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책이야기 199]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

 

권윤덕 글/ 창비 펴냄

 

 이 책을 처음 읽었을 때 어린 시절이 많이 생각났습니다. 부모님은 일하러 일찍 나가시고 동생과 둘이 집에 남아 놀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온 집안을 돌아다니며 다 헤집어 어지르기도 하고, 저녁때가 되면 기다리다 지치고, 무섭고, 배고프곤 했었던 때가 기억나 코끝이 찡해집니다. 

 이 책엔 고양이가 나옵니다. 일상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친근한 고양이.
‘우리집 고양이는 깍쟁이에요. 안아주려고 하면 도망가고 모르는 척 하면 옆으로 다가오고‘ 로 시작하는 책에서 아이는 고양이와 함께 놀기도 하고, 빨래도 널고, 파리도 쫓고, 꽃냄새도 맡고, 벌레도 내려다보고, 놀다가 심심하면 밖도 내다봅니다.
밖에는 아이들이 많이 놀고 있지만 아이는 말합니다. 
내 친구는 고양이밖에 없고 고양이 친구도 나밖에 없다고...
저녁이 되어 엄마가 올 시간이 되면 밖의 모든 소리가 귀에 들리고 점점 무서움을 느낍니다. 
고양이와 이불속에 숨기 바쁜 아이... 고양이와 둘만 있으면 될 것처럼 보였으나 아닌가봅니다. 

 조금씩 아이는 변해갑니다. 이젠 내가 고양이를 따라 하겠다고, 용기를 내어 어두운 창밖을 찬찬히 살펴보고 높은 곳에 올라 먼 곳도 바라보고, 고양이처럼 몸도 크게 부풀려보고... 그리고 ‘이제 밖으로 나가는 거야!‘하고 외치며 고양이와 함께 밖으로 나가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 놉니다. 
 그림책들이 다 그렇듯 색감이며 중간 중간 고양이나 아이의 모습, 또는 주위의 모습 등에서 찾아보는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굳이 글을 읽지 않아도 그림만으로도 알 수 있을 만큼 섬세하고 자세히 그려져 있습니다. 저는 한번 씩 외로워질 때면 이 책을 찾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보는 그림책에서 내 어린 시절을 한번 떠올려보며 미소 지어봅니다.           

은행나무어린이도서관 
활동가 노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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