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탈출

1981년작   SF  감독:  존 . 카펜터





B급의 명장!  B급의 명품.

1980년대 당시 한 사람의 감독이 B급 선언을 했는데 그 소식을 듣고 가장 슬퍼햇던 사람들은 헐리웃의 메이저 사장들이었다고 합니다.  당시 헐리웃은 스필버그를 능가할 감독으로 두 사람을 꼽았었다고 하는데요,   한명은 제임스 카메룬 (에이리언, 타이타닉, 아바타) 이고 또 한명이 바로 존.카펜터감독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헐리웃의 대자본주의 체제(자본주들의 간섭)가 싫었던 카펜터는 B급 영화감독을 선언하고 이렇게 해서  그의 5번째 장편영화이자 당시까지 그의 영화가운데 최고의 제작비가 투여된 영화가 바로 이  ‘Escape from New york'입니다. 아름답고 예쁘장하게 미화된 것에 익숙한 우리에게는 다소 어색한 분위기 ’밴티지‘와 ’그로데스크’로 포장한 이 영화에서 그는 당시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아메리칸 드림의 본체인 미국의 뉴욕을 핵무기와 온갖 비밀로 추잡하게 으스러진 음침하고 퇴패 범죄도시로 규정하고 자유의 여신상의 모가지를 쪼개서 땅에 떨어트렸습니다.

 닉슨 정부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겪은 후에 그가 느낀 감정을 S.F로 옮겼다는 이 영화는 전 미국의 범죄율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정부는 뉴욕의 맨해튼 섬 전체를 거대한 장벽으로 두르고 도시와 연결된 다리마다 폭탄들을 설치해서 누구도 맨해튼을 탈출할 수 없는 완전 고립된 거대한 교도소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범죄자들을 그곳에 내동댕이쳐놓고 자기들끼리 알아서 생존하도록 감시만 할 뿐이라는 설정인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핵 문제와 관련된 중요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 대통령이 타고 있던 에어포스원이 과격한 해방 전선 단원들에 의해 납치되어 추락한 것인데, 하필이면 추락한 지점이 바로 맨해튼 섬 한복판중범죄자들만 모아서 가둔 특별교도소였습니다.    이 거대한 맨해튼 도시 교도소는 현재 듀크라는 대악당이 지배하고 있었는데, 그는 대통령을 볼모로 잡고 전 수감자들을 풀어 줄 것을 요구하므로 정부는 이에 맞설 전설적인 용사이자 현재 연방은행 강도죄로 수감 중인 전설 애꾸눈 용사(람보보다 앞선) 스네이크 플리스킨 (커트 러셀)을 침투시켜 24시간 안에 대통령을 구하도록 명령을 내리기로 합니다. 하지만 스네이크 역시 무시무시한 대 범죄자이므로 만약 스네이크가 대통령을 구하지 못할 경우에는 자폭하도록 24시간 후에 폭발 하는 시한폭탄을 그의 목걸이에 같이 세트해버리는데요. 이런 설정은 이후 다른 영화들이 두고두고 써먹습니다.   아무튼 한정된 공간에서 주인공과 범죄자들이 힘을 합쳐 거대 외부세력 (정부)에 맞선다는 내용은 또 다시 (존 카펜터가 숭배하는) 하워드 혹스의 ‘리오 브라보’를 연상하게 하는데 ‘뉴욕 탈출’은 한마디로 B급 영화가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갖춘 B급 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작품입니다. 

 

 메인스트림이 다루길 꺼려하는 어둡고 칙칙한 배경, 열광할만한 안티-히어로, 캠피한분위기, 그리고 적절한 정치적 풍자까지. 영화에 캐스팅된 배우들도 매력이 철철 넘치는 개성 있는 조합인데, 찰스 브론슨이나, ‘타미 리 존스’를 캐스팅하길 원했던 제작사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존 카펜터는 처음부

터 스네이크 역할에 어울리는 배우는 오직 '커트 러셀' 뿐이라고 믿고 그를 캐스팅했는데, 지금까지도 [뉴욕 탈출]은 커트 러셀이 가장 사랑하는 자신의 출연작으로 손꼽는 작품이기도 합니다.(몇년전부터는  러셀이 아예 리메이크하겠다고 카펜터를 설득하고 있었고 결국 헐리웃의 유명 제작자 저엘실버가 3부작으로 리메이크한다고 최근에 발표했는데요, 

 그 외에도 맨해튼 교도소를 총괄하는 경찰 책임자로는 최고의 컬트 배우인 리 반 클리프가, 맨해튼에서 스네이크를 돕는 지인들 역할로 어네스트 보그 나인, 해리 딘 스탠튼, 그리고 존 카펜터의 당시 아내였던 에이드리언 바보우가, 대통령 역으로는 [할로윈]의 루미스 박사이자 존 카펜터의 페르소나인 도널드 프레즌스가, 그리고 악당 듀크 역할로는 [쉐프트] 의 영화 음악으로 흑인 문화의 상징으로 남아있는 소울의 대가 아이작 헤이즈가 출연합니다. 존 카펜터가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역시 범죄자들의 주거지가 된 뉴욕을 표현하는 것이었는데, 특히나 영화 속 맨해튼은 절반쯤 폐허가 된 죽은 도시로 전기도 통하지 않는다는 설정이었습니다.  존 카펜터가 이렇게 맨해튼을 도시 속 정글로 묘사하고 싶었던 것은 ‘찰스 브론슨’이 주연한 ‘데스 위시’ 때문인데, 이 영화는 평범한 시민이 도시 범죄자들에 의해 아내와 딸이 강간, 살해당한 후 법의 힘을 빌리지 않고 본인이 직접 나서서 범죄자들을 처단한다는 마초 영화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잘 알려진 작품인데요, “테이큰, 아저씨” 등의 원조 격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어찌됐든 폐허가 된 맨해튼을, 특히 열 블록 넘게 도시의 전기를 차단해야 한다는 영화 설정 상, 뉴욕에서의 촬영은 사실상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존 카펜터는 프로덕션의 로케이션 담당자에게 특명을 내렸는데, 그것은 바로 영화 속 맨해튼을 묘사할 수 있는 미국 내 최악의 도시를 찾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발견된 곳이 바로 일리노이즈의 세인트 루이스였고, 그곳의 낙후된 환경 덕분에 존 카펜터는 무사히  ‘Escape from New york' 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 놀라운 B급 영화의 전설은 총 제작비가 6백만 불 정도라고 하는데, 영화는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불 이상의 극장 수익을 올렸으니까 ‘Escape from New york' 의 묵시록적인 분위기는 영화뿐만 아니라 문화적인측면에서 여러 나라에 다양하게 후세에 직,간접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는 사이버펑크의 태동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데, [뉴로맨서]로 사이버 펑크의 지평을 연 윌리암 깁슨이 바로 [뉴로맨서]에 영향을 준 작품으로 [뉴욕 탈출] 을 손꼽고 있는데요, 또 다른 사이버 펑크의 한 축인 [블레이드 러너]에 사용된 어둡고 컴컴한 도시 세트가 바로 [뉴욕 탈출]의

것을 재활용한 것이기도 하다면 두 작품 모두 사유화된 사회가 개인을 통제한다는 공통된 모티브를 가지게 되는데, 존 카펜터가 [뉴욕 탈출]을 쓴 계기가 닉슨 정부의 도청사건이라는 사실을 상기해본다면 참으로 재미있는 연관성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역시나  전설의 범죄자 애꾸눈 '스네이크'는 정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대통령을 무사히 구출해내지만. 그동안  주인공은 겉으로는 뉴욕의 죄수들과 싸워 대통령을 구출해내야하고  속으로는 자신을 믿지 못하고 자신의 목에 폭탄 목걸이를 장치해놓은 정부와 심리전도 벌려야합니다. 특히 뉴욕탈출의 마지막 장면은 그 옛날 30년 전에 만든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명장면입니다.  도널드 플레전스가 연기한 비열한 대통령이  겁에질려 소리를 지르면서 기관총을 쏘아대는 장면이나 폭탄목걸이를  푸르고 백악관 정문을 나서는 주인공 스네이크가  대통령이  발표할  '세계 제 3차 대전' 이 일어날만한 단서가 녹음 되어 있는 카세트 테이프를 쭈욱 뽑아버리며 “세계 3차 대전? 그런 건 개나 줘버려!” 하며 쓰레기 통에 던지는 장면은 정말 통쾌했습니다.  덕분에 대통령이 연설할 세계 제 3차 대전 어쩌구 하는 부분에서는 철지난 컨트리쏭이 확성기에서 흘러나와 대통령은 물론 그 자리에 모인 많은 와신기자들과 백악관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영화에서처럼 권력이 사유화된 정부의 공무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사유화된 권력의 이해에 충실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15년 7월 서울 구로 노인복지관을 방문할  당시 의전을 위하여 엘리베이터를 잡아두고서 노인들은 계단을 사용하게했다는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되었던 황교안 국무총리가  이번엔 또 다른 과잉의전 때문에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2016년 3월 21일 황총리는 세종시 공관으로 가기위해 KTX171 편을 탈 예정이었습니다.  황총리는 서울역에서 열차를 탈 예정이었는데 다른사람들과 같이 걸어서 온 것이 아니라 차를 타고 플랫폼까지 들어왔습니다. 서울역 플랫폼 일부 공간에는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데 이 공간으로 황총리를 태운 총리실 소속 공무차량 2대가 진입하여 황총리를 내려주고 되돌아갔습니다.  총리실에서는 경호차원에서 한 조치라고 해명했지만 이런 갑질이 어디있을까요? 이처럼 특정집단의 이익에만 철저히 사유화된 권력의 "도둑정치"는 한국 사회의 윤리와 정의, 그리고 민주주의와 시민들의 참여 시스템을 무너트리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같은 서민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옵니다. 4월 13일 대한민국 20대 국회의원 선거,, 차마 입에 담지못할 지저분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모두 선거에 참여하여 부패한 권력에게 따끔한 국민의 힘을 보여주었으면 좋겠숩니다. 

                               


영화감독 홍두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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