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들 믿고 좀 더 과감한 개혁 시행하라!
무늬만 개혁인 세제개편안
우리 사회에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그리고 그동안 우리사회가 가장 심하게 몸살을 앓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아마 많은 수의 사람들이 부동산 문제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리고 불평등의 가장 큰 원인도 주저 없이 그것이라고 대답을 할 것입니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라는 문구를 우리는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에 많이 들어봤을 것입니다. 우리가 촛불을 든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앞으로 그 희망을 결코 버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하위 20%의 소득은 8% 줄고 상위20%의 소득은 9.3% 늘어났다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아마 최상위 몇%의 소득은 엄청나게 많이 늘어났을 것이다. 안 봐도 뻔한 것이 아닌가? 아마 통계상으로 세세히 구분하면 그 결과는 아마 더 충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입니다.
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될까? 임금소득 격차가 늘어나서 이러한 소득격차가 계속 늘어나게 되는 것인가, 실업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게 돼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인가? 나는 위의 통계를 세세히 분석해 보면 어느 정도 그 원인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하게 되고, 잘 사는 사람들은 계속 더 잘살게 되는 구조가 지금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것을 과감히 고치려는 시도가 있어야 했는데 그동안 우리 사회는 이것을 적당히 개혁 흉내만 내고 넘어갔다. 이번에도 대통령 직속 정책기회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어 개혁을 시도했지만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해 왔고, 노동의 가치를 숭상하면서 땀의 정의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저임금, 최저시급제를 열띠게 논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정작 땀의 정의, 노동의 가치에 대해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해서는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히려 노동의 가치, 땀의 정의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 사회의 불로소득에 대해 먼저 해결을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요. 그래야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동산은 일반재화와는 달리 한번 소유를 하게 되면 대대손손 물려받게 되고 특히 토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치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게 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는 많고 땅 면적이 좁은 경우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또한 부동산은 지역개발을 통해 가격이 상승하면 그 상승의 효과는 오로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소유자에게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돈 여유만 있으면 개인이든 기업이든 부동산을 소유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이 불로소득과 다름 아니다. 그런데 자본에 대해 우리는 왜 이렇게 관대하게 대하는 가? 땀 흘려 열심히 일하는 사회와 배치되지 않은가?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하는 수 없다고만 이야기 할 것인가.
아직까지 우리나라 국민 절반이상은 자기 소유의 주택을 소유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토지의 불평등 문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소수가 부동산을, 특히 토지를 독점하고 그 혜택은 오로지 부동산 소유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현실입니다. 매년 부동산 불로소득이 대략 300조 이상 된다고 합니다. 그러한 막대한 소득이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몫이고 땅 한 평 가지고 있지 못한 사람들은 그 돈은 그림의 떡인 것입니다. 가격이 상승할 때마다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 손해를 보고 불평등은 더욱더 심회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세제개편안에서는 보유세 등 근본적인 개혁은 손도 못 대고 종합부동산세 일부 세율인상, 공정시장가액비율 매년 5%씩 해서 90%까지만 인상, 3주택자 이상 다주택자에 대해서 추가과세 등 무늬만 개혁인 세제개편안을 내 놓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에 대한 세부담은 국제적으로도 낮은 수준입니다. 부동산 자산총액 대비 보유세 비중(보유세 실효세율)은 OECD의 평균(0.33%)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0.18%이며 GDP대비 보유세 비중도 OECD 평균(1.1%)에 미치지 못하는 0.8%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 부동산 부자들은 보유세에 대해 극도의 저항을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습니다. 그러니 그 정도 세금이야 충분히 내고도 남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해 몇 억씩 가격이 오르는데, 즉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손해 볼 일 이 없는데 누가 부동산을 팔려고 하겠습니까? 그래서 어지간한 정책을 내 놓아도 눈 하나 꿈적하지 않습니다.
조금 씁쓸한 이야기하나 더 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현재 최저임금, 최저시급이 얼마니 최저시급이 만원이 되면 자영업자가 다 망하니 경제가 엉망이 된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하루 벌어 하루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앞에서 통계에서도 나왔듯이 하위계층 소득이 점점 줄어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노동자 중 절반이 월 200만원도 못받고 있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정말 생계까지 걱정해야 되는 사람들입니다. 뼈빠지게 일해도 한달에 월급 200만원 – 300만원 정도 밖에 못 받는 사람들이 대다수 인데 동네 어지간한 큰 건물 하나 가지고 있으면 비용을 다 제하더라도 그것도 매달 임대료 수입으로 수백, 수천만원이 나오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정말 우려스러운 것은 이게 적은 숫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조물주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달리 나온 것은 아닙니다. 우리 젊은이들의 희망이 건물주라고 한 것도 일응 이해는 갑니다. 많은 건물들이 자기노력을 통한 것보다 물려받은 것이 더 많다는 게 더 씁쓸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부동산 불패신화가 깨지지 않은 이상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지 않다고 생각을 합니다. 부동산을 소유만 하기만 하면 장기적으로 손해는 볼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누가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으려고 할까요? 모두 다 여기에 뛰어든다면 우리의 미래는 불 보듯 뻔한 것이 아닌가?
우리 사회는 그동안 수많은 부동산 정책을 펴왔습니다. 대다수가 단기대책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는 수법을 통해 땜질식으로 처방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만 우리 사회의 부동산 정책을 이끌어 갈 수는 없을 것입니다. 부동산 개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유세 강화이다. 즉 부동산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유세에 대해 일관성을 가지고 정책을 시행할 때 부동산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리라고 믿습니다.
또한 우리는 부동산을 어떠한 시각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 그 정책도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부동산을 일반재화와 같이 일반물건으로 보아 시장기능에 맡기게 되면 다 해결될 것이라 믿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부동산은 일반 재화와 달리 공적기능이 강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토지는 우리 공동체가 같이 사용해야 할 특수한 재화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토지 공개념 강화가 더욱 필요한 것입니다.
현 상황을 그대로 인정하고 사회를 바꿀 방법은 없습니다. 개혁을 통해 이룬 결과가 나중에 또 이전과 같은 결과로 불평등이 더 심화되었다는 이야기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이 정도 세제개편안 개혁으로는 앞에서와 같은 결과를 얻을 게 너무나 자명합니다. 무엇을 위한 개혁이고 개편인지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 정부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고 탄생한 정부이기도 합니다. 국민들의 기대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촛불의 민심으로 돌아가 과감한 개혁을 통해 좀 더 공정한 사회, 다 함께 같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길 진심으로 기대해 봅니다.
정의당 금천구위원회
위원장 공병권
'탐방 기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천구 행정을 산재 사고의 공범자로 만들지 말라! (0) | 2018.11.13 |
---|---|
[기고] 부동산, 아파트 - 우리 시대의 아편 (0) | 2018.10.01 |
[기고] 코르셋에서 벗어나자 (0) | 2018.07.04 |
[기고]6․15 선언 18주년에 향후 18년을 본다 (0) | 2018.07.02 |
[탄자니아통신] 200억? 있기나 하고? (0) | 2018.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