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다. 이 때 책과 이용자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사서이다. 책을 선정하고 구입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도록 분류하고, 책과 친근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등 도서관의 중심에서 알게모르게 사서들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일상에서 이런 사서들과 주민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장면은 대출과 반납이 이루어질 때 뿐이다. 이마저도 컴퓨터로 찾고 리더기로 대출증을 읽어내니 사서와 눈 한 번 마주치기도 쉽지 않다. 도서관은 조용한 장소여야 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더욱더 사서와 소통할 기회가 줄어든다. 그러니 도서관 사서를 생각하면 책에 대해 활기차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보다 대출데스크를 사이에 두고 이용자들과 분리되어 있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러면 구민들은 도서관에서 사서들과의 소통에 대해 어떤 기대를 하고 있을까?
금나래도서관 1층 휴게실에서 쉬고 있는 한 이용자는 "사서 뿐 아니라 공공기관에서 민원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친절했으면 좋겠다. 여기분들이 불친절하다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며 이용자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어린이실을 이용하던 김숙영씨는  "특별히 사서와 이야기할 것은 없다.  제목을 적어와서 혼자 책을 찾는다. 가끔 떠드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서가) 분위기를 조용하게 해 주면 좋을 것 같다."고 얘기하였다. 구민들에게는 아직 도서관에서 사서와 소통한다는 것에 대한 이렇다할 상이 없어 보인다.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도서관에 대해 김현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도서관에는 '말걸기'의 원칙이 있다. 사서에 해당하는 역할을 우리도서관에서는 '지킴이'라고 부른다.지킴이들은 사람들이 방문할 경우 간단한 인사로 말걸기를 시작한다. 관심을 가지는 것을 싫어하는 분들도 있지만 대부분 원하는 책의 종류, 아이의 독서취향 등에 대해 말걸기를 시작하면 어느새 대화가 되면서 도서관을 점점 가깝게 여긴다."

 금나래도서관 어린이실을 이용하던 김원경 씨는 "가끔 모르는 사람이 올 경우 안내해주고 신간도서 같은 것은 사서가 추천해주면 좋겠다. 어린이도서인 경우에 연령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는 것도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는데, 같은 맥락이다.

 금나래도서관 한현영 사서는 "도서관에서 하는 문화행사를 통해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다. 그러니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면 좋겠다. 설문조사도 구민들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노력이다."며 이용자들과 교류하고자 하는 사서들의 노력을 전하였다.

하지만  일상업무에서 사서들에게 행정업무가 많이 이용자들과 소통하는  일의 비중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한현영 사서는 "부서별로 역할은 정해져있지만 실제로 모든 업무를 다 하게 된다. 기존의 업무 외에 프로그램 기획,운영, 홈페이지 관리에다가 위로부터 요청되는 행정업무가 상당하다. 빨리 교대를 해야되기 때문에 점심시간도 30분밖에 쓸 수 없다. 책이 많아지면 관리하는 인력도 늘어나야 하지만 예산상으로 어렵다. 그러니 개인의 업무가 점점 많아질 수 밖에 없다." 며 애로사항을 전하였다.

이처럼 금천구도서관이 조용히 공부하고 사서들이 이러한 분위기를 지원해주어야 한다는 기존의 선입견을 넘어, 책을 매개로 한 소통의 공간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사서와 구민이 소통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 구민들이 좀 더 가까이 여기는 도서관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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