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복 가격 매년 상승하지만 신입생 학부모는 상승폭 알 수 없어
교복 가격 책정과정에 학부모 관심과 참여 끊임없이 필요해

 

동일중 학부모인 A씨는 최근 학교에서 받은 생활복 공동구매 공문을 보며 다른 학년의 학부모와 이야기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동일중 생활복 공동구매 가격이 지난 2018년 6만 8천원에서 올해 8만원으로 무려 1만 2천원이 오른 것이다. 여름 교복으로 사용되는 생활복은 동일중 전교생이 모두 구매해야한다.

하복의 급격한 가격상승 
지난 2018년도까지만 해도 동일중은 금천구 내 타 중·고교에 비해 하복이 저렴한 축에 속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관내 타 학교 하복이 7만원 ~ 8만원선인 반면, 동일중 하복 평균가격은 2018년까지도 6만 8천원으로 1~2만원 이상 낮았기 때문이다. 특히, 2016년에는 4만 2천원으로 관내에서 하복이 가장 저렴한 학교이기도 했고 이 가격이 2017년에 6만 6천원, 157%로 급상승했음에도 같은 해 한울중 5만 5천원에 버금가는 저렴한 가격이었다. 그러나 이 두 학교의 최근 2-3년간 하복 가격은 올해 가격에 비해 눈이 휘둥그레 해 질만큼 올랐다. 2016년 대비 동일중은 42,500원에서 올해 80,000원으로 약 88%, 한울중은 2017년 55,000원에서 85,000원으로 약 55% 고공 상승했다.
 
가격상승 사유는 ‘브랜드 업체로 변경’
이에, 동일중학교 측에서는 업체가 변경되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교복 서너 군데 견적을 받아서 진행하는데 지난해까지는 개인이 운영하는 중소기업 업체가 선정됐으나 교복이 입었을 때 보푸라기가 많이 일어난다는 등 학생과 학부모 측에서 불만이 많아 올해는 브랜드 업체로 결정했고 이 때문에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또한 교내에서 교복선정을 결정하는 위원회가 있어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직접 마감처리를 확인하고 착용해보면서 회의를 통해 교복과 교복 가격이 결정됐다고 덧불였다. 동일중 뿐만 아니라 관내 대부분 중·고교에서는 학교에서 직접 업체를 입찰·선정하는 학교 주관 구매로 이루어진다.

이 경우 교육청이 제시한 상한선 내에서 가격을 입찰할 수 있으며 학교는 학생에게서 교복 수납비를 받아 학교회계로 처리·집행한 후 교복을 제공한다. 서울시 교육청은 2019년도 하복 가격의 상한선 86,678원으로 공고했다.

학교별로 학부모 의견 반영되는지도 불투명
그러나 이런 학교가 업체를 입찰하는 방식에서 학부모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는지는 알 수 없다. A씨는 실제로 하의(바지) 재질은 살짝 달라진 게 느껴졌지만 상의 원단은 촉감이 이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바지의 경우 오래 앉아있을 때 허리가 편하도록 고무 형태로 제작을 요청했으나 업체 측에서 교복은 교복다워야 한다고 답변해 학부모 요청 사항이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는 한울중도 마찬가지다. 한울중 한 학부모는 지난 해 학교에서 교복제작업체로 몇 군데 가격을 보여줘서 저렴한 중소 업체로 보이는 곳을 선택했는데 왜인지 나중에 보니 제작업체가 브랜드 업체로 변경됐다고 전했다. 게다가 하복가격도 처음 제시한 가격보다 올라 인건비나 물가상승 때문에 오른 것으로 짐작했다고 전했다.

브랜드 업체는 오히려 대량 수입원단 사용해
그러나 인건비나 물가상승 요인으로는 설명되기 어려운 지점이 많다. 관내 학교별 교복 가격이 사용 원단과 디자인이 모두 다름에도 전반적으로 7~8만원에서 수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 주관 구매 방식을 사용하는 관내 14개 학교의 하복은 2018년 기준으로 10곳 이상이 8만원 내외로 가격이 모두 비슷하다. 심지어 동일여고의 경우는 2017년 11만원까지 상승한 가격이 2018년에 7만원대로 하락하기도 했다. 또한 한 교복업체 제조업체는 교복은 브랜드 업체보다 국내 중소업체가 더 좋은 원단을 사용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브랜드 업체는 중국산 등 대규모로 수입원단 구입이 가능하지만 한편 대량 수입이 어려운 국내 중소 업체가 오히려 국내에서 생산된 좋은 원단을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에 인건비에 있어서 큰 변동은 없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학부모들이 파악하기는 쉽지않다.

성장기 아이, 교복 사이즈도 바뀌는데..
한편, 급격한 성장기에 있는 중·고교학생들에게 교복 가격부담은 더 커진다. 학생들이 입학 때 구매한 교복이 작아지거나 활동 중 훼손돼 재 구매할 경우 개별적으로 구매해야하는데 이 경우 가격은 첫 구매 비용보다 훨씬 비싸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일중이나 한울중처럼 교복가격이 상승할 경우 교복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2017년도에는 금천구 내 한 교복 판매점에서 생산된 지 2~3년 된 재고품을 신제품처럼 판매했다가 학부의 항의와 민원을 받고서야 할인해 준 일도 있어 교복 구매 사안은 학부모들이 여전히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교복 가격 책정에 학부모들의 적극적 관심과 참여 필요해
한편, 금천구는 내년인 2020년부터 중학교 혹은 고등학교부터 8억 가량 예산을 투입해 무상교복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서울시 교육청 역시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한 교복으로 교복 가이드라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한편 혹은 학교에서 교복 관련 내용 결정 시 50%이상 학생 의견을 반영해 결정하도록 하는 ‘편안한 교복 공론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적극적인 행정 지원에도 불구하고 상승하는 교복 가격에 대한 다. 교복 가격을 적정가로 책정할 수 있도록 학교 행정에 대해 학부모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참여가 계속되어야할 것으로 보인다.


박새솜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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