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3회째  맞는 장애인 ‘귀함’ 축제, 전국에서 기부받은 물품들로 채워져 

 

10월 19일 토요일, 금천구청 앞은 아침 일찍부터 부스 열 준비 하고 있는 스텝들로 분주했다. 1년에 한번 열리는 귀한 물건을 함께 나누는 축제 (이하 귀함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귀함축제는 1년 내내 전국 각지에서 모은 기부물품과 지역 기업의 부스 행사 및 후원, 먹거리 장터 그리고 참여자들이 직접 물건을 판매하는 돗자리 장터로 다채롭게 구성됐다. 
입구에 들어섰을 때는 가장 먼저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요’ 배너가 눈에 들어왔다. 축제를 준비한 금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는 이번 행사에서 친환경 봉투부터 먹거리에 사용되는 그릇과 빨대까지 모두 친환경 소재나 가능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였다고 전했다. 특히 봉투는 생분해성 소재로 제작되는 무상공급 제품으로 매립 시 100% 자연으로 돌아간다.
입구에 위치한 ‘신발가게’ 부스와 ‘아나바다’ 장터는 거의 새것이나 마찬가지인 제품들을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겨울용 어그 부츠부터 편한 운동화까지 전 상품을 5천원에 판매하는 신발가게 부스에서는 지나가던 주민들도 한 번씩 신어보고 갈 정도로 북적였다. 대리운전으로 유명한 한 기업에서 운영하는 아나바다 장터에서는 성인 기성복가격과 맞먹는 아동용 겨울옷과 셔츠 등을 1~3천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가장 큰 천막 길이를 차지한 성인복 부스에선 상의가 1벌에 3천원, 2벌에 5천원에 판매돼 쉴 새 없이 방문자들로 가득 찼다. 이렇게 가성비 좋은 중고물품을 어떻게 받을 수 있었는지 묻자 의류부스를 맡은 담당자는 “의류들은 1년 내내 전국에서 후원 받은 물품이다. 좋은 기부물품을 받기 위해 올해는 경기도 오산에 찾아가기도 했고 동대문구 등 다양한 지역에서 받아왔다. 지속적으로 후원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기도 한다.”고 답했다.
축제 한 가운데에서는 무료법률상담이 이루어졌다. 귀함 축제에서 2년 째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박수안 법무사는 “장애 상관없이도 상담 내용에는 집 문제가 가장 많다. 전세 비용을 떼먹는 주인, 혹은 월세의 경우 집을 나가려고 해도 차기 임차인이 없다고 보증금을 안돌려주기도 한다. 이런 사례들에 무료로 상담을 진행한다. 소송하고 고소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상담을 통해 변호사들과 연결해주기도 한다.” 며 법률자문을 구하는 일을 어려워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참여자들이 직접 판매하는 돗자리 장터도 빼놓을 수 없었다. 한쪽에서는 농인들이 손수 만든 다이어리, 동전주머니 등 가죽제품과 목공예로 만든 시계, 벽걸이 정리함이 가지런히 놓여 판매되고 있었다. 한 판매자는 “직접 만든 물건이 판매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며 적극적으로 구매를 권하기도 했다. 아울러 ‘사나이장터’에서는 공항에서 압수된 맥가이버칼, 손톱깎이 등을 팔기도 했다. 복지관 측은 “돗자리 장터에서는 지역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서 물품 판매하며 판매수익의 10퍼센트를 기부한다.”고 전했다.
지역 기업들이 참여하는 화려한 부스도 많았다. 아웃백 가산점은 “4년동안 매년 장애인의 날 행사와 귀함축제 참여하고 있다. 인기 많은 부시맨 빵과 음료를 준 500원, 1000원에 판매하는데 오전이 지나면 거의 다 판매된다. 이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역 기업들이 후원한 다양한 상품들이 다트, 원반날리기, 룰렛돌리기 이벤트를 통해 증정됐고 디자인뷰에서는 비싼 침구류를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 날 판매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들이 겨울을 나기 위한 후원금으로 기부된다. 복지관측에서는 “많은 귀중물품을 보내주셔서 십시일반 모아 이렇게 행사를 열 수 있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수익금은 장애인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난방비와 병원비 혹은 재활치료 기금으로 사용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복지관은 12월에는 후원자와 자원봉사자, 이용자와 가족이 모두 모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선물’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박새솜 기자
gc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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