만 1,691억원의 손배가 청구돼 있고, 182억원의 가압류 결정이 내려져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서도 철도파업은 물론이고 심지어 대학 청소노동자의 대자보에 대해서도 100만원 가처분을 청구할 정도로 손배·가압류의 남발은 여전하다.

정부와 기업은 노란봉투가 전하는 이 묵직한 메세지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손배·가압류 신청에 대해 기계적인 판결을 내려온 사법부의 변화 및 관련 법령 개정 등에 소극적인 정치권도 변화해야 한다.

 

3. 규제완화 옥석을 잘 가려야.

20일 청와대 회의 이후 규제완화가 중요한 사회 의제로 떠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정리되지 않은 구상들을 쏟아져 나오고 있고, 민간 경제단체는 이 기회에 각종 민원을 해결하려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기능이 다해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히 풀어야 한다. 대신, 그렇지 않은 것은 계속 두거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규제완화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금의 흐름을 보면 불안하다. 정부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뒤로 물릴 뜻을 내비쳤고, 기준 자체를 대폭 완화해주려는 낌새를 보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설문조사 결과 따위를 앞세워 정부에 필요한 규제까지 없애라고 압박을 가할 기세다.

시간을 가지고, 관련학계, 시민, 노동단체, 기업인 모두를 포괄하는 참여기구를 만들고, 논의가 생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갑자기 모든걸 바꿔버리려는 충성경쟁의 모습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섣부른 규제 폐지는 국민들의 삶에 또 다른 규제를 만드는 것이다.

 

4. 청소년 4명 중 1명은 스마트폰 중독 위험군이라는데.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은 만5세 이상 54세 이하 인터넷 이용자 1 7,500명을 대상으로 가구방문 대인면접조사를 통하여 실시한 ‘2013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를 발표하였다.

인터넷 중독위험군은 조사대상 인터넷 이용자의 7.0%로 전년보다 0.2%p 감소하였는데, 연령별로 유아동은 6.4%(’12 7.3%), 성인은 5.9%(‘12 6.0%)로 전년 대비 모두 감소하였으나, 청소년은 11.7%로 최근 2년 연속 증가하였다. 인터넷 중독 위험군은 유무선 인터넷을 과다 사용하여 인터넷 이용에 대한 금단, 내성, 일상생활 장애 중 1가지 이상의 증상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스마트폰 중독위험군(11.8%) 중 고위험군은 1.3%로 전년(1.9%) 대비 감소하였으나, 중독위험 초기단계로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또는습관적 과다사용등의 특성을 보이는 잠재적 위험군은 10.5%로 전년(9.2%)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휴대폰 게임 좀 그만해', '하루 종일 스마트 폰만 끼고 있냐?' 라고 말하는 부모들이 주변에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청소년들이 스마트 폰을 손에서 놓고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청소년들의 스트레스를 풀어낼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 하지 못하게 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기성세대들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그들의 문화공간을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


김량남


김량남 씨는 시흥4동에 거주하며 ‘일하는 삶이 아름다운 금천청년회’ 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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