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질의 쏟아진 시흥5동 주민센터 건립 주민설명회






주민·단체 “우리 필요한 공간 달라” 질의 쏟아져

행정 “알아서 협의체 구성해 와라”


“시흥5동하면 은행나무인데 실질적인 게 빠졌다. 시흥행궁 복원은 언제 될지도 모르는데 왜 시흥행궁이 중심인가? 주민자치 사무실, 상담실은 왜 다 제외되어 있나?”

- 시흥5동 주민자치회 회장


20일 오후 4시, 시흥5동 주민센터 건립 주민설명회가 이루어진 현 시흥5동 청사 2층 강당에서는 발 디딜 틈 없이 모인 100여명의 주민과 단체들의 질의와 요구사항이 쉼 없이 쏟아졌다. 지난 8월 모집한 설계공모에 당선된 설계도를 설명하고 향후 시공 계획을 설명하는 이 자리에서 행정은 가장 필요한 곳에서 주민 목소리를 전혀 수렴하지 못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이 날 발표된 시흥5동 청사의 모습은 시흥 5동에서 활동하는 주민이 아니라면 얼핏 보기에는 역사와 문화를 갖춘 세련된 건물이었다. 그러나 내부에는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시설이 애초에 반영되어 있지 않았다. 너무 빠르고 간명한 설명에서부터 주민들은 이해할 수조차 없다며 알아듣게 다시 설명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설계사의 층별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진 후에 주민들은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새마을 부녀회 대표를 맡고 있다는 주민은 “어르신 대상으로 식사 봉사를 하고 있는데 조리 공간이 없다.”고, 방재단 맡고 있다는 주민은 “안전을 고려해서 안전 문제를 담당할 수 있는 컨트롤박스 상황실 만들어 달라”며, 주민 자치회 간사라고 밝힌 주민은 “프로그램 수강생들을 조사해본 결과 자치회관 강의실 부족하다. 활동적인 프로그램과 정적인 프로그램이 마주보면 방음이 안 되서 불편을 겪어오기도 했다. 이런 부분은 반영이 되었나?”며 요구사항을 던져냈다. 일부 주민들이 반대하는 체력 단련실의 포함 여부는 어떻게 되었냐며 묻는 주민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주민들의 질의에 대해 설계사와 담당 공무원들은 협의해서 결정하겠다, 이런 얘기를 들으려고 오늘 자리를 개최했다는 답변만 낼 뿐이었다. 설계지침을 만들 때부터 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무엇보다 이런 요구사항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협의체가 필요하다는 요구에 행정은 알아서 구성해서 오시라며 무책임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이 날. 발표된 시흥5동 청사는 3천제곱미터부지의 지하 2층, 지상 6층의 건물에는 주차장, 오픈 카페, 마을 도서관, 대강당, 강의실, 옥상정원 등 각종 시설을 갖추고 있고 도로 면과 접한 저층부와는 달리 3층부터는 비틀린 형태로 추후 복원될 시흥행궁과 마주보도록 설계되었다. 설계사는 금천구에서 설계지침을 주었고 그에 따라 프로그램 설계를 했으며 무엇보다 시흥행궁과 관련된 사항을 충실히 따라 선정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에 시흥5동 주민자치회 회장은 “시흥행궁 테마에 너무 집착한다. 시흥5동하면 은행나무인데 실질적인 게 빠졌다. 행궁은 언제 될지도 모르는데 왜 행궁이 중심인가? 불필요한 부분이 너무 많고 주체가 너무 많이 빠져있다. 주민자치 사무실 상담실 다 제외되어 있다”며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청사 뒤편 흥일연립에 살고 있다고 소개한 주민은 “12가구가 센터 뒷편으로 지나가야되는데 설계에는 주차길이 없다. 주민들이 주차를 해도 사람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해야 되는데 설계 과정에서 통보받은 바가 전혀 없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17개의 주차면을 12가구에 우선 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경우 센터 방문자들의 주차 가능한 면은 실질적으로 5면이 되는데 더 늘릴 수 없냐는 질의에 설계사는 현재도 가장 최대한 확보한 주차장 면수라고 답변했다.

 이 날 참석해서 축사를 건넨 유성훈 구청장, 류명기 구의회 의장과 조윤형 의원, 윤영희 의원 모두 시흥 5동 청사의 중요성과 격려,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 등 온갖 좋은 발언은 쏟아냈지만 설계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착공이 2019년 7월로 예정되어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의견은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까? 언제나 그랬듯 행정이 방향을 다 짜둔 상태에서 약간의 조정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0개동의 주민자치회가 다 구성되어 마을민주주의에 있어서는 타 지역에 선도적인 모범을 보여야한다고 말하기가 부끄럽고 무색해지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박새솜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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