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지역아동센터의 청소년 대상 전국 일주 프로그램으로 애벌레(愛(사랑)하는 그대들, 벌떡 일어나 레디 고!)가 경주에 다녀왔다. 이 이야기는 발 닿는 모든 곳이 살아있는 박물관인 경주를 방문한 김채림(한울중 2), 박은미(세일중 2), 손정은(세일중 2) 청소년들의 여행기이다.

 

경주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대중교통 없이 지도만 보고 목적지를 향해 걷는 진정한 뚜벅이(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걸어 다니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여행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대릉원에 방문했다. 대릉원 지구라고도 불리는 대릉원은 신라시대의 왕, 왕비, 귀족 등의 무덤 23기가 모여 있다. 또한 대릉원 내부에는 세계문화유산인 천마총과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고분은 모두 평지에 자리 잡고 있는 신라시대만의 독특한 무덤이다. 무덤이라고 하기엔 커다란 언덕 혹은 작은 산과 같은 대릉원의 무덤들은 나무 덧널, 돌, 흙을 차례로 쌓아 올려 만들어진 돌무지덧널무덤이다. 경주에는 묘지가 많아 지역 전체가 대릉원이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Q1. 대릉원에는 두 개의 묘지와 나무를 배경으로 한 대표 포토존이 있다.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다. 직접 보고 온 사람으로서의 이러한 현상 또는 전체적인 분위기 대한 생각은?

 박은미 : 대릉원을 들어갔을 땐 낮이라서 묘지보다는 언덕 사이라는 느낌이었다. 밤이 돼 숙소로 돌아가는 길, 아무도 없는 길에 솟아나있는 묘지를 보니 맞에 우리가 사진을 찍었던 곳이 맞나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웠다.

 손정은 : 나는 조금 급하게 다녔던 터라 유명한 포토존은 잘 보지 못했다. 대릉원 안은 나무들이 무성하고 고개만 돌리면 묘지라서 무서운 기분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낮에 갔었기 때문에 무서운 느낌이 덜 했지만 밤에 가면 확실히 들지 모른다.

김채림 : 묘지라는 이름 자체가 으스스한 느낌이다. 낮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저녁에는 나무와 묘지가 모여 있어 무서웠다.

 대릉원의 다른 문으로 나가면 황리단길이 있다. 사람들이 밀집되어 있는 황리단길은 차량도 많았는데 교통정리를 해주는 장치가 없어 조금 위험했다. 첨성대로 가기 전, 황리단길의 흑백사진관, 작은 서점, 기념품가게 등을 둘러보며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Q2. 경주의 황남동, 황리단길에서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박은미 : 가장 추천하는 곳은 ‘대릉원 흑백사진관’이다. 사진관 자체는 협소하고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그런지 빠르게 진행돼서 정신이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흑백에서 우러나오는 편안하고 아날로그스러운 감성 사진을 가질 수 있다. 가족, 연인, 친구, 누구든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경주에서 특별한 추억을 하나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김채림 : 황리단길에 간다면 그림책 서점 ‘소소밀밀’에 들어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소소밀밀은 따스한 분위기에 동화책을 판매하고 소개하는 곳이다. 소소밀밀에는 유명한 책은 아니어도 어린이와 어른이 모두 좋아할 수 있는 책들이 많다.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책방 앞 벤치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곳은 나이 구분 없이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다.
 손정은 : 경주의 황리단길에 간다면 작은 상점에 다 들어가 보면 좋겠다. 잠시만 머물러도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좋았던 상점은 ‘어서 어서’라는 책방이다. 서울에 있는 책방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종류나 분위기의 책들이 있었고, SNS에서 많이 보던 읽는 약이라고  쓰여 있는 봉투에 책과 이름을 넣어주어 알게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이곳에는 어떤 사람이 와도 좋아할 것이다.

 걷다 보니 첨성대에 도착했다. 빛나고 있는 첨성대와 분홍빛 물이 든 핑크뮬리가 어우러진 풍경은 아름다웠다. 신라 천체관측소인 첨성대를 만든 돌의 숫자는 365개 안팎이다. 몸통은 27단인데 이는 선덕여왕이 27대 왕이라는 것과 관계가 있다. 꼭대기의 ‘井(정, 우물)‘자 모양 돌을 합치면 28단이다. 28수라는 별자리와 관련이 있다.

Q3. 경주만의 이색적인 점이 있다면?
 박은미 : 경주만의 이색적인 점은 아무래도 군데군데 둥글게 되어 있는 묘지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안에도, 길 곳곳에서 보이는 묘지는 낮에 봤을 땐 작은 언덕으로 보이지만 밤에는 으스스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이 이색적인 매력인 것 같다.
 김채림 : 건물과 도로가 많고, 식물들이 적은 지금의 서울과 달리 경주는 전체적으로 건물이 낮고 식물과 어울려서 다른 관광지와는 다른 것 같다. 그것이 경주의 장점이자 이색점이다.
 손정은 : 무조건 현대적으로 개발하려는 느낌보다 관광지와 장소에 어울리는 식물이나 나무로 꾸며놓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인지 거부감이 들지 않았고 예쁜 풍경과 유물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이것이 경주의 이색적인 점이라 생각한다.

 대릉원과 첨성대를 지나오면 동궁과 월지 또는 교촌마을을 향해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우리의 마지막 장소는 동궁과 월지(구 안압지)이다. 신라시대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는 궁이다. 신라의 태자가 머물렀던 곳이며 중국 전설의 산인 봉래산을 본 따 만든 궁과 인공연못이 있다. 달과 함께 빛들이 연못에 비치는데 빛으로 물들어있는 느낌이었다. 아주 웅장한 궁을 배경으로 멋진 야경을 보고 왔다.

Q4. 경주에서  꼭 들려야 할 곳은?
 박은미 : 경주에 여행을 간다면 대독장 김치찌개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가을과 겨울에는 김치찌개와 밥 한 끼 먹는 것은 힘든 여행을 따뜻하게 녹여줄 것이다. 무한리필 계란프라이와 함께 찌개에 밥을 말아 김가루를 뿌려 먹었던 그 맛은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없다. 정말 맛있는 별 다섯 개 맛집!
 김채림 : 경주에서 밥을 먹는다면 대독장 김치찌개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배고팠던 배를 맛있게 채워주었고, 직접 해먹는 계란과 같이 먹으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다.

 손정은 : 경주에 여행을 왔다면 동궁과 월지에 꼭 가봤으면 좋겠다. 해가 지고 깜깜한 밤, 아름다운 불빛이 들어온 안압지의 모습은 입이 떡 벌어지게 예뻤다. 특히 불빛이 들어온 후에 호수에 비치는 안압지의 모습은 잊을 수가 없다. 다시 경주에 가게 된다면 이른 아침에 한 번, 늦은 저녁에 한 번 보고 싶다. 

 

Q5. 국내와 해외 등 많은 여행지를 다녀왔다. 나만의 여행팁을 소개한다면?
 손정은 : 애벌레 여행 동아리에 들어오면서 여행 팸플릿을 챙기는 습관이 생겼다. 보통 기차역에서 나오거나 기차역 안에 지역을 소개하는 팸플릿이 모여 있는데 지도, 맛집, 관광지 등이 적혀있다. 팸플릿들을 챙기다 보니 지금 내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고, 당일에 결정하지 못했던 점심도 정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필수로 챙기는 것이 좋다.
 박은미 : 어떤 장소를 가기 전, 그 장소에 대한 정보를 미리 검색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볼 때와 미리 알고 볼 때는 완전히 다르다. 그 장소에 대해 더 꼼꼼히 보게 되고, 보다 보면 궁금한 것들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김채림 : 여행의 팁은 팸플릿이다. 정은이와 마찬가지로 여행 동아리원으로 여행을 하면서 팸플릿을 챙기는 습관이 생겼다. 팸플릿은 지도뿐만 아니라 관광지와 특색 등을 나타낸다. 여행을 하는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유적지를 직접 보며 깊이 있는 역사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자유롭게 새로운 곳들을 다니며 여행의 묘미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더 특별했다.

살구 어린이 기자단 
박은미(세일중 2), 손정은(세일중 2) 기자

+ Recent posts