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거농성 17일차를 맞는 독산1동 신영프레시젼

773명 정리해고, 부당해고 승소,12월 갑자기 청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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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산1동에 ()신영프레시젼이라는 회사가 있다. 스마트폰의 외형을 만드는 금형사출을 하는 회사다. 세 밑 한파가 몰아치는 1227, 공장 마당에서는 구호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1217일부터 대표이사를 만나자며 점거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노동조합원들의 중식 집회 소리다. 오늘11일차 점거농성을 찾아 이희태 분회장을 만났다.

 

 

73명의 정리해고

지난 713,24일 이틀에 걸쳐 73명의 노동자가 정리해고를 당했다. 대다수가 여성 조합원이었다. 회사는 인원이 너무 많고 원청인 엘지와 계약이 끊어지면서 조립라인이 필요없어 해고했다고 밝혔고 이것이 부당해고라고 판정이 났다. 왜냐면 회사가 어렵다기엔 재무상태가 건전하고 어려움이 일시적 물동량을 받지 못해서 생긴 것이었기 때문이다. 사측은 20179월부터 올해2월까지 희망퇴직을 받으면서 단기알바를 막 뽑았다. 회사 접견실에서는 단기 알바 면접을 대기하는 줄이 항상 길게 늘어섰다. 이것 자체만 보더라도 회사가 일거리가 없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정규직 없는 회사, 노조없는 회사를 만들려는 것 아니었나 싶다.‘정리해고 불가피성이 없었다. 현장은 놀고 있는데 가져오는 일거리는 외주를 줬다. 일은 외주를 주면서 일이 없어 놀고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2017123일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후 대표이사는 한 번도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그 전에도 한 두 달에 한번 오는 수준이었다. 신영이 어려워지는 문제에는 대표이사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로드힐스 골프장이 큰 역할을 했다. 신영의 막대한 자금이 골프장 운영으로 들어갔다. 이 골프장의 대주주는 신영의 대표이사다.

신영의 신용으로 설비투자하겠다고 돈을 빌려 골프장에 가져간 돈이 약 477억이고 대표이사가 배당을 받은 860억도 골프장으로 들어갔다. 이렇게 빌린 돈 은 신영이 갚아야했다. 골프장 투자과정에 대해서 노조는 배임혐의로 고발한 상황이다. 따지고 보면 2000년부터 17년동안 1300억을 골프장에 투자했다. 이기간 단기순이익이 1700억이다. 대부분의 돈을 골프장에 투자하면서 공장에 대한 설비투자는 거의 없었다.

제조회사가 설비투자를 하지 않으니 나빠질 수밖에 없다. 골프장은 돈 퍼부어 살려내고 건실하고 안정적인 신영은 청산하는 과정을 누가 납득하겠는가?

작년 12월 노동조합을 만들 때 도 가장 큰 사안이 사무직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었다. 사장이 영업을 띄지 않고 사장실에서 게임만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직원들에게도 게임 뭐하냐는 것만 물어보고. 회장이라고 불리는 대표이사의 권위가 대단한데 쓴소리하는 임원들이 없었다. 노동조합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로는 전자산업 제조여성노동자들에 대하한 폭력적 노무관리다. 폭언,욕설, 복종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은따, 왕따, 잔업특근제외, 곳곳의 CCTV도 인권 침해적 문제가 심각했다.

마지막으로는 2교대인데 장시간 노동에 걸려 3교대로 바뀌는 과정에서 남자들은 연봉제 전하면서 임금을 보전해줬는데 여성들은 제외됐다. 이런 차별이 폭발한 것이 있다.

 

점거농성 반나절만에 회사 청산?

정리해고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고 지난 1123일 해고라는 판결이 있었다. 그래서 12월 말이나 1월중에 회사로 복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회사에서도 사장이 경영문제에 대해서 자숙하겠다고 했고,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사장이 복귀하고 영업쪽에도 영업부장관계망을 갖고 있는 사람을 채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회사 상황이 현재 일이 없는 상태가 된지 6개월이 넘어가고 있는데다 회장이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어 투자에 대한 과감한 판단, 신기술이나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이 복직을 앞두고 현장의 노동자로서 불안하고 경영진에게 좀 더 공세적으로 나서 현재 경영난을 극복하는 것을 추동하자는 취지로 17일 농성을 시작했다는데 반나절만에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그날 오전에 있었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회사 1월에 문을 닫고 12월 명예퇴직에 신청을 하라는 공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후로는 긴가민가했다. 1214일 금요일 교섭했고, 11일에는 비공식적 면담도 있었지만 청산은 일언반구도 없었다. 17, 월요일 이른 오전에 명예퇴직 공고, 다음날 청산공고가 붙었다. 청산은 법인을 없앤다는 것이다. 폐업과 청산이 있는데 폐업은 사업자를 없애는 것이고 청산은 법인까지 없애는 것으로 알고 있다.

 

청산 사유도 몰라

노동조합은 21일과 27일 교섭을 신청했는데 연말이라 사측교섭위원이 바빠 어렵는 답을 듣고 청산에 대한 해명도 없는 상황이다. 중년의 여성노동자4~50명이 농성을 하고 있고 회사는 청산을 이야기하는데 이 상황 만큼 급한 것이 어디있나고 따져도 그럼에도 묵묵부답이다.

노동조합 입장에서 답답한 것이 청산이 가벼운 일이 아니다. 조합원, 비조합원 가리지 않고 여기 모두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닌가? 그런 것을 결정하과 진행과정에서 어떤 설명도 없다. 심지어 오늘 법정교육이 있는 날이었고 전문이사가 교육을 했다. 그래서 왜 청산하는거냐? 이유라도 알려달라.”고 했지만 자기가 결정한 것이 아니라는 답만 얻었다.

 

 

2018년이라고 하면 굉장히 열려있고 정의로운 사회가 될 것 같은 시대 분위기 속에서도 막상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는 노동자, 특히 여성노동자들을 기본 권리조차 지켜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이 안타깝다.

노동조합 초반부터 우리 요구수위를 높게 가져가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을 지키는 수준이 되더라도 주위의 노동자들에게 망할 것 같은 회사에 노동조합이 생겨서 잘 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럼에도 청산하겠다는 상황이 너무 속상하고 이해도 안 되는 상황이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운명을 달리한 김용균, 1229일 현재 목동열병합발전소 굴뚝고공동성 412일째의인 파인텍지회의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 이 추운 날씨에 공장바닥에 스트리폼을 쌓고 밤잠을 설쳐야하는 신영의 중년의 조합원들. 이들은 다르지 않다. 땀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이 그 자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 금천구에서 먼저 만들어질 기대해본다.

 





 

이성호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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