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차별 발언 ‘현재형’

여성 87% 남성 67% 경험, 결혼·출산·육아 관련 성차별 발언 1위

 

 

직장 내 성차별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이사 강경희)이 발표한 시민 참여 캠페인 「서울시 성 평등 생활사전_직장편」 결과에 따르면 여성과 남성 모두 ‘결혼, 출산, 육아’ 관련 내용으로 경험하는 성차별 말과 행동이 각각 21.3%, 22.5%으로 1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직장 내 성차별 경험도 여성(87%)만 아니라 남성 67%도 “경험 있다”고 대답했다. 
「서울시 성 평등 생활사전_직장편」은 기관 홈페이지를 통해 ‘내가 일하는 곳의 문화 속에서 흔히 겪는 성차별적 말과 행동 바꾸기’ 시민 의견 제안을 받았다. 캠페인은 4.4.(목)~4.15.(월)로 열흘간 진행됐으며 총 1250명이 참여했다. 질문은 총 4가지 질문으로 ▲직장 내 성차별 경험 여부(객관식) ▲성차별을 경험한 직무 상 부분(객관식) ▲직장에서 그만했으면 하는 성차별적 말과 행동 제안(주관식) ▲내가 다니는 직장(일 터)의 성평등 직장문화 소개(주관식) 등을 물었다.
‘직장(일터)에서 성차별적인 말을 듣거나 행동을 경험한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참여자의 83%(1,002명)가 “있다”고 답했다. 여성의 약 87%(858명)가, 남성의 67%(144명)가 성차별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의 답변에 따르면 직장에서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성차별 말과 행동은 “여자가 할 수 있겠어?”, “고위직급 여자들은 독해서 된 거야”, “여자가 너무 직급이 높으면 거래처에서 부담스러워해”, “왜 아침부터 우거지 죽상이야? 여직원이 웃고 있어야 일 할 맛이 나지”, “남자가 술 빼는 거 아니야”, “남자는 육아휴직 하면 안 돼, 그러다 자리 없어져”, “남자가 그 정도 일도 못해내나”, “남자가 왜 그렇게 말이 많아” 등이었다. 
특히 직장 내 성차별을 경험한 응답자들은 성차별이 심하다고 느낀 점으로 ‘평가, 승진(27.9%)’을 가장 많이 꼽았다. ‘임금(21.8%)’, ‘업무(직무)배치(18.2%)’, ‘가족친화제도이용(14%)’, ‘채용과정(13.1%)’ 등이 뒤를 이었다. 해당 문항은 객관식 복수응답으로 총 1,620건의 의견이 제시됐고, 여성은 ‘평가, 승진(29%)’에서, 남성은 ‘업무(직무) 배치(28.5%)’에서 차별을 가장 많이 느끼는 것으로 답했다. 

결혼, 출산, 육아 관련 가장 바꾸고 싶은 성차별 발언 1위 
남녀 모두 직장에서 바꾸고 싶은 성차별 말과 행동으로 ‘결혼, 출산, 육아’ 관련 내용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여성 중 21.5%가 ‘결혼, 출산, 육아’ 성차별 발언을 가장 바꾸고 싶다고 응답했으며 발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아이 때문에 연차를 쓸 때 “애가 자주 아프네”, “여자는 이래서 안 돼”라거나 “여성은 결혼을 하면 끝” 등의 말을 듣기 싫다고 지적했다. 남성 역시 22.5%가 “남자가 무슨 육아휴직이야” 등 남성이라서 육아를 위한 휴직 또는 탄력근무 제도를 이용할 수 없는 분위기, 결혼과 육아 관련 차별 언어 등이 가장 바뀌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그 다음으로는 여성은 ▴태도, 성격(15.6%) ▴능력(13.5%) ▴외모(12.3%) ▴커피, 다과, 정리, 청소(10.7%)  ▴회식, 술자리, 분위기(8.5%) ▴호칭, 단어(7.9%) ▴힘(5.7%) 등의 순으로 성 차별을 고쳐야한다고 응답했다. 이들은 “이런 건 여자가 해야지” 등 성별고정관념에 기반한 ‘태도, 성격(15.2%)’과 ‘외모(13.3%)’로 화장, 옷차림, 몸매와 관련된 칭찬 또는 잔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직장 문화를 꼬집었다. 또한 같은 일을 해도 여성이라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여자치고는 잘하네”, “독해서 승진한거다” 등의 ‘능력(12.6%)’이, ‘커피, 다과, 정리, 청소(12.2%)’로 회사에서도 여성에게 다과준비, 청소 관련 일을 강요하는 상황이 꼽혔다. 이 외에도 접대 자리에 예쁜 여직원을 데려가는 행동과 “술은 여직원이 따라야 제 맛이지” 등의 말과 행동 관련 의견도 제기됐다.  
남성들 역시 “남자가 그것도 못 해” 등 남자라서 어떤 일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한다는 ‘능력(18.0%)’에 대해 비판을 제기했다. 또한 “남자가 왜 그렇게 말이 많아” 등 남성이라는 성별 고정관념적 ‘태도, 성격(17.6%)’ 관련 내용이 뒤이었으며 ‘힘(14.3%)’ 쓰는 일 관련 말과 행동, 5위는 ‘호칭, 단어(9.8%)’ 순으로 성차별적 말과 행동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할 말, 안할 말, 바꿀 말
결혼, 출산, 육아 걱정 없는 일터는 응답자 대부분이 꼽은 지점이다. 이들은 “애인 있어요? 결혼할 거예요? 결혼하면 애는 낳을 거예요?” 등 면접 시 아예 묻지 말라고 응답했다. 또한 “여자는 시집가서 애 낳는 게 제일이야.”는 “여자도 끝까지 승진할 수 있어야해.”로, “애가 자주 아프네~”는 “애가 아프면 신경 쓰지 말고 연차 편하게 내~”로 바뀌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남성의 경우도 “육아휴직하면 안 돼, 승진 못해”는 “육아휴직 눈치 보지 말고 써요, 아이는 함께 돌보는 거지.”로, “애를 왜 아빠가 봐~”는 “육아는 아빠 엄마 함께해야지.”로 바뀌어야한다고 응답했다. 
여성의 경우는 “이런 건 여자가 해야지?!”, “커피는 여자가 타야 제 맛이지.”같은 발언은 “역시 커피는 셀프지.”로 “여직원이 정리 청소해야지.”는 “우리 부서 다 같이 정리 청소 합시다.”로 바뀌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여자는 꾸며야지?”, “여직원이 화장도 하고 좀 꾸미고 다니지~”, “항상 깔끔하고 웃는 얼굴로 일합시다.”, “다이어트 좀 해야겠어~ 손톱색이 매일 바뀌네~” 같은 외모, 체형, 스타일에 대해서는 지적을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뒤이어 “여자치고는 잘하네.”, “일 정말 잘하세요.”, “여자가 뭘 성공하려고 그렇게 애 쓰냐.”, “역시 여자가 있어야 사무실이 화사하네~”, “모두 함께 화기애애한 사무실 분위기 만들어 보자고~”,“왜 아침부터 우거지 죽상이야? 여직원이 웃고 있어야 일할 맛이 나지~” 같은 말들도 여성 성차별발언이며 여성 역시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고 분위기 메이커가 아니라는 점을 인지하고 성 차별적 발언을 하지 말 것을 지적했다. 
남성에게는 “남자가 그것도 못해!”, “여자에게 이 일을 맡기기는 힘들 것 같아”, “회식에 남자는 필수 참여야, 남자가 술 한 잔 못해서 되겠어?”, “남자가 돼서 그것도 못 들어서야.”, “힘세고 일 잘하니까 힘든 일 좀 부탁할게.” 등의 발언과 남자니까 ‘진상’ (고객) 응대하라는 암묵적 태도, 술(회식), 힘 쓰기를 강제하는 부분을 성차별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경우에 “여자 직원 분들도 해보면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술은 먹고 싶은 사람만 먹도록~”, “남자라고 힘이 다 센 건 아닙니다.”로 바꿔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남자가 말이 왜 이렇게 많아.”, “00씨는 왜 이렇게 말이 많아”, “남자니까 참아야지.”, “남자가 왜 이리 말랐어.”, “남자가 무슨 분홍색을 좋아해.”, “남자가 이 정도는 내야지!”같은 발언보다는 외모, 옷차림은 가능한 지적 하지 말고 “옷 색깔 예쁘다. 트렌디한 색 좋아하네.”로 말하는 게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직장에서 경험하는 성평등 사례도 제시했다. 전체 응답 1,221건(복수응답) 중 ▲출산․육아 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문화(30.3%) ▲유연근무 제도․정시퇴근(11.3%) 등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직장 문화가 약 42%로 가장 많았고  ▲화장․몸매․옷차림 관련 언급을 하지 않는 문화(14.8%) 등도 성평등 사례로 제시됐다. 

 박새솜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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